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마저 지우는 틱톡의 '볼드 글래머', 우려에도 뜨거운 인기
자존감마저 지우는 틱톡의 '볼드 글래머', 우려에도 뜨거운 인기
  • 권경은
  • 승인 2023.03.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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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레버(Unilever)가 운영하는 뷰티 브랜드 도브(Dove)는 지난해 사진 보정앱을 비판하는 내용의 '반전 셀피(Reverse Selfie)' 캠페인으로 칸 라이언즈(Cannes Lions)에서 골드(Gold)를 포함해 4개의 라이언즈를 수상했다. '보정앱은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을 조장해 청소년들에게 해로운 효과를 줄 수 있다'는 내용의 캠페인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청소년들 사이에서 보정앱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틱톡(TikTok)은 '볼드 글래머(Bold Glamour)'라는 뷰티 필터를 제작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했다. 이 필터를 통해 자신의 사진에 메이크업을 더하고 윤곽선을 수정하고, 피부를 매끄럽게 만들어 주는 효과를 줄 수 있다.

도브의 '반전 셀피(Reverse Selfie)' 캠페인. ⓒCANNES LIONS

도브의 '반전 셀피' 캠페인을 대행한 오길비 런던(Ogilvy London)이 칸 라이언즈에 출품한 자료에 따르면, 80%의 여자 아이들이 13세 이전에 사진을 수정하는 용도로 이미지 보정앱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왜곡된 이미지는 향후 십대들의 자살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가짜 이미지가 소녀들의 자신감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유니레버는 보도자료를 통해 "볼드 글래머라는 새로운 필터의 인기는 위험한 현상으로, 도브가 그간 없애기 위해 노력해온 미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유니레버의 노력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볼드 글래머' 필터는 매우 자연스러우면서도 극적인 형태로 얼굴을 변화시켜 주며 청소년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지난 2월 말부터 '볼드 글래머'가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으며 이후 틱톡에 이 효과를 사용해 업로드된 영상이 1700만 개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에서 '볼드 글래머'로 검색시 나오는 영상들
유튜브에서 '볼드 글래머'로 검색시 나오는 영상들.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