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마케팅 넘어 비즈니스 전체를 봐야"… 카를라 하산 CITI CMO
"마케터, 마케팅 넘어 비즈니스 전체를 봐야"… 카를라 하산 CITI CMO
  • 김수경
  • 승인 2021.03.04 0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를라 하산 CITI CMO, 기업 최고 마케팅 책임자로서의 역할 강조
"마케터의 역할, 마케팅에 그쳐선 안돼… 리더에게 중요한 것은 공감 능력"
라이언즈 라이브, 3월 5일까지 글로벌 실시간 생중계
더 이코노미스트 다니엘 프랭클린 편집장(좌), 카를라 하산 CITI CMO. ⓒLions Live

시티(CITI)의 마케팅 수장이 마케터의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는 조언을 전했다.

3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의 온라인 축제 '라이언즈 라이브(Lions Live)'에는 카를라 하산(Carla Hassan) CITI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가 출연해 다니엘 프랭클린(Daniel Franklin) 더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편집장과 대담을 나눴다.

카를라 하산 CMO는 펩시코(Pepsico) 수석부사장을 거쳐 2년 전 CITI에 합류한 마케팅 전문가다. CITI는 카를라 하산 CMO의 합류 이후 그룹 전체의 마케팅을 통합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카를라 하산 CMO는 "CITI는 거대한 글로벌 회사로, 전세계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며 "마케팅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여 비즈니스의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통합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케팅이 비즈니스에 가져다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의 전체 영역을 이해해야 한다. 마케터는 단순히 마케팅의 영역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와 관련된 모든 이슈를 파악하고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CMO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협업"이라며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모든 조직이 매일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비즈니스에 깊숙히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조직 내에서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 우리가 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던진다"며 "마케팅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전체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를라 하산 CITI CMO. ⓒLions Live

CITI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흐름에 있어 데이터의 중요성에도 주목했다.

카를라 하산 CMO는 "데이터는 굉장한 힘을 가졌기에 데이터를 사용할 때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소비자의 모든 여정에서 데이터가 발생한다. 그 데이터를 읽고 거기서 인사이트를 뽑아낼 때,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CITI는 미국인의 임금(pay)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획한 '더 모먼트(The Moment)'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 캠페인은 똑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성별에 관계없이 동등한 임금(Equal Pay)을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해 호평 받았다.

그는 "CIT는 성별에 따른 임금 데이터를 공개한 최초의 금융 기관 중 하나로, 동등한 임금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앞장서고 있다"며 "CITI의 캠페인은 단순히 회사를 위한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위한 진정성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마케팅 예산을 줄이는 추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카를라 하산 CMO는 "CITI는 마케팅 예산을 줄이는 대신, 그 비용을 지역 커뮤니티에 환원하는 방식을 택했다"며 "지난해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운동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때도 곧바로 사회적 대화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기업들이 그렇듯 CITI도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더 진정성 있게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깊게 고민한다. 단순한 기부나 캠페인을 펼치기보다 실제로 지역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려고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에 대해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민첩성과 유연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시기일수록 리더의 공감 능력이 중요하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티나 다힐리 BBC 기자(좌), 카를라 하산 CITI CMO. ⓒLions Live

발표를 마친 카를라 하산 CMO는 '라이언즈 라이브'의 사회자인 티나 다힐리(Tina Daheley) BBC 기자와 Q&A 시간을 가졌다.

그로스 마케터(growth marketer, 데이터 분석 중심의 마케터)와 브랜드 마케터는 데이터 밸런스를 어떤 비율로 유지해야 할지에 대해 묻자 카를라 하산 CMO는 "그로스 마케터와 브랜드 마케터를 나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모든 마케터의 궁극적인 목표는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마케터에게 데이터는 굉장히 중요하다. 데이터를 제대로 이해하고 거기에 알맞는 크리에이티비티를 접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금융기관의 마케팅은 다소 심각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며 "그러나 오히려 금융기관 브랜드와 마케팅이 더욱 크리에이티브해져야 한다.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를 모든 면에 적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칸 라이언즈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지난해 역사상 처음으로 오프라인 페스티벌을 취소하고 온라인 플랫폼인 '라이언즈 라이브'를 선보였다. 지난해 '라이언즈 라이브'는 6월 22일부터 26일, 10월 19~23일 두 차례 진행됐으며 145개국에서 약 8만여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3월 1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다.

'라이언즈 라이브'는 홈페이지(https://lionslive.canneslions.com/)에서 사전등록을 하면 전세계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생중계 이후에는 '라이언즈 라이브' 플랫폼에서 온디맨드 서비스로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다.

2021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은 오는 6월 21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릴 예정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