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집안일은 여전히 엄마의 몫?"… P&G, '가사노동 격차'에 주목하다
"코로나 시대, 집안일은 여전히 엄마의 몫?"… P&G, '가사노동 격차'에 주목하다
  • 김수경
  • 승인 2021.02.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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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은 가족 모두의 일'이라는 메시지 전해
자체 조사 결과 바탕으로 가사노동의 평등이 불러오는 긍정적 효과에 주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전세계인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길어졌다. 그러나 집안일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가족 중 한 명에게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이자 전세계 2위 광고주인 P&G(Procter & Gamble, 프록터앤드갬블)가 가정 내 가사노동 격차(chore gap)를 좁히기 위한 캠페인을 펼친다.

3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age)에 따르면 P&G의 청소 제품 브랜드 돈(Dawn)과 스위퍼(Swiffer)는 미국 최대의 광고판으로 불리는 슈퍼볼에서 방영할 '가사노동 격차를 좁히기 위해 함께 청소하세요(Come Clean to Close the Chore Gap)' TV 광고 캠페인을 공개했다.

P&G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사일이 오로지 한 사람에게만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P&G는 이를 가정 내 불평등으로 인식했다.

30초 분량의 광고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은 금세 어지럽혀진다. 그리고 집안일은 우리 중 누군가에게 쌓여간다"고 말하며 엉망진창이 된 집을 보여준다. 이후 약 65%의 가정에서 대부분의 집안일은 오직 한 사람에게만 집중 돼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광고는 함께 설거지를 하는 부부의 모습을 비추며 "함께 한다면 집을 금방 깨끗이 치울 수 있다. 집안일은 여성만의 일이나 남성만의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이어 온 가족이 함께 집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집 밖에서건 안에서건, 함께 한다는 것은 항상 더 좋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가사노동에 있어서도 가정 내 평등을 이뤄야한다는 의미다.

마틴 헤티치(Martin Hettich) P&G 북미 홈케어 수석 부사장은 "P&G는 소비자를 이해하고 우리의 제품이 각 가정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며 "이번 캠페인은 그 결과를 바탕으로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개월 간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사람들이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집이 곧 학교이자 사무실이며 레스토랑이었다"며 "이처럼 환경이 완전히 변하면서 소비자들의 삶도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Come Clean to Close the Chore Gap. ⓒP&G

P&G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가정에서 집안일에 대한 책임이 한 사람에게만 집중 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5%로 나타났고, 집안일을 모두 책임지는 가정 내 사람은 여성이 63%, 남성이 31%를 차지했다.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집안일에 연평균 100시간을 더 소비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전체 남성의 31%는 집안일에 대한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2%만이 자신의 배우자가 집안일을 책임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번 연구는 집안일이 더 공평하게 분배될 때 가족들이 긍정적인 감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배우자와 함께 사는 응답자의 52%가 집안일을 분담하면 서로를 더 가깝게 느낀다고 답했고, 44%는 집안일이 평등하게 분배될 때 더 존중받는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51%는 공평한 가사 분담을 통해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고 답했으며, 49%는 더 긍정적이고 행복하다고 느끼며, 45%는 함께 로맨틱한 시간을 더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특이점으로는 성소수자(LGBTQ) 가정은 가사부담을 분담한다는 응답이 29%로, 이성 커플(19%)의 가사 분담률보다 높았다.

Come Clean to Close the Chore Gap. ⓒP&G

이번 캠페인은 비단 부부나 파트너 사이의 가사 분담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가사에 참여시킬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조사 결과 전체 가족이 가사에 참여할 경우, 65%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고 응답했으며 54%는 가족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든다고 답했고, 45%는 자녀들이 더 행복해한다고 답했다. 또한 부모의 81%는 자녀가 가사일에 참여하는 것이 가정 내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P&G는 30초 분량의 광고에서 보여지는 가족의 모습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먼저, 가장 흔한 집안일인 설거지뿐만 아니라 바닥 청소, 인형 정리, 그릇 정리와 같은 다양한 집안 일을 가족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평등을 강조한다. 또한 다양한 가족 구성원의 모습을 보여주며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도 담았다.

엘리자베스 키니(Elizabeth Kinney) P&G 북미 홈케어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평범한 가정도 보기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우리는 그것을 대변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P&G는 광고뿐만 아니라 제품 디자인에도 가사분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헤티치 부사장은 "P&G는 지난 100여년 동안 가족 모두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더 쉽고 즐겁게 집안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을 디자인해왔다"며 "모든 가정은 다르기 때문에 집집 마다 가사노동 격차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모든 가정 내 가사노동 격차가 줄어들면 우리 모두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P&G가 디자인한 제품들은 10대들이 사용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며 "누구나 쉽게 쓸고 닦고, 설거지할 수 있도록 제품을 디자인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가 집에서 더 많은 평등을 이룰 때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커지고 가족 관계가 개선된다. 아이들은 책임감과 존경, 공감을 배우고 부모와 아이들은 더 많은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며 "이번 캠페인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가정에서 더 많은 평등을 창출하기 위해 자신의 역할을 하도록 격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P&G는 다양한 광고 캠페인을 통해 다양성과 평등, 포용을 강조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등 사회 문제에 직접 목소리를 내는 브랜드 액티비즘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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