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인스타·트위터에 광고 안 해!"… BLM 논란에 소셜미디어 광고 시장도 출렁
"페북·인스타·트위터에 광고 안 해!"… BLM 논란에 소셜미디어 광고 시장도 출렁
  • 김수경
  • 승인 2020.06.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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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美 주요 기업 광고 보이콧으로 주가 하락
기업들, 보이콧 선언과 함께 소셜미디어의 사회적 책임감도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브랜드브리프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브랜드브리프DB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그간 인종차별 게시글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은 거대 소셜미디어에 대한 광고 보이콧(Boycott, 불매)이 이어지면서 디지털 광고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29일 글로벌 광고 컨설팅업체 애드에이지(AdAge)와 CN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광고주 중 하나인 코카콜라와 유니레버를 비롯해 버라이즌,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AT&T, 혼다, 허쉬, 디아지오, 리바이스, 룰루레몬 등 현재까지 120여개 이상 기업이 페이스북(FACEBOOK) 광고를 보이콧한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페이스북 CEO는 뒤늦게 새로운 '광고 및 게시물' 관리 정책을 밝혔지만 기업들의 보이콧 선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은 광고 내 혐오적인 표현을 금지하도록 정책을 바꿀 것"이라며 "특정 인종이나 민족성, 국적, 성별, 성 정체성, 이민자 등의 신변이나 보건 등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는 광고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중요한 이슈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으로 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증오와 폭력을 유발하거나 투표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될 시에는 출처에 상관없이 그 콘텐츠를 삭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회사 정책에 위배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대중을 위한 뉴스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콘텐츠에는 경고 라벨을 붙여 사용자들에게 알린다는 방침이다.

트위터 또한 대통령이나 기업 대표와 같은 세계적인 리더들의 트윗은 뉴스로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내용에 따라 경고 라벨을 붙이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그간 인종차별과 폭력성을 드러 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게시물을 그대로 방치해왔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정치인의 연설을 보는 것은 대중의 관심사이며 언론사들은 정치인의 발언을 보도한다"며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우리 플랫폼에서도 이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뉴스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게시글이 인종차별이나 혐오 발언을 포함하더라도 경고 라벨은 붙이되 페이스북이 임의로 이를 삭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 셈이다.

페이스북 로고. ⓒFACEBOOK
페이스북 로고. ⓒFACEBOOK

페이스북은 이번 광고 불매 운동 영향으로 26일 하루 만에 주가가 8.3%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기준 약 560억 달러(한화 약 67조4240억원)가 증발했다. 같은 날 트위터의 주가도 약 7% 감소했다.

기업들은 보이콧 선언과 함께 자사 광고가 게재되는 소셜미디어 측에 사회적 문제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것을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소셜미디어가 인종차별과 증오 발언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브(Dove)와 벤앤제리스(Ben & Jerry's) 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기업 유니레버(Unilever)의 루이스 디 코모(Luis Di Como) 유니레버 글로벌 미디어 부사장은 "미국 내 양극화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책임감을 다하기 위해 미국 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 광고를 최소한 올해 12월 31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올해 미국 내 페이스북 광고에만 1180만 달러(약 142억원)를 쓴 최대 광고주 중 하나다.

제임스 퀸시(James Quincey)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성명을 통해 "세상에는 인종차별을 해도 되는 곳은 없으며 소셜미디어 또한 마찬가지"라며 "코카콜라는 최소 30일 간 전세계 모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유료 광고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카콜라는 그 시간 동안 우리의 광고 정책을 재정비하고 수정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것"이라며 "소셜미디어 파트너들의 책임감과 투명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코리 배이어스(Cory Bayers) 파타고니아 마케팅 책임자는 "페이스북은 오래 동안 증오가 담긴 거짓말과 위험한 선전의 확산을 막기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페이스북이 의미있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늦어도 7월 말까지 모든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노스페이스도 트위터에 "우리도 동참한다. 우리는 페이스북에서 빠진다"며 "#이익을 위한 증오를 멈춰라(#StopHateForProfit)"라는 트윗을 올렸다.

소셜미디어 광고 보이콧은 미국 시민단체가 주도한 '이익을 위한 증오를 멈춰라(#StopHateForProfit)' 해시태그 운동에서 비롯됐다. 흑인 인권단체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와 반 명예훼손연맹(ADL)은 기업들에게 7월 한 달 동안 페이스북에 광고를 올리지 말자고 제안했고 기업들은 이에 동참하고 있다.

7월 이후 일부 기업이 페이스북 광고를 재개한다 하더라도 광고비 집행 규모나 재개 시점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전체 매출(707억 달러) 중 98%가 광고 부문 매출(697억 달러)인 만큼 보이콧이 장기화 될 경우 페이스북은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페이스북은 구글(Google)과 함께 전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의 61%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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