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입문자를 위한 AI 원스텝… 생성 AI 대체 뭐가 다른데?
[김민석] 입문자를 위한 AI 원스텝… 생성 AI 대체 뭐가 다른데?
  • 김수경
  • 승인 2023.05.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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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 ChatGPT 뭐가 다를까?
창작자들은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본 칼럼은 제일기획 매거진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이 화제일 정도로 AI 분야의 성장이 가파르다. 기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ChatGPT'라는 단어를 흔히 접할 수 있는 요즘이다. 꽤 오래전부터 유망한 미래 기술인 인공지능(AI)이 지금 이 시점에 왜 이렇게 대두되고 있을까? 기존의 AI와 무엇이 다르고 그 정체는 무엇일까?

최근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AI 기술들의 정체는 '생성 AI'다. 생성형 AI(Generative AI)라고도 불리는 이 기술은 말 그대로 무언가를 생성해내는 AI로, 자연어 처리 기술과 딥 러닝 등을 토대로 새로운 텍스트, 이미지, 사운드 등을 생성한다. 쉬운 예를 들어 내 편지를 대신 써주고, 그림을 대신 그려주는 등 마치 사람처럼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알파고와 ChatGPT 뭐가 다를까?

텍스트를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AI 모델 스테이블 디퓨젼을 직접 활용해 만든 이미지. 'A generative AI with a human appearance' 라는 텍스트를 주고 이미지로 변환했다. ⓒ제일기획

기존에 우리가 흔히 접했던 AI는 정보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무엇인가를 분류하고 분석하거나 예측하는 데 주로 활용됐다. 가장 유명한 AI인 '알파고'는 이세돌 기사와의 바둑 대결에서 다음 수를 예측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넷플릭스 등의 다양한 플랫폼에서는 고객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콘텐츠 또는 제품을 추천해준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우리 눈에 실체가 잘 보이지 않아 어떠한 원리를 통해 작동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뭔가 복잡하고 기술적인 것 같아 내가 사는 세상과는 조금 먼 느낌으로 여겨지곤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데 그 능력이 출중한 생성 AI는 우리에게 조금 더 친숙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영화 아이언맨 속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처럼 실시간으로 묻는 말에 검색 결과와 함께 제대로 된 정보를 설명해줄 수 있는 기술이 생성 AI로 거의 현실화가 됐다. 내가 입력하는 명령어, 즉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답변을 생성하며, 인간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 텍스트 또는 이미지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기술을 잘 몰라도 부담 없이 말로 질문만 해도 사용할 수 있는 친숙한 AI 가 눈앞에 있다.

나와 대화하는 사람 같은 AI

텍스트를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AI 모델 스테이블 디퓨젼을 직접 활용하여 만든 이미지. 'A generative AI with a human appearance' 라는 텍스트를 주고 이미지로 변환했다. ⓒ제일기획

가장 대표적인 생성 AI로는 OpenAI사에서 만든 텍스트 생성 인공지능 기술 GPT 모델과 이를 활용해 채팅형 인터페이스로 만든 ChatGPT 서비스가 있다. "내일 가져가야 할 숙제를 아직도 안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해?" 같은 질문을 던지면, "숙제를 마지막까지 미루는 버릇은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니 답을 드리자면(후략)" 마치 사람처럼 인공지능이 답을 해주는 방식이다.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 데이터와 인터넷상의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거대한 언어 모델을 만들었고, 이렇게 커진 AI 모델을 초거대 AI 모델이라고 이야기한다.

대표적으로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모델은 '생성을 위해 사전에 훈련된 변환기'의 의미를 지니는 AI 모델이고, 이는 일종의 뇌와 같은 역할을 하며 컴퓨팅 파워 및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풋에 대한 결과물을 생성한다. 현재 GPT-4 버전까지 출시됐고 올해 안에 더 똑똑해진 GPT-5를 선보일 예정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KT의 '믿음', 구글의 'LaMDA', 메타의 'LLaMA' 등 여러 기업과 연구 기관에서 각자의 거대 AI 모델을 구축하고자 연구하고 있다.

챗GPT에게 생성 AI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Open AI Chat GPT

이러한 초거대 AI를 이용해 누구나 생성 AI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고 있다. 기존의 AI가 일종의 B2B 서비스에 가까운 느낌이라면, 현재의 생성 AI는 B2C 서비스에 가깝다. 그 중 가장 유명한 'ChatGPT'는 GPT모델을 기반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회원가입만으로 손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웬만한 상식은 곧잘 대답해주고, 문서를 대신 써주기도 하며 심지어는 프로그래밍 코드를 대신 짜주기도 한다. ChatGPT의 API를 활용해 카카오톡 채널로 간단하게 사용해 볼 수 있도록 개발한 AskUp과 같은 서비스도 있다.

