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우스를 아시나요?… 펭수·유산슬 이어 자체 캐릭터로 승부수 띄운 빙그레
빙그레우스를 아시나요?… 펭수·유산슬 이어 자체 캐릭터로 승부수 띄운 빙그레
  • 김수경
  • 승인 2020.03.1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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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나르시시즘+허당미로 인스타그램서 폭발적 반응
조수아 빙그레 미디어전략팀 차장 인터뷰
빙그레우스. ⓒ빙그레 인스타그램
빙그레우스. ⓒ빙그레 인스타그램

최근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에 낯선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등장했다. 머리위엔 빙그레의 대표 제품인 '바나나맛우유' 왕관을 쓰고 '빵또아' 바지를 입은 이 캐릭터의 이름은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이하 빙그레우스)'.

꽃미남 외모에 허당미 넘치는 나르시시즘을 보여주는 '빙그레우스' 덕분에 빙그레 인스타그램은 약 3주만에 팔로워 1만7000명이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손흥민과 펭수, 유산슬 등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한 TV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빙그레가 이번엔 최초의 자체 캐릭터 '빙그레우스'를 앞세운 인스타그램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조수아 빙그레 미디어전략팀 차장으로부터 '빙그레우스'의 탄생 비화를 전해들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빙그레우스'를 기획한 조수아 차장은 "빙그레우스는 빙그레 기업 브랜드와 다양한 개별 브랜드 간의 연결고리 역할 및 인스타그램의 화자로 탄생했다"며 "빙그레라는 기업 브랜드를 확실히 알리고 다양한 빙그레의 제품을 브랜드와 연결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빙그레는 요플레, 따옴, 아카페라 등 음료 및 디저트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바나나맛우유'와 아이스크림 회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인스타그램을 개편하면서 빙그레의 다양한 제품을 알리기 위한 연결고리로 '빙그레우스'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빙그레우스는 찰랑이는 빙그레 B로고 귀걸이, 바나나맛우유 왕관, 빵또아 바지를 입고 있다. 그 외에도 붕어싸만코, 꽃게랑, 메로나, 스모키베이컨칩, 비비빅, 요플레, 끌레도르가 의상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빙그레우스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셀카를 공개하는가 하면 '붕어싸만코'의 광고 모델인 '펭수'와 함께 찍은 사진, '빵또아', '바나나맛우유', '닥터캡슐1000' 등 빙그레 제품을 자신만의 엉뚱한 화법으로 소개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빙그레우스는 "나, 빙그레우스를 소개하오", "나는 산책하는 중이오. 인친님들은 뭐하시오?"와 같은 독특한 말투를 유행시키고 있다.

빙그레우스는 최근 대표 제품인 '바나나맛우유'를 소개하며 "요즘은 애인의 애칭을 달달한 디저트로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소. 이 글을 보고 있는 그대. My Sweet 바나나맛우유. 나와 정원에서 바나나맛우유 한 잔 하시겠소? (찡긋)"라는 글을 남겼다.

이 글을 본 팔로워들은 "즈언하(전하), 좌표 찍어 주시옵소서", "소인, 전하에게 중독되었소다", "왕자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등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며 빙그레우스와의 소통을 놀이처럼 즐기고 있다.

조수아 빙그레 미디어전략팀 차장. ⓒ브랜드브리프
조수아 빙그레 미디어전략팀 차장. ⓒ브랜드브리프

조수아 차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대행사 '스튜디오 좋'과 함께 약 3개월에 걸친 준비 끝에 빙그레우스를 선보였다"며 "처음엔 업무에 완벽한 상사 느낌의 캐릭터였지만 폭풍 나르시시즘과 허당미로 밉지않은 성격, 날카로운 턱선과 눈매를 가진 엄청난 비주얼의 소유자로 완성됐다. 빙그레 나라를 극진히 사랑하는 자기애가 강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대행사인 '스튜디오 좋'이 빙그레우스 게시글의 세부 기획과 글, 그림 등을 담당하고 빙그레 미디어전략팀은 제품과 캐릭터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빙그레우스의 게시글은 주 3회 포스팅된다.

빙그레가 지난달 말, 인스타그램에 처음으로 '빙그레우스'를 선보이자 팔로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갑자기 등장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보고 "계정이 해킹당한 것 아니냐", "빙그레 왕자님?", "게임광고인줄 알았다"는 댓글을 달며 빙그레우스에 대한 궁금증을 표출했다.

조 차장은 "빙그레우스의 첫 셀카 공개 후 팔로워 취소도 잠시 있었지만 곧 회복됐다"며 "약 3주 동안 1만7000명이 증가해 현재 11만4000여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이는 광고집행없이 이뤄진 결과로 주목할만한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고객들이 극존칭과 높임말로 빙그레우스에게 DM을 보내줘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빙그레우스를 생각하며 구입했다고 제품 인증샷을 받았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앞으로 빙그레우스를 통해 빙그레 나라의 다양한 제품들을 그동안 상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댓글이나 DM을 통한 고객들의 요청을 최대한 반영해 향후 빙그레우스와 타 기업 간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고 굿즈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팔로워들이 원하는 의견을 적극 적용해 빙그레우스 캐릭터에도 다양한 변화를 줄 예정이다.

빙그레우스. ⓒ빙그레 인스타그램
빙그레우스. ⓒ빙그레 인스타그램

빙그레가 '빙그레우스'를 앞세운 것은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Z세대와 더욱 긴밀하고 친근한 소통을 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로 풀이된다.

빙그레는 앞서 소셜미디어 내 고객들의 반응을 즉각 반영해 성공적인 마케팅을 펼친 사례들이 많다. 그 중 '대왕 쥬시쿨(930ML) 급식 이벤트'와 '가수 크러쉬 X 엑설런트' 컬래버레이션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조수아 차장은 "소셜 미디어 내 화제가 된 대왕 쥬시쿨 급식 사진에 많은 학생들이 부러워하는 댓글을 보고 '빙그레가 전교생에게 대왕 쥬시쿨을 쏜다!'라는 이벤트를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지난해 연말 가수 크러쉬 X 엑설런트의 컬래버레이션 이벤트도 소비자들이 먼저 만들어 낸 콘텐츠가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밀레니얼과 Z세대 마케팅은 '봉테일('기생충'을 만든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함을 일컫는 표현)' 못지 않은 디테일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이끌어 내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브랜드 중심의 일방적인 이야기를 답안지처럼 손에 쥐어 주기보다 고객들이 콘텐츠의 의도를 파악해 나가고 재미를 덧붙여 갈 수 있는 치밀한 설정과 기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빙그레우스는 빙그레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넘어, 팔로워들과 직접 소통하며 함께 재미를 만들어나가는 역할에 집중할 예정이다. 하나의 제품을 대표하는 모델이 아닌,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역할인만큼 빙그레우스의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조 차장은 "기존의 개별 브랜드로만 각인되는 기업 브랜드 '빙그레'가 아닌 '빙그레'만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평범한 일상을 잃어가고 있는 요즘, 빙그레의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웃음을 드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