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몸이 어딨어? 난 내가 좋아!"… 안다르, '보디 포지티브'를 응원하다
"맞는 몸이 어딨어? 난 내가 좋아!"… 안다르, '보디 포지티브'를 응원하다
  • 김수경
  • 승인 2020.01.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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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레깅스' 캠페인 6편 제작한 먼프 이한규 CD 인터뷰
플러스사이즈·시니어 모델 통해 '보디 포지티브' 메시지 전달
이한규 먼프 CD. ⓒ박성원 기자
이한규 먼프 CD. ⓒ박성원 기자

"맞는 몸이 어딨어? 내가 즐거우면 그게 맞는거야!"

한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격렬한 춤을 선보인다. 70대 시니어 모델은 요가 수련을 하며 패션쇼 무대를 준비한다. 땀 범벅이 될 때까지 지치지 않고 노력하는 모델들의 눈빛과 몸짓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요가복으로 유명한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가 최근 선보인 '모두의 레깅스' 댄스편과 요가편 광고 속 한 장면이다. 

이 광고는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자기 몸 긍정주의)' 메시지를 녹여 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성별과 나이, 몸매, 외모와 관계없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광고 속 주인공들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멋있다'는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안다르 '모두의 레깅스' 캠페인을 제작한 광고대행사 먼프(먼데이투프라이데이)의 이한규 CD(Creative Director)를 만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유했다.

여성의 몸과 마음을 잘 대변한 이 광고 캠페인은 예상 밖에도 남성 CD 2명이 의기투합해 기획했다.

이한규 CD는 "광고 속 모델들의 개인적 이야기를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며 "모두의 레깅스는 나이, 얼굴, 몸매에 굴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멋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처음 광고 아이디어를 제안하자 신애련 대표를 포함한 안다르 관계자들은 "우리 고객들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실제로 하는 이야기"라며 적극 지지해줬다. 그 덕에 용기를 갖고 광고 제작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 CD는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에서 여성들의 삶에 대해 많이 듣고 배우고 느꼈다"며 "가장 가까운 아내부터 지인, 카피라이터, 광고 감독 등 다양한 여성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마다 생각이나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보편적인 공통점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며 "그 공통적인 지점이 해방감이라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여성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과 편견, 사회적 평가로부터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모두의 레깅스' 캠페인의 목표였다.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춤추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 패션쇼 무대에 서기 위해 매일 요가를 하는 70대 시니어 모델 최순화 씨, 비오는 날 라이딩을 즐기고 피구보다 축구를 좋아하는 여성들의 모습 속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긍정과 응원이 녹아있다.

이 CD는 "40년 가까이 남자로 살아오면서 몰랐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가까이서 지켜보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대화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공감하게 됐다"며 "광고를 모두 찍고 난 뒤엔 비단 여성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함께 호흡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한규 먼프 CD. ⓒ박성원 기자
이한규 먼프 CD. ⓒ박성원 기자

안다르 '모두의 레깅스' 캠페인은 국내 최대 광고 포털인 TVCF가 크리에이티브, 컨슈머리포트, 인기도를 종합해 선정하는 베스트CF에서 현재 1위를 차지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TV광고가 아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광고만을 진행해 얻은 값진 평가다.

이한규 CD는 "광고 온에어 당일부터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더니 매일 수백개의 댓글이 이어졌다"며 "단순히 광고나 브랜드에 대한 댓글을 넘어 보디 포지티브에 대한 토론의 장이 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 시장뿐만 아니라 시대의 플랫폼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라며 "광고 업계는 지금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지만 이번 모두의 레깅스 캠페인처럼 시대의 흐름을 관통하는 광고를 꾸준히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역설했다. 

안다르는 '모두의 레깅스' 캠페인이 좋은 반응을 얻자 후속 광고 제작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