원하는 걸 말해봐 그림을 그려줄게, 이미지 생성 AI

텍스트를 이미지로 만들어 주는 인공지능 기술도 매우 인기가 많다. 대표적으로 스테빌리티 AI(Stability AI)에서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배포한 스테이블 디퓨젼(Stable Diffusion), 오픈(Open) AI사에서 만든 달-리 2(Dall-E 2), 미드저니에서 개발한 예술 분야 특화 AI 미드저니(Midjourney) 등이 있다.

ⓒStability AI 공식 홈페이지

스테이블 디퓨젼이나 달리 2 같은 이미지 생성 AI들은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해주고(Text to Image), 이미지를 기반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하고(Image to Image), 이미지를 기반으로 프레임 밖의 배경을 추가하고(Outpaint), 이미지 안에서 바꾸고 싶은 요소들을 변경하고(Inpainting), 고해상도로 이미지의 크기를 확대하고(Upscaleing), 심지어는 사람의 자세도 마음대로 바꾸고(ControlNet), 사람의 얼굴이나 옷, 이미지 스타일 등을 학습해서 이미지를 생성하는 등 다양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텍스트를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AI 모델 스테이블 디퓨젼을 직접 활용하여 만든 이미지. 'A generative AI with a human appearance' 라는 텍스트를 주고 이미지로 변환했다. ⓒ제일기획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현재의 기술들이다. 가정용 고성능 GPU가 장착된 컴퓨터만 있으면 직접 설치해 실행할 수도 있고, 유튜브 튜토리얼 등을 보고 따라 하면 나만의 프롬프트로 새로운 이미지들을 쉽게 생성해볼 수 있다. 스테이블 디퓨젼 모델은 오픈소스로 공개됐기 때문에 전 세계의 개발자들이 새로운 기능들을 매일 같이 서로 협업해 만들어내고 있어 성장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 또한 이러한 기술들을 활용해 예쁘고 특별한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주는 상용 어플리케이션들도 인기를 얻었다. 이제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 생성 뿐만 아니라 영상을 만들어주는 기술까지 공개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특정한 영역에서 어려운 기술로 존재했던 AI가 우리의 일상 영역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와 인간이 보는 이미지를 알아듣고 만들어내는 생성 AI로 인해 손쉽게 사용 가능한 친숙한 AI 시대가 도래한 것. 기술이 대중에게 가까워지고 보편화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새로운 것을 생성해내는 AI 기술 특성상, 지속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업계에서는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성 AI를 통해 인간이 작성한 것과 유사한 문장, 이미지, 음성 등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깊은 연관이 있는 창작 분야, 대표적으로 콘텐츠, 디자인, 예술, 크리에이티브, 광고 등의 시장 영역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만들어내는 변화에 준비가 필요하다.
 

벚꽃철을 맞아 AI 프로그램 스테이블 디퓨전에 '봄이 없는 달 또는 우주 행성에 벚나무가 핀다면?' 이라는 텍스트를 입력했더니 이렇게 아름다운 이미지가 탄생했다. ⓒ제일기획
벚꽃철을 맞아 AI 프로그램 스테이블 디퓨전에 '봄이 없는 달 또는 우주 행성에 벚나무가 핀다면?' 이라는 텍스트를 입력했더니 이렇게 아름다운 이미지가 탄생했다. ⓒ제일기획
벚꽃철을 맞아 AI 프로그램 스테이블 디퓨전에 '봄이 없는 달 또는 우주 행성에 벚나무가 핀다면?' 이라는 텍스트를 입력했더니 이렇게 아름다운 이미지가 탄생했다. ⓒ제일기획

