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 모델로 비 캐스팅한 농심 담당자 "전국민의 1일4깡이 목표"
'새우깡' 모델로 비 캐스팅한 농심 담당자 "전국민의 1일4깡이 목표"
  • 김수경
  • 승인 2020.07.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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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0주년 맞는 새우깡, 함께 놀 수 있는 친구같은 브랜드 꿈 꿔"
농심 박선화 스낵마케팅팀 과장 인터뷰
박선화 농심 스낵마케팅팀 과장. ⓒ박성원 기자
박선화 농심 스낵마케팅팀 과장. ⓒ박성원 기자

가수 비의 '깡 신드롬'이 쏘아올린 화려한 조명이 '새우깡'을 감싸고 있다.

지난 2017년 발표된 비의 '깡'이 밈(meme, 특정 콘텐츠를 대중이 따라 하고 놀이로 즐기는 현상)되며 화제를 모으자 네티즌들은 '새우깡' 모델로 비를 적극 추천했다. 단순 장난으로 웃고 넘길 수 있었던 네티즌들의 요청에 농심은 진지하게 그리고 빠르게 응답했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비를 '새우깡' 모델로 캐스팅하고 '깡'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박선화 농심 스낵마케팅팀 과장을 농심 본사에서 만났다.

박선화 과장은 "새우깡과 고구마깡, 감자깡, 양파깡 등 깡 제품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며 "덕분에 최소 1일 4깡을 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지난해 말 부터 시작된 '깡 신드롬'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네티즌들은 '깡'을 '새우깡'과 연결시키며 비를 모델로 적극 추천했고 비 또한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왜 1일 1깡을 해요? 1일 3깡 정도는 해야지"라고 말하며 '깡 신드롬'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박 과장은 "네티즌뿐만 아니라 농심이 운영하는 각종 SNS 채널과 홈페이지, 주변 지인들로부터 비를 모델로 섭외해달라는 요청이 계속 들어왔다"며 "진지하게 검토한 뒤 빠르게 대응해 6월 초 비를 모델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한 편의 TV광고를 기획해 온에어되기까지는 2~6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이번 '새우깡' 광고는 모델 발탁부터 풋티지 광고, '방구석 새우깡 챌린지' 광고, 본편 광고 등 3편의 광고를 온에어하는데 1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박선화 농심 스낵마케팅팀 과장. ⓒ박성원 기자
박선화 농심 스낵마케팅팀 과장. ⓒ박성원 기자

박선화 과장은 "깡 마케팅은 모든 타이밍이 절묘하게 잘 맞아 떨어졌다"며 "올 초 새우깡 TV 광고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깡 신드롬과 맞물리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트렌드를 포착해 발빠르게 대응한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많은 돈을 쏟아 부어도 화제가 되는 이슈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반면 깡 신드롬은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낸 성공 사례"라며 "기업에서의 일방향적인 광고, 홍보, 마케팅보다 소비자들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농심이 '새우깡' 모델로 비를 발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달(5월 24일~6월 23일) 새우깡 매출은 30% 증가한 70억원을 기록했다. 새우깡은 국내 스낵시장에서 단일 제품으로는 최고 매출인 연 700억원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매출 30% 상승은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높은 매출액을 유지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새우깡 같은 제품은 매출 변동이 거의 없는 편"이라며 "광고 모델 발탁 소식만으로 매출이 30% 증가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TV 광고가 온에어되는 동안 매출은 더욱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우깡'(1971년 출시)은 내년에 50주년을 맞는 농심의 대표 장수 스낵 브랜드다. 전국민 누구나 아는 브랜드인만큼 인지도와 선호도는 높지만 마케팅을 할 때 핵심 타깃층을 특정할 수 없다는 고민이 있다.

박 과장은 "국민 과자라 불리는 만큼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한다는 과제가 있었다"며 "1020세대 뿐만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동시에 긍정적이면서도 확산성있는 마케팅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에 농심은 비를 모델로 한 새우깡 TV 광고와 함께 전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구석 새우깡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을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소셜 챌린지를 기획한 것. 소비자들이 참여한 챌린지 영상도 TV 광고로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새우깡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면서 계속해서 새로움을 줄 수 있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래된 브랜드지만 신선함을 찾을 수 있는 '익숙한 새로움'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박선화 농심 스낵마케팅팀 과장. ⓒ박성원 기자
박선화 농심 스낵마케팅팀 과장. ⓒ박성원 기자

박선화 과장은 "깡 신드롬으로 새우깡뿐만 아니라 감자깡(1972년 출시)·양파깡·고구마깡(1973년 출시)도 동시에 주목받고 있어 기쁘다"며 "전국민의 1일 4깡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새우깡은 익숙하고 친근하면서도 젊은 세대가 같이 놀 수 있는 친구같은 브랜드가 되고 싶다"며 "새우깡을 활용한 굿즈 제작, 다른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등 다양한 마케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 과장은 "농심에는 새우깡과 신라면, 짜파게티 등 국민 브랜드들이 많다. 최근에는 영화 '기생충'을 통해 짜파구리 열풍이 불며 세계적으로 K푸드가 주목받았다"며 "글로벌에서 K푸드의 위상을 널리 알릴 수 있는 한국 대표 브랜드로서 농심의 활약을 기대해 달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