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스타벅스·애플, 흐릿한 브랜드 로고가 파헤친 불편한 진실
아디다스·스타벅스·애플, 흐릿한 브랜드 로고가 파헤친 불편한 진실
  • 김수경
  • 승인 2020.08.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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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브랜드들의 '백인 리더십' 현황, 브랜드 로고로 표현한 '트루컬러오피셜'
광고대행사 굿비 실버스타인 & 파트너스(Goodby Silverstein & Partners)가 선보인 인스타그램 프로젝트
(왼쪽부터) 트루컬러스오피셜이 공개한 스타벅스, 애플, 아디다스 로고. ⓒTrueColors.Official

아디다스(adidas), 스타벅스(Starbucks), 애플(Apple), 나이키(Nike), 넷플릭스(Netflix), 맥도날드(Mcdonald's) 등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의 흐릿한 로고가 공개됐다.

6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age)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스타그램에는 트루컬러스오피셜(TrueColors.official) 계정이 신설됐다.

이 계정에는 흐릿하게 처리된 세계적인 브랜드 로고가 등장한다. 브랜드 로고 아래엔 의문의 숫자가 퍼센티지(%)로 표기 돼 있고 'White(백인)'이라는 단어가 함께 게재 돼 있다. 퍼센티지가 높은 브랜드들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어떤 브랜드인지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로고가 흐릿하게 보인다.

첫번째 브랜드 나이키(85%)를 시작으로 CVS헬스(90%), 맥도날드(77%), GAP(87%), 버라이즌(Verizon, 70%),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83%), NBA(90%), 스포티파이(88%), 로레알(L'oreal, 86%), 아디다스(100%), 리프트(lyft, 55%), 룰루레몬(lululemon, 94%), 아마존(amazon, 87%), 애플(77%), 넷플릭스(94%), 뉴욕타임스(The Newyork Times, 85%), 스타벅스(71%), 마이크로소프트(81%),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89%), 우버(Uber, 50%), 언더아머(Underarmour,82%), 타깃(Target, 68%), CNN(93%), T Mobile(79%), 줌(Zoom, 70%), 콘데 나스트(Conde nast, 90%)의 브랜드 로고가 순서대로 공개됐다.

트루컬러스오피셜이 공개한 브랜드 로고. ⓒTrueColors.Official

흐릿한 브랜드 로고는 해당 브랜드의 백인 리더 현황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트루컬러스는 계정 소개글에 "브랜드 로고가 그들의 리더십만큼 하얗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트루컬러스는 브랜드 내 의사 결정권을 가진 리더 중 백인의 비율을 집계한 뒤 그 비율만큼 브랜드 로고를 흐릿하게 처리했다. 백인 리더의 비중이 높은 브랜드일수록 더 흐릿하게 보이고 다양한 인종의 리더 비중이 높을수록 브랜드 로고가 또렷하게 보인다.

리프트(55%)와 우버(50%), 타깃(68%)을 제외한 브랜드의 백인 리더 비중은 모두 70%를 넘어섰다. CVS헬스(90%)와 NBA(90%), 룰루레몬(94%), 넷플릭스(94%), CNN(93%), 콘데 나스트(90%)는 90% 이상이며 아디다스(100%)는 리더 전체가 백인으로 구성돼 있다. 트루컬러스가 밝힌 리더십의 범위는 이사회(Board of directors)와 관리자(management) 직급이다.

ⓒTrueColors.Official

트루컬러스는 흐릿한 브랜드 로고를 게재하고 해당 브랜드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태그한 뒤 "귀사 브랜드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리더의 00%가 백인이다. 우리는 이를 반영해 브랜드 로고를 새롭게 디자인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어 "회사 리더십의 백인 비중을 반영해 브랜드 로고를 재구성했다"며 "이것이 브랜드의 진실된 색상"이라고 강조한다.

트루컬러스는 글로벌 광고대행사 굿비 실버스타인&파트너스(Goodby Silverstein & Partners)의 카피라이터 트레버 조플린(Trevor Joplin)과 아트 디렉터 엘러너 라스크(Eleanor Rask)가 선보인 프로젝트다.

지난 5월 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사건 이후 기업 내 직원과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 부족 문제가 제기됐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해 더 나은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로서는 대다수의 비즈니스 리더가 백인으로 구성 돼 있다.

조플린은 "트루컬러스는 인종차별, 다양성 문제와 관련해 기업들에게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갑자기 인종차별 문제에 맞서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대다수 기업 경영진의 백인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약속이 헛소리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그들을 붙잡을 무언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우리는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브랜드 로고를 단순하게 '화이트 아웃(white-out)' 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의 진정한 색깔을 드러냄으로써 그들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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