최근에는 블로그와 SNS에서도 생성 AI로 만들어진 텍스트 이미지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일반인들 또한 콘텐츠 창작에 AI를 활용하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얼마 전 공개된 새로운 버전의 GPT-4는 텍스트뿐 아니라 입력된 이미지도 알아들을 수 있다고 한다. '텍스트'와 '이미지' 생성 AI가 결합돼, 인간에 가까울 정도로 상황을 인식하고 맥락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이제는 텍스트 또는 이미지 단독으로 받아들이는 AI가 아니라 시각, 청각, 동영상, 3D 등 다양한 방식의 인터페이스로 정보를 주고받는 ‘멀티 모달(Multi-Modality)’ 기능을 갖춘 생성 AI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내 업무에 AI를 활용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AI가 만든 결과물들은 아직 완벽한 수준은 아니기에, 초안 작업 중심으로 활용하고 최종 결과물은 사람들이 검수하고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따금 거짓된 정보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윤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결과물을 생성하기도 하며, 저작권 관련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는 등 아직은 문제 소지 가능성이 다분해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 이제는 비즈니스에 범용적인 사용이 가능한 사례가 등장하고 있으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기에 앞서 이야기한 창작 분야에서의 작업 효율이 기존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다양한 결과물을 빠르게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남으로써 생성 AI의 비즈니스 분야 활용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칼럼에선 최근 생성 AI가 무엇인지를 알아보았다. 솔직히 고백하면 이 글의 30% 정도는 ChatGPT가 답변으로 생성한 텍스트를 활용했다. 정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설명으로 훨씬 쉽게 글을 쓸 수 있었다. 여러분이 이렇게 AI를 활용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돕기 위해 생성 AI에 대한 아티클을 몇 차례 더 발행할 예정이다. 특히 생성 AI와 광고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를 둘러싼 창작 분야의 변화와 비즈니스 사례, 업무 활용법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려고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입문자를 위한 AI 원스텝 #2 창작자들은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글이든 그림이든 영상이든, 요청하면 뚝딱 만들어 주는 생성 AI. 생성 AI는 이미 콘텐츠 창작 영역에서 눈에 띄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광고, 마케팅, 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일반 개인들도 손쉽게 생성 AI를 활용해 자신만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펼치고 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려 해도 먼저 남들이 만든 걸 봐야 하는 법. 오늘은 기업과 브랜드, 개인이 생성 AI를 활용해 어떤 창작물을 만들어 내고 있는 지 소개하고자 한다.

생성 AI를 활용해 브랜드에 트렌디한 감성을 더하다

생성 AI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22년부터 기업들은 이미 이 기술을 활용해 캠페인을 기획하고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었다. 생성 AI의 화제성을 이용한 마케팅이나 생성 AI의 특성을 위트 있게 녹여낸 캠페인 등 발 빠르게 생성 AI를 활용해 주목받았던 사례를 살펴보자.

AI가 그린 그림으로 케이스 스킨 등을 제작한 갤럭시 북 아트 프로젝트. ⓒ제일기획

삼성전자는 갤럭시 북 2 시리즈 디지털 캠페인의 일환으로 생성 AI를 활용한 '갤럭시 북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2022년 7월). 참가자들이 나만의 AI 예술 작품을 만들고, 그 작품으로 갤럭시 북을 취향대로 꾸밀 수 있었다. 카카오브레인의 AI 아티스트인 '칼로(Karlo)'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자신이 원하는 장소와 행위, 오브제 키워드, 그리고 화풍 스타일을 지정하면 AI 아티스트가 나만의 AI 아트 작품을 생성해 준다. 작품은 다운로드하여 개인 소장할 수 있고, 갤럭시 북2 시리즈 제품의 케이스 스킨으로도 제작할 수 있었다. 생성 AI가 부상하는 시점의 이슈성과 화제성을 바탕으로, 기업·브랜드의 캠페인에 기술과 창의적인 요소를 더한 사례로 볼 수 있다.

AI가 ‘케첩’이라는 키워드로 그린 그림을 모아 만든 하인즈의 홍보 영상. ⓒ하인즈 공식 유튜브 채널
AI가 '케첩' 키워드로 그린 그림을 모아 만든 하인즈의 홍보 영상. ⓒ하인즈 공식 유튜브 채널

하인즈(HEINZ)는 생성 AI의 특성을 잘 활용한 크리에이티브로 주목을 받았다(2022년 7월). 텍스트를 기반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생성 AI, Dall-E 2에게 '케첩'이라는 키워드를 프롬프트로 입력하면 어떤 이미지가 만들어지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결과물은 다양한 케첩의 이미지를 생성했고, 그중 대다수가 하인즈 케첩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들이었다. 이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여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AI가 케첩의 대명사로 '하인즈'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인즈는 업계 리딩 브랜드로서의 독보적 위치를 자연스럽고 재치 있게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고, 새로운 기술을 선도적으로 받아들이는 트랜디한 브랜드 이미지까지 획득할 수 있었다.

