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로고, 무료로 드려요"… 디자인으로 코로나19에 맞서는 방법
"카페 로고, 무료로 드려요"… 디자인으로 코로나19에 맞서는 방법
  • 김수경
  • 승인 2020.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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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상공인에 무료 로고 디자인 등 지원하는 '디자인체인지' 프로젝트 등장
디자인 전공 대학생들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신선한 해법도 눈길
ⓒ라우드소싱
ⓒ라우드소싱

"카페 로고, 그냥 드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계 각층의 아이디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디자인 업계도 디자인으로 힘을 보태고 나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약 10만 명의 디자이너가 등록 돼 있는 최대 디자인 콘테스트 플랫폼 '라우드소싱'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상공인을 위해 '디자인체인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는 카페를 창업할 계획이거나 현재 카페 로고의 리브랜딩을 원하는 카페 점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선정된 카페는 카페 로고와 명함, 간판 등 180만원 상당의 디자인 제작 비용을 지원받는다. 라우드소싱은 현재 당첨자를 선정해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김승환 라우드소싱 대표는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재해 시에 포스터, 앱, 구명킷, 대응 매뉴얼 등 전 영역에서 디자인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며 "라우드소싱은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디자인을 통한 코로나19 극복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우드소싱에 따르면 식당·카페·식품 등 외식 및 요식업 관련 콘테스트가 올해 3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에 비해서도 25%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를 만회하고자 디자인를 개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라우드소싱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외식업계는 위기의 시기를 재정비의 기회로 삼고 있다"며 "손님이 급감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매출 회복을 기대하며 내부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배달 수요에 대비해 로고 등을 교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대면 소비 확산도 디자인 수요가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앱 이용이 늘어나면서 배달앱 내에 노출되는 음식점 이름과 로고에 더욱 신경 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서대학교

디자인 전공 대학생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호서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에서는 전공수업 중 코로나19 관련 포스터 캠페인을 제안해 주목 받았다. 이 캠페인을 제안한 윤정호 학생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치지만 코로나19 현장의 의료진을 생각하며 조금만 더 참고 견뎌 이 위기를 극복하자는 생각에서 포스터를 디자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은 호서대학교 슬로건인 'AI4U HOSEO'의 영문 앞글자를 딴 Apartness, I'm ok, 4(for), Us, Hope, Openness, Sacrifice, Encouragement, Overcome 각 단어를 활용했다. 대학에서는 산업디자인학과 학생들의 캠페인 제안에 부응해 대학의 공식 SNS와 교내 DID(디지털 간판)에 해당 포스터를 게시해 호응을 얻었다.

ⓒ계명대학교

계명대학교 학생들은 마스크 보관 파우치와 키링을 디자인했다. 학생들은 일상생활 속 필수품이 된 마스크를 보관할 곳이 없어 주머니에 넣거나 아무렇게나 방치해 마스크가 손상되고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마스크 파우치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파우치 소재는 항균성을 강화한 섬유를 사용했다.

계명대학교 산학인재원에서는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제작비를 마련해주고 제작업체를 연결했다. 학생들은 와디즈를 통해 펀딩을 열어 수익금 100% 전액을 대구 내 취약계층과 의료진에게 기부 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디자인의 사회적인 영향력이 주목 받고 있다"며 "디자인을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일상 속 아이디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