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 '블루칩' 김생민 성추행에 광고중단 등 피해 잇따라
광고업계, '블루칩' 김생민 성추행에 광고중단 등 피해 잇따라
  • 김새미 기자
  • 승인 2018.04.0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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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에어 중인 광고 내리고, 준비 중이던 것도 제작 중단 위기
성추행 10년 전 일이라 위약금 받기 어려울 수도, 광고주 피해 우려
방송인 김생민
방송인 김생민

지난 2일 방송인 김생민이 방송사 스태프 성추행 혐의를 인정하면서 광고 중단 등 광고업계가 비상 사태를 맞았다.

3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김생민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연루되자, 출연한 광고를 모두 내리는 등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김생민이 광고 모델로 출연한 TV CF는 총 16편에 이른다.

앞다퉈 김생민을 섭외했던 광고업계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그간 '미투' 운동에 연루됐던 연예인들은 광고 모델로 많이 쓰이지 않았지만, 김생민은 최근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부상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남자 광고모델 브랜드 평판 1위로 김생민을 선정했다. 지난 2월에도 김생민은 강다니엘, 공유에 이어 3위로 집계됐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미투' 운동에 연루됐던) 중견 연예인에 비해 김생민 씨는 요즘 한참 잘나가는 대세 연예인이었으니까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현재 계약 기간이 남은 다이사, 인터파크투어, DB손해보험 등은 김생민이 출연한 광고를 모두 내렸다. 사회적으로 '미투'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기인데다, 김생민의 성추행 논란으로 인한 광고주 기업 이미지 실추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서다. 

해당 광고주들은 계약 기간 종료 시점까지 김생민이 출연한 광고를 집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인터파크투어의 경우) 기존 계약이 5월까지였는데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일단 이슈 발생 직후 김생민 씨 영상이나 이미지들을 다 내리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온에어하려고 준비 중이었던 김생민 출연 광고들은 제작이 중단됐을 가능성이 높다. 광고를 준비하다가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계약에 따라서 김생민이 위약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생민의 성추행 사건은 광고 계약 기간에 발생한 추문이 아니라 10년 전에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위약금을 받아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광고 계약은 계약 기간에 추문이 발생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다.

이에 광고업계에서는 위약금을 받지 못하고 피해를 입는 광고주도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감돌고 있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김생민의 성추행이) 계약기간의 과실이 아니라 10년 전의 과실이 튀어나온 것이기 때문에 위약금에 있어서도 따져볼 부분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광고주 업체들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10년 전 일을 소급 적용이 가능한지를 포함해 내부에서 법률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김생민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을 통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KBS2에 '김생민의 영수증'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됐다. 김생민은 절약팁을 전달하면서 성실하고 서민적인 이미지로 전 국민적인 호감을 얻었다. '통장요정', '그뤠잇', '스튜핏' 등의 유행어도 생겼다.


데뷔한 지 25년 만에 찾아온 김생민의 전성기는 7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지난 2일 김생민이 2008년 가을 노래방에서 2명의 방송 스태프를 1명씩 다른 방으로 불러 성추행했다는 '미투' 폭로가 보도됐다. 이날 김생민은 소속사 SM C&C를 통해 "10년 전 출연 중이었던 프로그램 회식 자리에서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