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활용해 만든 광고·마케팅, 저작권은 보호받을 수 있을까?
생성형 AI 활용해 만든 광고·마케팅, 저작권은 보호받을 수 있을까?
  • 권경은
  • 승인 2023.05.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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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이 자체개발한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통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스마트TV를 활용해 루이스를 시연하고 있는 직원들.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자체개발한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통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스마트TV를 활용해 루이스를 시연하고 있는 직원들. ⓒ현대백화점

최근 생성 AI를 도입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AI 카피라이터 '루이스'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KT의 자회사 KT알파는 지난달부터 지니뮤직과 협업해 자사 홈쇼핑 배경음악을 제작해 방송에 활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 다시 말해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AI가 생성한 카피, 음악, 로고 등 브랜드 저작물(creative assets)의 저작권은 보호받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 법 제정 동향을 보면 생성형 AI만으로 작업이 이뤄졌다면 보호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생성형 AI가 등장한 후 각 국가에서는 기반 제도를 구축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 중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저작권 문제다.

미국의 경우 지난 3월 중순 저작권청에서 생성형 AI 활용 콘텐츠의 저작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으려면 저자가 인간이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생성 AI로 만든 것은 보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생성형 AI가 만든 것이라도 저작권청에서 '기계적 재생산(mechanical reproduction)'의 결과물인지, '저자의 오리지널한 정신적 개념'이 들어가 있는 것인지 판단해 후자의 경우 저작권을 부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저작권을 부여하는 경우에도 인간이 만들어낸 부분에 한정해 저작권을 보호한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브랜드 저작물에 적용해 보면, AI로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저작물을 만든다면 원칙적으로는 저작권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이 창의성을 가지고 선택, 배열하는 등 저작권 보호 한도 내에서 생성형 AI가 만든 것을 수정한다면 저작권이 부여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생성형 AI 관련 저작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법은 없는 상태다. 다만 현행 저작권법에서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하고 있으므로 생성형 AI가 만든 콘텐츠에는 저작권이 부여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생성형 AI를 이용한 콘텐츠 제작은 이미 전세계 마케팅 업계에 확산된 상태다. 마케팅 업계지인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의 16일 기사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마케터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이미 58.9%가 AI 도구를 사용해 기존 콘텐츠를 최적화시킨 적이 있다고 답했다. 13% 정도는 AI 기반 콘텐츠는 인간이 만든 콘텐츠와 구별할 수 없다고 답했다.

빠르게 마케팅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추세지만 법제화 동향을 살펴보면 고민할 문제들이 많다. 생성형 AI 기반 브랜드 마케팅을 시행할 때 저작권 보유 문제 뿐 아니라 저작권 침해와 표절 문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생성형 AI 시스템 개발을 위해 AI 학습에 활용한 자료들과 관련한 저작권 침해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이미지·영상 데이터베이스 업체인 '게티이미지(Getty Images)'에서는 영국의 인공지능 개발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게티이미지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수백만개 이미지를 AI 학습에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각국에서 소송과 법제화 노력이 이뤄지는 가운데 외국에서는 관련 논의가 활발하다. 논의 내용들을 살펴 보면 생성형 AI로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브랜드 마케터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먼저 던져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생성형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 때 소유할 것인가, 소유하지 않을 것인가?
둘째, 생성된 콘텐츠 중 도난당하거나 저작권 법으로 보호받지 않아도 되는 콘텐츠는 무엇인가?
셋째, 브랜드 저작물로 보호받아야 하는 콘텐츠는 무엇인가?


저작권으로 보호받아야 할 브랜드 저작물은 인간이 맡고 그 외의 영역을 생성형 AI로 활용하는 것이 저작권과 관련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