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핼러윈 최고 맛집은 에버랜드?… 김형운 제일기획 프로가 밝힌 '뉴트로' 전략
올해 핼러윈 최고 맛집은 에버랜드?… 김형운 제일기획 프로가 밝힌 '뉴트로' 전략
  • 김수경
  • 승인 2019.11.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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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것'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움 접목
김완선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MV 콘셉트로 핼러윈 맛집 등극
김형운 제일기획 프로. ⓒ브랜드브리프
김형운 제일기획 프로. ⓒ브랜드브리프

밀레니얼과 Z세대의 폭발적인 관심 속에 '핼러윈(Halloween)'은 국내의 대표적인 가을 축제로 떠올랐다. 국내 테마파크도 '핼러윈'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가운데 에버랜드의 핼러윈 디지털 마케팅이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김형운 제일기획 프로는 지난 27일 오후 제일기획 본사에서 열린 제일세미나 무대에 올라 에버랜드 핼러윈 디지털 캠페인 스토리를 공유했다.

김형운 프로는 "광고주로부터 젊은층, 가족 대상 인지도 강화를 통해 방문객 유입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핼러윈 캠페인을 기획해 달라는 과제를 받았다"며 "2017년부터 블러드시티라는 콘셉트로 핼러윈 행사를 진행해왔지만 올해는 타사와의 차별화, 핼러윈 최고의 맛집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제일기획은 먼저 소비자 데이터를 들여다봤다. 제일기획 소비자의견분석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핼러윈 연관 장소 1위는 '집'이 나왔고 뒤를 이어 '이태원', '홍대' 등이 꼽혔다. 반면 에버랜드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형운 프로는 "차별화, 이슈화를 위한 콘텐츠를 기획해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2018년 에버랜드 블러드시티 베스트 인증샷이 삐에로 분장을 한 거대 좀비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삐에로 캐릭터를 강화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그룹장이 '삐에로 하면 김완선 아냐?'라는 말을 던졌고 팀원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며 "20대는 김완선을 잘 몰랐고 30대 초중반 팀원들은 너무 옛날 이야기가 아니냐는 피드백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의견이 갈리던 중 1991년에 방송 된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영상을 함께 시청했다.

김 프로는 "그 영상을 본 뒤 젊은 친구들이 '어? 될 거 같아요'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며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는 누군가에겐 옛 것에 대한 그리움이었고 누군가에겐 옛 것에 대한 새로움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아이디어는 급물살을 타면서 기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제일기획은 핼러윈 대표 캐릭터인 좀비와 삐에로를 결합해 새로운 장르,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다.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와 블러드시티를 결합한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김 프로는 "김완선 씨를 찾아가 콘셉트를 설명했더니 적극적으로 공감하면서 안무와 편곡까지 맡아줬다"며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의 뮤직비디오가 없다는 것도 그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 광고가 아닌 뮤직비디오를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먼저 뮤직비디오 풀버전을 공개해 타깃의 관심을 유도한 뒤 이를 축약한 블러드시티 버전을 만들어 공개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전했다.

제일기획은 8월 중순, 에버랜드를 배경으로 찍은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뮤직비디오를 먼저 공개했다. 29년 만에 선보인 뮤직비디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그는 "김완선 씨의 뮤직비디오가 화제가 된 직후 8월 30일부터 광고를 론칭했다"며 "이후 국내 최대규모 옥외광고판이 있는 삼성동 K팝 스퀘어에 뮤직비디오 영상을 운영하고, 영화 '그것2'와 컬래버레이션 광고 영상을 제작하는 등 핼러윈 하면 에버랜드가 연상되도록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다. 

그렇게 한 달 여간 핼러윈 마케팅을 펼친 결과, 올해 10월 에버랜드 방문객 수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1976년 에버랜드 오픈 이후 10월 역대 최대 방문객 수를 달성한 것.

김형운 프로는 "올해 9월 핼러윈 연관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 에버랜드가 1위를 차지했다"며 "인지도와 매출 모두 크게 상승시킨 캠페인"이라고 전했다.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189만, 좋아요 5만, 댓글 수 7500개를 넘어섰다. 김완선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도 뮤직비디오 공개 전 300명에서 현재 1만8000여명으로 증가했다.

김 프로는 "봄 하면 벚꽃엔딩이 떠오르고 겨울 하면 라스트 크리스마스가 떠오르듯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핼러윈이 되면 모두가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를 떠올렸으면 좋겠다"며 "이를 통해 매년 핼러윈 하면 에버랜드가 자연스럽게 연상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듯이 옛것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움을 접목한 뉴트로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뉴트로는 기성세대가 좋아했던 콘텐츠, 패션, 문화 등에 새로움을 입혀 젊은 세대와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좋은 사회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