네슬레(Nestle)의 유제품 브랜드 라 라띠에르(La Laitière)는 생성 AI의 이미지 확장 기능을 활용해 신박한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였다.(2022년 9월) 브랜드를 상징하는 예술 작품인 베르메르(Vermeer) 작가의 '우유 따르는 여인(The Milkmaid)'을 기반으로, 배경 주변을 추가로 확장해 그리는 '아웃페인팅(Outpainting) 기능'을 활용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작했다. 1660년경 제작된 원본 작품엔 '우유를 따르는 여인'만 존재했지만, 2022년 생성 AI로 탄생한 새로운 작품은 베르메르 작품의 스타일을 유지한 채 '여인이 우유를 따르는 모습을 경이롭게 지켜보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보여준다. AI의 신박한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탄생시켰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 인상적인 사례였다. 이 캠페인은 '오길비 파리(Ogilvy Paris)'에서 함께 했다.
 

우유를 따르는 여인 원작
우유를 따르는 여인 원작. ⓒ제일기획
생성 AI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경을 그려낸 우유 따르는 여인 확장 버전. ⓒ라 라띠에르(La Laitière)

출판사에서 생성 AI를 활용해 책을 만드는 사례도 등장했다. 올해 2월, 스노우폭스북스 출판사는 사람이 만든 기획안을 바탕으로 ChatGPT를 활용해 책을 만들었다.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ChatGPT가 영어로 원문을 작성했고, 파파고를 통해 한국어로 번역하여 출판했다. AI를 통해 맞춤법 확인 및 퇴고를 진행했고, 책 표지 일러스트 또한 생성 AI 중 하나인 셔터스톡 AI에게 그리게 했다. 이 모든 과정이 약 7일 만에 이뤄져 세상에 나왔다. 이렇듯 기업들은 생성 AI를 콘텐츠 제작에 활용하며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창작자의 아이디어에 날개를 달아주는 생성 AI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창작의 영역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과거에는 컴퓨팅 파워와 기술 복잡도의 한계로 인해 일반 개인들이 AI 기술을 활용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GPU, 클라우드 인프라 등의 발전으로 인해 이제는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일반 개인들도 큰 비용 없이 ChatGPT, Dall-E, MidJourney, Stable Diffusion 등의 오픈소스 및 상용화된 서비스들을 활용해 창의적인 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필자가 미드저니에게 ‘‘제일기획이 신발을 만든다면?’’을 요청해 그린 그림
필자가 미드저니에게 "제일기획이 신발을 만든다면?’"을 요청해 그린 그림. ⓒ제일기획
필자가 미드저니에게 "우주 공간에 삼성 리테일 스토어가 있다면?"을 요청해 그린 그림. ⓒ제일기획

텍스트만으로도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생성 AI 툴 덕분에, 사람들은 머릿속 상상에만 존재했던 아이디어를 비교적 쉽게 구체화해서 나타낼 수 있게 됐다. 그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분야는 가상의 컬래버레이션이다. 인기 브랜드 및 IP들이 실제로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개인들이 상상하거나 희망하는 서로 다른 브랜드, 오브제를 섞어서 세상에 존재하기 어려운 컬래버레이션을 생성 AI로 만들어 낸다. 다양한 상상을 통해 생성된 가상 컬래버레이션 제품이나 이미지들이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에 공유되고 있으며, 사람들의 수많은 호응을 받은 아이템들은 순식간에 유명세를 얻고 전 세계 SNS상으로 퍼져 나가곤 한다. 그중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겠다.

디자이너 Paul Parsons는 미드저니를 활용해 '나이키와 슈퍼히어로들의 가상 콜라보 축구화' 콘셉트 아트를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축구화뿐만 아니라 히어로들과 미식축구 헬멧을 컬래버레이션하기도 했고, 아이언맨과 배트맨을 컬래버레이션하기도 했다.

디자이너 Paul Parsons이 AI를 활용해 만든 가상 컬래버레이션 축구화 및 작품들. ⓒPaul Parsons 인스타그램

스타트업의 CEO Benjamin Benichou는 생성 AI를 활용해 실제 세계나 가상 현실에서나 있을 법한 팝업 스토어 아이디어들을 이미지로 제작했다. '에베레스트산에 나이키 스토어가 있다면?'이라는 주제로 'Impossible Store' 콘셉트 시리즈를 만들었고, 한옥과 같은 동양 전통 스타일의 Coach 매장 이미지 등의 작업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Benjamin Benichou가 생성 AI로 그린 '불가능한 스토어(Impossible Store)' 시리즈. ⓒBenjamin Benichou 인스타그램
Benjamin Benichou가 생성 AI로 그린 '불가능한 스토어(Impossible Store)' 시리즈. ⓒBenjamin Benichou 인스타그램
Benjamin Benichou가 생성 AI로 그린 '불가능한 스토어(Impossible Store)' 시리즈. ⓒBenjamin Benichou 인스타그램
Benjamin Benichou가 생성 AI로 그린 '불가능한 스토어(Impossible Store)' 시리즈. ⓒBenjamin Benichou 인스타그램

