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인의 인플루언서, 中최빈곤 도시를 친환경 관광지로 탈바꿈시키다
52인의 인플루언서, 中최빈곤 도시를 친환경 관광지로 탈바꿈시키다
  • 은현주
  • 승인 2020.08.0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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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뉴 노멀] 수상작 리뷰: 공동체 집결을 위한 크리에이티비티
中부동산 개발 기업, 친환경 관광지 조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관광지 홍보를 위해 52명의 '자발적' 인플루언서 선발

[칸 뉴노멀] 코로나19 위기 상황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경제와 문화가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으며 사람들의 생활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칸 라이언즈에서 공개된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해 뉴노멀 시대를 위한 다양한 영감(inspiration)을 제안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염성으로 공동체나 집단보다는 개인위주의 생활이 지속되고 있는 요즘 공동체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개인방역 기본수칙 제 5수칙인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 기간 동안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연결하는 공동체성이 필요해졌다. 

칸 라이언즈 한국사무국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3년 간 공동체를 주제로 한 수상작을 소개한다. 

'단자이마을 52명의 시장' 캠페인 소개 자료. ⓒCannes Lions
'단자이마을 52명의 시장' 캠페인 소개 자료. ⓒCannes Lions

3. 단자이마을 52명의 시장 (52 MAYORS OF DANZHAI)
수상내용: 2018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브론즈 라이언 (Entertainment Lions, Bronze Lion)
출품사: 오길비 베이징 (OGILVY BEIJING)
광고주: 완다 그룹 (WANDA GROUP)

지난 2017년 7월부터 10개월 간 중국인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450만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며 지역 경제를 살린 도시가 있다. 중국 남쪽에 위치한 단자이(Danzhai) 시가 그 주인공이다. 이 도시는 불과 3년전인 2014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가장 빈곤한 도시 중 한 곳 이었다. 

완다그룹이 도시 재건사업을 시작하기 전 단자이시 모습. ⓒCannes Lions
완다그룹이 도시 재건사업을 시작하기 전 단자이시 모습. ⓒCannes Lions

단자이 시는 공공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았고 과거 극심한 홍수로 인해 지역 경제가 더 어려워졌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오래된 가난에 마을 사람들이 더 이상 희망을 갖기 힘든 상황이 됐다는 것이었다. 

지난 2014년 중국 최대의 부동산 개발기업인 완다그룹(WANDA GROUP)은 농촌 개발 추진사업의 일환으로 실의에 빠져있는 단자이 시를 새로운 친환경 관광부지로 선정해 마을 재건 사업을 시작했다. 완다그룹은 이 사업을 통해 2000여개의 일자리 창출, 단자이 주민 중 최소 1만여 명의 가난 해결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관광지가 아니었던 단자이를 사람들이 먼저 알고 찾아올리 만무했다. 친환경 관광단지가 완성됐지만 관광지로서의 인식이 부족해 관광객 유치가 쉽지 않았던 단자이시의 경제는 여전히 침체 돼있었다.

완다그룹은 대행사 오길비 베이징(OGILVY BEIJING) 팀과 함께 단자이를 널리 알릴 방법으로 '52명의 단자이 시장'(52 MAYORS OF DANZHAI) 프로젝트를 공모했다.

단자이시를 친환경 관광단지로 소개할 52명의 인플루언서를 모집했다. ⓒCannes Lions
단자이시를 친환경 관광단지로 소개할 52명의 인플루언서를 모집했다. ⓒCannes Lions

중국은 유명 연예인을 통해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는데, 어느 순간 그들이 지나치게 너무 많이 등장하면서 오히려 유명 연예인들의 영향력은 희미해지는 상황이었다. 반면 특정 관심사를 공유하는 비교적 소규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팔로워들을 구축한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강세를 보였다. 

완다그룹과 대행사 오길비는 단자이 마을을 다수의 사람들에게 알리는것 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랐다. 이들은 1년을 52번의 일주일로 나눠 52명의 다양한 관점으로 단자이시를 알리고자 했다. 

2017년 6월 온라인 공개 모집을 통해 단자이 시장을 지원한 인플루언서는 모두 1만8000여명이었다. 시장 선발기준은 다양했다. 중국인과 외국인 구분을 두지 않고 인기 블로거, 선생님, 뮤지션 등 다양한 배경의 '자발적' 인플루언서 52명을 선발했다.

첫번째 시장은 음식 블로거였다. 그는 1주일을 단자이에서 보내면서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고 어디에서 이를 맛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는 '맛지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단자이만의 문화와 공예작품을 소개하는 라이브방송을 하며 단자이 관광단지를 소개했다. 

완다그룹은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에 단자이시 만을 위한 별도의 계정을 만들어 매주 새로운 시장의 도착을 알리고 그들의 공식업무를 시간 순서대로 공유했다. 52명의 시장들이 그들의 개인 소셜채널에 사진이나 글을 올리면 그 내용을 완다그룹 공식 계정에 공유해 게시글의 전파규모를 크게 확장시킬 수 있었다. 

관광객들로 북적한 단자이 친환경 관광단지의 저녁. ⓒCannes Lions
관광객들로 북적한 단자이 친환경 관광단지의 저녁. ⓒCannes Lions

완다그룹과 대행사 오길비팀은 수백만 중국인들과 글로벌 여행객들에게 또 하나의 여행지로서 단자이시를 소개했다. 이 캠페인은 전세계 적으로 9억5000만번 공유됐고 '단자이 완다 마을'의 온라인 검색량은 캠페인 전과 비교했을때 1200% 증가했다. 단자이시 공식 홈페이지에는 800만여명의 팔로워가 생겼다.

단자이 시는 2017년 연말, 전년 대비 288% 증가한 3억3100만 달러(한화기준 약 3951억 8000만원)의 관광수입을 창출했다. 단자이 시가 관광지로 인기를 얻게 되면서 마을 주민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됐다. 소득수준이 낮은 단자이 마을 거주자들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만800여명 이상의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났으며 이 캠페인의 영향으로 2018년 4월까지 모두 1만2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겨났다.

완다그룹은 '1년 52명의 서로 다른 시장' 이라는 독특한 전략으로 다양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단자이시' 라는 하나의 주제로 모일수 있도록 했다. 이는 인터넷상의 불특정 다수가 아닌 각각의 인플루언서의 관심 주제에 따라 충성도가 높은 팬들에게 맞춤 콘텐트를 제공하며 단자이시를 단순히 화제의 마을로만 남기지 않고 실제 관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든 캠페인으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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