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중고 가구에 제 2의 삶을 선물하세요"… 이케아의 '바이백' 캠페인
"오래된 중고 가구에 제 2의 삶을 선물하세요"… 이케아의 '바이백' 캠페인
  • 김수경
  • 승인 2020.10.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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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27개국서 '바이백' 캠페인 펼쳐 … 지속가능성 아젠다 실천의 일환
값싼 가격 앞세워 과잉 소비 부추긴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소비' 추구
에델만 UK 대행

세계 최대 홈퍼니싱 업체 이케아(IKEA)가 고객들이 쓴 이케아 중고 가구를 되사는 캠페인을 펼친다. 이케아는 미국 최대 쇼핑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 고객들에게 새로운 물건을 살 것을 제안하는 대신 오래된 가구에 새로운 삶을 선물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16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age) 보도에 따르면 이케아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인 11월 24일부터 12월 3일까지 전세계 27개국 매장에서 자사의 중고 가구를 되사는 'Buy Back Friday' 캠페인을 진행한다.

광고에는 이케아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빌리 책장(Billy bookcases)'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한 부부가 설명서를 보며 '빌리 책장'을 조립한 뒤 주방 한 켠에 책장을 설치해 사용한다. '빌리 책장'은 시간이 지나며 부부의 아이가 어렸을 때 붙인 스티커, 뿌옇게 쌓인 먼지와 같은 생활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품게 된다.

Buy Back Friday. ⓒIKEA

이후 몇 차례 이사를 거치며 긴 시간을 보낸 낡은 '빌리 책장'의 모습이 화면에 등장한다.

이케아는 "가구는 여러 번의 삶을 살 자격이 있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에 여러분의 오래된 이케아 가구를 판매하세요. 우리가 그 가구에 새로운 삶을 선물하겠습니다"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한다.

이케아는 전사적으로 펼치고 있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아젠다에 발맞춰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 이케아는 하나의 가구를 여러 번 사용하는 것을 적극 권장하는 동시에 고객들이 사용한 이케아 가구를 매입해 저렴한 가격에 이를 되팔기로 한 것이다.

이케아의 '바이백' 프로그램은 영국과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27개국에서 실시되며 국내에도 도입됐다.

이케아의 중고 가구 매입 가격은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새 것처럼 흠집이 거의 없으면 본래 가격의 50%, 작은 스크래치가 있으면 본래 가격의 40%, 사용감이 있으면 본래 가격의 30%로 책정된다. 고객들이 팔고 싶은 이케아 중고 가구를 온라인에 등록하면 이케아 매장에서 쓸 수 있는 바우처를 받게 된다. 이케아가 매입한 중고 가구는 매장에 마련된 중고 가구 섹션에서 판매하게 된다.

Buy Back Friday. ⓒIKEA

이케아의 모회사 잉카(INGKA) 그룹의 스테판 바노베르베케(Stefan Vanoverbeke) 대리점 운영 관리자는 "오랜 시간 쓰임을 다 한 뒤, 고객이 더이상 원하지 않는 가구들에 대한 지속가능한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고객들이 어떻게 물건을 집으로 들여 오는지, 소유한 물건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그리고 더 이상 필요없는 물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며 "이 문제를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하면서도 확장 가능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고객들이 필요 없는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게 만드는 대신, 그들이 쓴 가구에 제 2의 삶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값싼 가구를 앞세워 과잉 소비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이케아가 '바이백' 캠페인을 통해 '가구 업계의 패스트푸드'라는 오명을 씻어내고 지속가능한 소비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케아의 '바이백 프라이데이' 캠페인은 에델만 UK(Edelman U.K.)가 대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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