인도 성소수자를 위한 신문의 변신…'LGBTQ' 맞춤 지면
인도 성소수자를 위한 신문의 변신…'LGBTQ' 맞춤 지면
  • 은현주
  • 승인 2021.04.12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 오브 인디아, 인도 성소수자를 향한 편견에 맞서다
LGBTQ 커뮤니티만을 위한 맞춤 지면 편성
성차별 문제에 맞서 세상을 바꾼 크리에이티비티에 수여하는 '글래스: 변화를 위한 상' 부문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에서는 매년 아·태 지역의 문화와 맥락을 반영한 최고의 크리에이티비티를 선정해 시상한다. 2021년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최고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제목: 타임즈 아웃 & 프라우드 (TIMES OUT & PROUD CLASSIFIEDS)
수상: 글래스: 변화를 위한 상(Glass: The Award For Change)부문 그랑프리(Grand Prix) 
출품사: FCB ULKA Mumbai, INDIA
광고주: 타임즈 오브 인디아(THE TIMES OF INDIA)

지난 2018년 9월 6일 인도 대법원에서는 형법 377섹션을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인도 형법 제 377섹션은 1861년에 제정된 법안으로, 동성애(homosexuality)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이었다. 법이 개정되면서 인도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을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법 조항만 바뀌었을 뿐 동성애를 향한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과 사회적 분위기까지 바꿔놓지는 못했다.

사회에서 성소수자(LGBTQ)로 분류되고 나면 사람들은 그들을 있는 그대로의 한 개인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도에서는 LGBTQ들이 거리에서 폭력을 당하는 일도 많았다. 

타임즈 오브 인디아 '아웃&프라우드' 면에 다뤄진 LGBTQ 커뮤니티 소식. ⓒSpikes Asia
타임즈 오브 인디아 '아웃&프라우드' 면에 다뤄진 LGBTQ 커뮤니티 소식. ⓒSpikes Asia

인도 주요 일간지인 타임즈 오브 인디아(THE TIMES OF INDIA)는 LGBTQ 커뮤니티도 인도 사회의 한 구성원이 돼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인도 사회 안에 짙게 깔려있는 LGBTQ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언론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다. 

대행사 FCB ULKA는 인도 최대 규모 언론사인 타임즈 오브 인디아에 오직 LGBTQ 커뮤니티만을 위해 신문의 편집 디자인을 완전히 변경하는 과감한 시도를 제안했다. 

인도에서는 사람들이 직장이나 집을 구할 때, 주변에 결혼 소식을 알리거나 결혼할 배우자를 구할 때 신문의 소규모 광고(classified)면을 이용한다. 타임즈 오브 인디아는 단순하지만 언론사로서 강력한 파급력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했고 기존 소규모 광고면을 LGBTQ 커뮤니티 소식만을 다루는 '아웃 & 프라우드'(Out & Proud)로 재구성 했다.

'아웃&프라우드'에 가족과 함께 살 집을 구하는 21세 SWAPNIL ALIZEH . ⓒSpikes Asia
'아웃&프라우드'에 가족과 함께 살 집을 구하는 21세 SWAPNIL ALIZEH . ⓒSpikes Asia

'아웃 & 프라우드'는 LGBTQ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공개적으로 그들의 성 정체성을 밝히는 동시에 당당하게 한 개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왔다. '아웃 & 프라우드'에는 LGBTQ 누구나 자신의 사연을 신문사에 접수 할 수 있도록 했고 광고 게재 비용은 무료로 제공했다.

타임즈 오브 인디아는 2019년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the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IDAHO) 신문 1면에 LGBQT 커플을 소개하며 '아웃 & 프라우드' 캠페인을 론칭했다.

인도의 다른 일간지들이 독자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타임즈 오브 인디아는 '아웃 & 프라우드'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구독자 수가 2.6% 증가했다. 수많은 인도 전역의 LGBTQ 개인들이 그들의 사연을 신문사로 보내왔고 매주 1200만명의 독자들에게 '아웃 & 프라우드' 소식을 전할 수 있었다. 

'타임즈 오브 인디아'에 15주년 기념일을 알린 LGBTQ 커플. ⓒSpikes Asia
'타임즈 오브 인디아'에 15주년 기념일을 알린 LGBTQ 커플. ⓒSpikes Asia

2021년 스파이크스 아시아 글래스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피유시 판디(Piyush Pandey) 오길비 글로벌 CCO겸 인도 법인장(Chief Creative Officer, Worldwide & Executive Chairman, India)은 '아웃&프라우드' 캠페인에 대해 "광고가 어떻게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라며 "생각을 바꿈으로서 법을 바꾸는 아이디어"라고 심사평을 전했다.

피유시 판디는 "법을 바꾸는것도 좋지만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타임즈 오브 인디아와 같은 영향력있는 매체가 전면에 나선것은 현명한 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강력한 매체의 이야기를 그냥 무시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파이크스 아시아 '글래스: 변화를 위한 상'은 성 불평등 및 불균형에 맞서 세상에 변화를 가져온 작품에 상을 수여하는 부문이다.

2021년 스파이크스 아시아 어워즈 전 부문 수상작품은 스파이크스 아시아 홈페이지(www.spikes.asia)에서 볼 수 있다. 올해 온라인 어워즈를 선보인 스파이크스 아시아는 2022년 2월 싱가포르에서 오프라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