나이키와 티파니앤코가 실제 컬랩레이션 제품을 내놓아 화제가 된 가운데, 팬들이 만든 가상의 컬래버레이션 제품들도 주목받았다. 실제로 나온 제품보다 더 반응이 좋은 가상 제품들도 존재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이 외에도 SNS상의 다양한 가상 컬래버레이션 이미지들을 살펴보면 실물보다 더 실물 같고 더 소장하고 싶은 아이템들도 있어서, 많은 브랜드 담당자가 이러한 생성 AI 콘셉트 아트 작품들로부터 실제 제품의 아이디어를 얻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리포터가 발렌시아가를 입는다면?

영화 등의 유명 콘텐츠 IP와 브랜드를 결합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재미있는 사진과 영상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demonflyingfox'라는 ID를 가진 한 유저가 유튜브에 '해리포터가 발렌시아가를 입는다면?'이라는 주제로 발렌시아가 패션을 입은 해리포터, 해그리드, 스나이퍼 교수 등이 말을 하는 영상을 만들어 올려 굉장한 화제가 했다. 이미지를 생성하는 미드저니(Midjourney),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일레븐랩스(ElevenLabs), 이미지의 인물이 말하는 동영상을 만드는 D-ID 솔루션 등을 사용했고, 총 작업 시간이 2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AI를 가지고 놀아본 지 몇 달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영상은 현재 거의 1000만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획득했고, 9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려, 영상의 성공으로 유튜브 광고 수익까지 받고 있다고 한다. 이후 '글로벌 CEO가 발렌시아가를 입는다면?', '세계 각국 정상들이 발렌시아가를 입는다면?' 등의 밈 시리즈들이 유행했다.

AI로 만든 영상 '해리포터가 발렌시아가를 입는다면?'. ⓒdemonflyingfox 유튜브 채널

또 다른 유저의 '해리포터를 웨스 앤더슨(Wes Anderson)이 연출하였다면?'이라는 주제의 이미지도 화제가 됐다. 해리포터 내 다양한 캐릭터가 동화 같은 색감으로 유명한 웨스 웬더슨의 영화적 분위기와 패션 스타일에 완벽히 녹아들어 색다른 이미지를 연출해 내었고 이 또한 관심을 끌었다.

AI를 활용해 해리 포터 캐릭터를 웨스 앤더슨 스타일로 각색해 만든 이미지. ⓒpanoramachannel 인스타그램 채널
AI를 활용해 해리 포터 캐릭터를 웨스 앤더슨 스타일로 각색해 만든 이미지. ⓒpanoramachannel 인스타그램 채널

가상의 컬래버레이션이 인기를 얻으며 사람이 실제로 만든 것과 AI가 생성한 것을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슈가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 같은 가짜 음원으로 주목받은 드레이크(Drake)와 위켄드(The Weeknd) 목소리의 'Heart on My Sleeve' 노래(2023년 4월)는 고스트라이터(Ghostwriter)라는 유저가 만든 것이었고, 콜로라도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은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디지털 아트 작품(2022월 8월)은 미국의 게임 디자이너 제이슨 앨런(Jason Allen)이 AI로 만든 그림이었다. 이렇듯 일반 개인이 생성 AI를 통한 창작 영역에 발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수많은 새로운 AI 창작물이 범람하게 될 것이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세상, 창작과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개념도 점점 변화해갈 것이며, 그 사이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예술적 감성을 지키며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생성 AI를 활용한 소비자 참여 캠페인, 생성 AI를 활용한 브랜드 홍보 영상 그리고 머릿속으로 생각만 할 수 있었던 재밌는 컬래버레이션과 각종 이미지. 오늘은 기업과 개인이 생성 AI를 활용해 만들어 낸 신선한 결과물들을 살펴보았다. 앞으로 생성 AI 기술이 더 발전하며 창작 비즈니스 곳곳에도 AI를 활용한 사례는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여러분이 무언가를 창작하는 비즈니스에 종사한다면 AI는 더 이상 취향의 문제가 아닌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 필수 영역이 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관심의 시작은 직접 해보는 것일 테니, 오늘이라도 당장 생성 AI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도록 하자. 상상만 하던 키워드를 입력해 보는 것으로 여러분은 생성 AI와 함께하는 세상에 바짝 가까워질 것이다. [제일기획 Meta Lab팀 김민석 프로]

김민석 프로의 칼럼은 제일기획 블로그 '제일매거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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