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음성사서함에 7만명이 응답했다… 빙그레 '뚱바' 담당자 눈물 흘린 사연
돌아온 음성사서함에 7만명이 응답했다… 빙그레 '뚱바' 담당자 눈물 흘린 사연
  • 김수경
  • 승인 2020.12.17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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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요술단지' 담당자 김선모 데어리(Dairy) 제품팀 사원 인터뷰
넘쳐나는 SNS·유튜브 이벤트 속 아날로그식 음성사서함 '요술단지' 이벤트 대박
"유난히 힘들었던 올해, 소원을 이뤄주는 요술단지처럼 늘 힘이 되는 브랜드 되고 파"
김선모 빙그레 마케팅담당 데어리(Dairy) 제품팀 사원. ⓒ브랜드브리프

"안녕? 난 너희의 소원을 들어주는 요술단지야. 올해 못해서 아쉬웠던 게 참 많았지? 내년엔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을 요술단지에게 말해주면 그 소원의 해답을 바로 알려줄게!"

빙그레의 대표 인기 제품 '바나나맛우유(일명 뚱바)'가 올 연말 사람들의 소원을 이뤄주는 '요술단지'로 변신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 댓글 대신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잊혀져가는 음성사서함을 열자, 무려 7만여명이 '요술단지'에 소원을 빌었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요술단지' 이벤트를 기획한 김선모 빙그레 마케팅담당 데어리(Dairy) 제품팀 사원을 만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유했다. 이번 인터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화상 회의로 진행됐다.

199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인 김선모 사원은 '요술단지' 연말 이벤트를 구상하던 중, 어린 시절 어렴풋이 기억 속에 남아있던 음성사서함을 떠올렸다. SNS 댓글 대신, 사람의 목소리가 주는 힘에 집중하고 싶었다. 

김선모 사원은 "요술단지 전화 이벤트는 ARS 자체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세대에겐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고, 그 이상 세대에겐 옛 추억의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요즘처럼 힘든 시기, 자신의 목소리로 소원을 직접 말하며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패키지에 '요술단지'의 음성사서함 번호(1670-2182)를 새겨 넣고 소비자들이 직접 전화를 걸게 만들었다. 전화를 건 소비자들은 약 1분 동안 '요술단지'에게 새해 소원을 말하면 된다.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메시지를 남기는 것은 손쉽게 달 수 있는 인터넷 댓글과는 완전히 다른 소비자 참여를 이끌어냈다. 지난달 12일에 오픈한 '요술단지' 음성사서함에는 현재까지 약 7만명의 목소리가 담겼다. 

그는 "하루에 2000~3000명 이상 요술단지에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며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기분 좋은 편지를 받는 설렘으로 녹음된 메시지를 모두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NS 이벤트는 참여하는 고객들의 연령대가 다소 한정적인데 비해 요술단지 이벤트는 바나나맛우유를 사랑해주는 남녀노소 고객들이 다양하게 참여해 의미가 더욱 컸다"며 "각자의 사연과 고충을 이야기하며 우는 고객들도 있었고 노래를 부르거나 희망이 가득 담긴 메시지를 전하는 등 고객들의 진짜 목소리를 들으며 함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가장 많이 들어온 소원은 코로나를 없애달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펑펑 울며 모두가 이제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고객, 가족의 건강을 빈 나이 지긋한 할머니 고객, '요술단지'에 빌었던 소원이 실제로 이뤄졌다며 고맙다는 메시지를 남긴 수능 수험생 고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김 사원은 덧붙였다.

빙그레의 '요술단지'는 넘쳐나는 SNS와 유튜브 이벤트에선 얻기 힘든 새로운 인사이트를 이끌어냈다.

김선모 사원은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한 사람 한 사람 그분들의 얼굴이 그려진다"며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소비자들과 직접 연결되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날로그적인 음성사서함 이벤트였지만 요술단지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바나나맛우유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리고 지인들에게 소문을 내는 등 자발적인 인증이 이어졌다"며 "이벤트의 형태는 ARS일지라도 자연스럽게 SNS까지 이어지는 성과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이 생활화 된 요즘, 목소리를 통해 소통하며 감정이 연결되는 순간들을 경험했다"며 "이는 마음을 터놓고 신뢰를 쌓으며 단짝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과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빙그레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7만개의 사연으로 만든 음원을 크리스마스께 발표할 예정이다. '요술단지' 안내 멘트 목소리의 주인공인 가수 '비비'가 작사와 작곡을 맡는다. '요술단지' 음원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바나나맛우유 유튜브 채널인 '안녕단지'에서 공개한다.

김선모 빙그레 마케팅담당 데어리(Dairy) 제품팀 사원. ⓒ브랜드브리프

1974년 탄생한 국내 대표 장수 브랜드 '바나나맛우유'는 시시각각 급변하는 트렌드의 홍수 속에서 항상 새로움을 꿈꾸고 있다. 빅 브랜드나 올드 브랜드가 아닌, 늘 새롭고 재밌는 '슈퍼 루키'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다.

김선모 사원은 "유난히 힘들었던 올해 연말엔 바나나맛우유가 사람들의 소원을 이뤄주는 '요술단지'로 탈바꿈했다"며 "2021년 새해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요술단지처럼 바나나맛우유도 늘 힘이 되는 브랜드로 자리잡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MZ세대는 항상 새롭고 재밌는 것을 찾는다"며 "매일 비슷한 일상 속에서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상상력이 넘치는 마케팅으로 고객들과 만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