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수명은 20년"… 비건 브랜드 '낫코(NotCo)', 도축당한 동물의 AI 초상화를 그리다
"돼지의 수명은 20년"… 비건 브랜드 '낫코(NotCo)', 도축당한 동물의 AI 초상화를 그리다
  • 김수경
  • 승인 2023.04.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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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성 갖고 자연스럽게 나이 든 동물들의 모습 광고에 담아
세계적인 마케터 페르난도 마차도 CMO가 '낫코' 이직 후 선보인 첫 캠페인으로 주목
AKQA Bloom 대행
낫코(NotCo)의 AI 동물 초상화 캠페인. ⓒNotCo

식용을 위해 도축 당하는 동물들이 만약 수명을 다 할 때까지 산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인공지능(AI)이 그 답을 내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비건 식품 브랜드 낫코(NotCo)는 AI를 활용해 존엄성을 갖고 자연스럽게 나이 든 동물들의 모습을 담은 광고 캠페인을 선보였다.

낫코에 따르면 소의 자연 수명은 48년, 돼지와 닭은 약 20년에 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물들은 인간의 밥상 위에 오르기 위해 태어난지 얼마 안 돼 도축당하는 삶을 살고 있다. 낫코는 이같은 불편한 진실을 조명하고자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

페르난도 마차도 낫코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는 "최근 AI를 기반으로 한 많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고, 대부분은 그저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물론 AI 기술이 매우 화제를 모으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반면 낫코의 경우엔 회사 전체가 AI에 오롯이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식물 기반 제품을 만들기 위해 특허받은 AI인 주세페(Giuseppe)를 사용한다"며 "그런 면에서 현존하지 않는 미래의 무언가를 상상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자극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에서 AI를 활용한 것은 매우 적절했다"고 밝혔다.

낫코(NotCo)의 AI 동물 초상화 캠페인. ⓒNotCo

페르난도 마차도 CMO는 "브랜드 활성화 측면에서 낫코는 열렬판 팬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알게 되길 바란다"며 "이번 캠페인의 목표는 환경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함이다. 오늘날 식품 산업의 실태에 대해 반성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AKQA Bloom이 대행한 낫코의 AI 동물 초상화 캠페인은 미국과 칠레,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아르헨티나에서 소셜미디어와 옥외 광고, 인쇄 광고로 만날 수 있다.

이번 캠페인은 '천재 마케터'로 불리는 페르난도 마차도 CMO가 낫코로 자리를 옮긴 후 처음으로 선보인 작업물로 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페르난도 마차도는 첫 회사였던 유니레버(Unilever)에서 인턴으로 시작해 도브(Dove)의 글로벌 브랜드 개발 부사장에 오르기까지 18년 동안 근무했으며, 이후 버거킹 글로벌 CMO로 자리를 옮겨 최대 경쟁 브랜드인 맥도날드에 맞서는 과감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캠페인을 연달아 선보이며 버거킹을 '세계 최고의 마케팅 맛집'으로 만든 인물로 유명하다. 2021년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로 이직해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비롯,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을 펼치는 등 대중이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브랜드 캠페인으로 주목 받았다.

그가 선택한 칠레의 푸드 테크 회사인 낫코는 AI 주세페(Giuseppe)를 활용해 동물성 식품의 맛과 질감, 향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해 내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 가치는 15억 달러(한화 약 1조9635억원)에 달하며, '우유가 아닌 우유(NotMilk)', '마요가 아닌 마요(NotMayo)', '버거가 아닌 버거(NotBurger)'와 같은 채식주의자용 대체 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낫코(NotCo)의 AI 동물 초상화 캠페인. ⓒNot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