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과소비 막는 신용카드 '두 블랙'.... 크리에이티비티, e커머스를 바꾸다
이산화탄소 과소비 막는 신용카드 '두 블랙'.... 크리에이티비티, e커머스를 바꾸다
  • 은현주
  • 승인 2020.04.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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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뉴 노멀] 칸 라이언즈의 선택, 수상작으로 보는 트렌드
일상습관을 환경변화로 연결하는 지속가능한 크리에이티비티

[칸, 뉴 노멀] 코로나19 위기 상황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반의 언택트(untact·비대면) 경제와 언택트 문화가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으며 사람들의 생활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칸 라이언즈에서 공개된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해 뉴 노멀 시대를 위한 다양한 영감(inspiration)을 제안합니다.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는 매년 3만여개의 작품이 출품되고 있다. 그 중 라이언즈 수상의 영광은 전체 출품작 대비 평균 3% 내외의 작품에게만 돌아간다.

모든 카테고리에 그랑프리, 골드, 실버 그리고 브론즈가 하나씩 주어지는것도 아니다. 오로지 자격이 있는 작품에 대해서만 수상을 하겠다는 것이 칸 라이언즈의 엄격한 기준이다. 칸 라이언즈는 어떤 작품을 주목하고 있는지,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는 어떤 방향을 향해 흐르고 있는지 '칸 라이언즈의 선택'시리즈를 통해 소개한다. 

첫 번째는 '크리에이티브 e커머스'부문이다. 

 

 제목: 두 블랙-탄소제한 신용카드(Do Black- The Carbon limit credit card)
 수상: 2019 칸 라이언즈 e커머스 부문, 그랑프리 (Creative eCommerce, Grand Prix)
 출품사: RBK 커뮤니케이션 스톡홀름(RBK Communication Stockhlom)
 광고주: 두코노미(DOCONOMY)

"우리는 과소비를 하게됐을 때 그에 따른 경제적 결과를 우리 스스로 책임져야한다. 그러나 우리가 배출한 탄소때문에 지구가 고통받고 있다."

이산화탄소 과소비를 막는 최초의 신용카드, 두 블랙(Do Black)은 두코노미(Doconomy)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신용카드다. 대부분의 프리미엄 카드는 더 큰 규모의 소비로 이끄는 혜택을 제공한다면 두 블랙은 그 반대다.

탄소 배출량에 한도가 걸려있기 때문. 즉, 카드 사용자가 무언가 소비할 때마다 그들의 행동 결과에 따른 환경비용이 차감돼 탄소배출량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르는 방식이다. 탄소 배출량 한도를 넘어서면 앱에서는 알람을 울린다.

스웨덴 핀테크회사인 '두코노미'는 이보다 먼저 '두'(Do)앱을 출시했다. 개인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바탕으로 소비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두 블랙'은 여기서 진화한 캠페인이다.

단순하게는 아예 소비를 하지 않으면 탄소배출량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두 블랙' 팀은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있을지 고민했다. '지구를 살립시다'와 같은 고전적인 표어에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해당 캠페인을 대행한 요한 필(Johan Pihl) RBK 커뮤니케이션 제작본부장(ECD)은 "우리의 목적은 사용자의 습관을 바꾸는것에 있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두 블랙 제작팀은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핀테크 상품을 많이 참고했다. 핀테크를 공부하다보니 사람들이 관심있어 하는 '개인 금융'의 사용자 경험을 지구에 대한 개인의 영향력과 연결시킴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책임있는 선택에 대해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두 블랙은 그렇게 탄생했다.

핀테크 상품에서 하드웨어를 참고했다면 그 다음은 올바른 톤(tone)을 고민했다. 이들은 소비행동 자체를 환경을 해하는 것쯤으로 폄하하지 않고 소비자로 하여금 선택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방법을 택했다. 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지구 환경에 영향을 끼친다. '두 블랙은 금융 액티비즘'이라는 제작팀의 말이 틀리진 않은것 같다.

UN긴급보고서는 2018년 "미래에 다가올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스웨덴 환경단체는 스웨덴국민들이 매년 10톤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그중 60% 이상이 소비와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보통 신용카드는 우리의 신용에 한계를 설정했다. 그러나 두 블랙은 우리가 미치는 영향력에 한계를 설정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두 블랙 캠페인은 지난 16일 글로벌 광고 평가기관인 와크(WARC)와  광고산업 비영리 국제기관인 에이씨티 리스폰시블(ACT Responsible)이 발행한 굿 리포트(Good Report)에서 가장 성공적인 공공의 선을 위한 캠페인(Most successful campaigns promoting good) 항목 1위로 선정됐다.

지난 6월 칸 라이언즈 그랑프리를 차지했던 두코노미의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이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넘어 모든 마스터카드 발급자들이 소비에 따른 탄소 배출량을 추적할 수 있게끔 마스터카드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확대된 관계의 일환으로 마스터카드는 더 많은 시장에서 더 큰 규모로 탄소량을 추적할 수 있도록 두코노미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2019 칸 라이언즈 e커머스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 '두 블랙'. ⓒCannes Lions
2019 칸 라이언즈 e커머스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 '두 블랙'. ⓒCannes Lions

△ 주목해야 할 아이디어 
실제 사용하는 돈과 연결해 무형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유형화' 했다.

△ 그랑프리 작품이 주는 인사이트
1. 양질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사람들에게 가능한 쉽게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2. 사람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길 원한다면 '죄책감' 같은 부정적인 언어는 되도록 피하는것이 좋다.
3. 소비자와 브랜드 모두 더욱 지속가능한 방법을 기대한다.

△ 별첨
칸 라이언즈와 WARC 가 분석한 e커머스 트렌드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어디서나 가능하다(Retail Everywhere)
2. 보이스 커머스 속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in Voice Commerce)
3. 관계 소비의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in Social Shopping)

첫번째, 쇼핑은 어디서나 가능하다. 굳이 가게에 가지 않아도 되고 집에 컴퓨터가 없어도 가능하다. 2019 칸 라이언즈 수상작의 트렌드를 보면 어느 곳이든 소비경험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폰의 위치기반 기술 덕분이다. 나이키는 벽에 그려진 그래피티를 운동화 쇼핑장소로 이용했고 버거킹은 그들이 최대 라이벌로 꼽는 패스트푸드점을 와퍼를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바꿔 놓았다. 

두번째는 진화하고 있는 음성인식 기술 사용이다. 음성인식 기술은 방문 고객들에게 단지 구매를 독려하기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크리에이티브한 방법으로 기억에 남을 경험을 선사하다. 나이키와 R/GA 뉴욕은 구글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경기 중계를 보며 선수가 신은 운동화를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2019 칸 라이언즈 e커머스 부문 브론즈 라이_Hey Google, Ask Nike. ⓒCannes Lions
2019 칸 라이언즈 e커머스 부문 브론즈 라이언_Hey Google, Ask Nike. ⓒCannes Lions

세번째 트렌드는 사용자에서 사용자로(P2P) 소비 플랫폼이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KFC와 대행사 Isobar는 위챗을 통해 고객들이 직접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빅이슈 잡지는 기존의 일회성 거래에서 더 나아가 한 번 잡지를 구매한 소비자가 잡지에 인쇄된 QR코드를 통해 다른 소비자에게 재 판매 할 수 있게 했다. 물론 판매액은 최초로 빅이슈를 판매했던 거리의 판매자에게 돌아간다. 소비자의 관계망을 통해 손쉽게 재판매의 선순환을 일어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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