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받기 위한 광고 아닌, 전하고픈 메시지에 집중해야"… 손정화 이노션 CD
"상 받기 위한 광고 아닌, 전하고픈 메시지에 집중해야"… 손정화 이노션 CD
  • 김수경
  • 승인 2019.10.0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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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광고제서 받은 영감 자양분 삼아 자신만의 광고 만드는 것이 중요"
스파이크스 아시아 2019 Outdoor·Radio·Audio 부문 심사위원 맡아
손정화 이노션 CD. ⓒ싱가포르 김수경 기자

[싱가포르 = 김수경 기자] "광고제에서 상 받기 위한 광고를 위한 고민이 아닌, 내가 정말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외 유수의 광고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손정화 이노션 CD(Creative Director)가 올해 심사위원 자격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 광고제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 2019를 찾았다. 

브랜드브리프는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가 열린 싱가포르에서 손정화 이노션 CD를 만나 심사위원으로 광고제에 임하게 된 소감을 공유했다.

손 CD는 "과거 주니어 시절 참관단 자격으로 스파이크스 아시아를 방문했고 칸 라이언즈에도 참관을 간 적이 있다"며 "올해는 심사위원이라는 새로운 목적으로 방문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그는 "이노션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광고대행사들의 출품작을 마음 속으로 응원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심사에 임했다"며 "참관단으로 왔을땐 시상식이나 수상작을 중점적으로 봤지만 이번엔 더 폭 넓은 관점으로 다양한 작품과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정화 CD는 "한때는 해외 유명 광고제에서 상 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시상식에도 트렌드라는게 있기 때문에 상에 연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을 탄 작품을 신경쓰기 보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캠페인이 무엇인지, 세상에 어떤 목소리를 내고 싶은지를 고민해보길 바란다"며 "해외 광고제에서 좋은 성적을 낸 캠페인들을 보며 자양분 삼아 거기서 영감을 받아 자신의 생각에 집중한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손 CD는 국내외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양말을 제작한 캠페인 '월화수목금토일 점자양말(7days braille socks)'로 애드페스트, 뉴욕페스티벌, 부산국제광고제 등 글로벌 광고제에서 수상하며 주목 받았다.


손 CD는 올해 Outdoor(아웃도어)·Radio(라디오)·Audio(오디오) 부문 심사위원을 맡았다. 올해는 전통적인 옥외광고와 라디오·오디오 플랫폼을 넘어 디지털과 퍼포먼스가 결합된 형태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가 주목 받았다. 

각 나라 심사위원들과 함께 아시아 지역의 문화적, 역사적 정서에 대한 심도깊은 토론을 나누고 하나 하나의 캠페인을 다양성의 관점에서 깊이 이해하려는 심사 분위기가 감동적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손정화 CD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인사이트와 확장성을 갖춘 캠페인이 호감을 얻기는 쉽지만 심사위원들은 아시아만의 문화적 특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고 한다"며 "스파이크스 아시아만의 차별점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칸 라이언즈에서는 상대적으로 글로벌적인 크리에이티브가 더 주목받는다면 스파이크스 아시아는 전쟁이나 식민 경험, 여성인권, 아동인권 등 아시아만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크리에이티브가 주목 받는다"며 "해외 광고제의 문화적 이해도가 높아진 것 같아 상당히 의미있다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손 CD는 올해 아웃도어 골드를 수상한 룽(Loong) 베이징의 'A team of one - Tencent, China Organ Donation' 캠페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이 캠페인에서는 한 명의 장기기증자로부터 장기를 기증받아 새 생명을 얻은 5명의 사람들이 하나의 농구팀을 이뤄 경기를 펼친다. 중국 내 낮은 장기기증률을 높이기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캠페인은 올해 PR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아웃도어는 국내에서 옥외광고로 불리는데 빌보드 광고판이나 디지털 사이니지도 있지만 최근에는 퍼포먼스 등 새로운 영역의 아웃도어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 캠페인도 처음에는 아웃도어로 분류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확장된 시점으로 심사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평했다.

이어 "최근에는 많은 브랜드들이 단순히 착한 일을 하는 캠페인을 넘어 용감한 목소리를 내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며 "하나의 브랜드가 사회적 이슈에 대해 한쪽에 치우치는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어찌보면 위험하고 조심스럽지만 과감하게 용기를 내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 액티비즘이 올해 크게 주목 받았다"고 전했다. 

이노션은 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조용한 택시'와 현대해상의 '힐링정글(Healing Jungle)' 캠페인으로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금상 3개를 포함해 총 7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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