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힘으로 모두의 삶 풍요롭게"… 유니클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 전략
"옷의 힘으로 모두의 삶 풍요롭게"… 유니클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 전략
  • 김수경
  • 승인 2023.02.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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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바 에이코 패스트리테일링 서스테이너빌리티 커뮤니케이션 담당 디렉터, 유니클로 전략 공유
"4개 분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세계 만들기 위한 비즈니스 추구"
느린 학습 아동 지원하는 '천천히 함께' 캠페인 출범… 10억원 기부
셸바 에이코 패스트리테일링 서스테이너빌리티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유니클로
셸바 에이코 패스트리테일링 서스테이너빌리티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유니클로

"유니클로(Uniqlo)는 모두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태어난 라이프웨어(Lifewear)로서, 지난 수십년 간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뿌리를 두고 옷을 만들어왔습니다. 옷 본연의 힘을 바탕으로 세계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에서 글로벌 지속가능성 전략을 담당하는 셸바 에이코(Eiko Sherba) 서스테이너빌리티 커뮤니케이션 담당 디렉터가 옷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한 유니클로의 비전을 공유했다.

셸바 에이코 디렉터는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 바비엥2 교육센터에서 열린 유니클로 간담회에서 "유니클로의 사업 목표는 라이프웨어가 고객에게 전달되면 전달될수록 우리 사회와 우리 생활이 풍요로워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한 유니클로의 노력을 크게 4개 분야로 구분해 설명했다.

1. 지속가능한 서플라이 체인 구축(온실 가스 배출 감축) 
2. 공동체 지원으로 사회에 기여
3. 고객, 직원, 파트너 기업 등 모두의 다양성 존중
4. 제조-물류-판매-회수를 아우르는 글로벌 가치의 순환


그는 "오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점포 및 주요 오피스에서 90%, 서플라이 체인에서 20% 감축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매장 및 주요 사무실 전력을 2030년까지 100%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제품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주요 공장을 대상으로 에너지 감축, 탈석탄, 신재생 에너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밝혔다.

이어 "환경에 대한 부하를 줄이기 위해 Reduce(불필요한 일회용품 줄이기), Replace(친환경 소재로 전환), Reuse(재사용), Recycle(재활용) 등 4R을 실천하고 있다"며 "2022년 기준, 전체 사용 소재 중 리사이클 소재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소재를 사용한 비중은 전년 대비 5배 증가한 5%를 기록했다. 2030년에는 이 비율을 50%까지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니클로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를 사용한 셔츠와 후리스 등의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면 원가가 상승할 수 밖에 없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셸바 에이코 디렉터는 "지속가능한 소재를 쓰더라도 품질은 유지하되, 가격을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재활용 소재 조달시 가격 조절을 하는 등 제품 가격과 품질은 (기존 제품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니클로는 글로벌 1위 의류기업을 목표로 하는 만큼 성별과 인종, 장애인, 성소수자(LGBTQ+) 등 다양성을 존중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유니클로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1500명의 장애인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2022년 8월 말 현재 관리직 여성의 비율은 2014년 19%에서 43.7%로 증가했다.

이 밖에도 유니클로는 2006년부터 UNHCR과 함께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유럽 지역 난민에게 4600만벌 이상의 의류를 기부하고, 장애인 맞춤형 리폼 의류 지원 캠페인과 글로벌 해양 환경 보호 캠페인을 펼치는 등 지속가능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과 미국, 유럽 일부 지역에서 '유니클로 스튜디오' 매장을 열고 옷 수선 서비스를 선보여 주목 받았다. '유니클로 스튜디오'는 수선뿐만 아니라 리폼, 자수 서비스 등을 함께 제공해 옷을 더 오래 입을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지속가능성 모델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좌측부터)아이들과미래재단 김병기 본부장, 아이들과미래재단 이훈규 이사장, 패스트리테일링 서스테이너빌리티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셸바 에이코, 에프알엘코리아 김지훈 홍보실장.
ⓒ정상윤 기자

셸바 에이코 디렉터는 "유니클로는 NGO를 포함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으며 한국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항상 고민하고 있다"며 '천천히 함께' 캠페인 출범 소식을 전했다.

유니클로가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과 함께하는 '천천히 함께' 캠페인은 느린 학습 아동의 기초학습능력과 대인관계 및 사회성 향상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다.

'느린 학습 아동' 또는 '경계선 지능 아동'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놓여 적절한 교육과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을 뜻한다. 이들은 IQ 71~84 수준의 낮은 인지능력으로 인해 학업능력 및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니클로는 느린 학습 아동이 맞춤형 지원을 받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대인관계 역량을 향상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10억원을 기부했다.

(좌측부터)패스트리테일링 서스테이너빌리티 커뮤니케이션 아시아 담당 팀장 홍정우, 셸바 에이코 디렉터, 이보람 특수교사, 아이들과미래재단 김병기 본부장. ⓒ정상윤 기자

홍정우 패스트리테일링 서스테이너빌리티 아시아 담당 팀장은 "옷의 힘으로 미래 세대 주역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자 '천천히 함께' 캠페인을 지원하게 됐다"며 "유니클로는 지역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을 매년 선정해 지원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날 간담회에는 아이들과미래재단 이훈규 이사장과 김병기 본부장이 참석해 캠페인에 대한 세부 내용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느린 학습자 관련 유튜브 채널 '경계를 걷다' 운영자이자 '함께 걷는 느린 학습자 학교생활'의 저자인 이보람 특수교사가 연사로 참석해 복지 및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느린 학습자에 대한 지원과 인식 개선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유니클로가 아이들과미래재단에 전달한 10억원은 향후 약 10개월 동안 느린 학습 아동 240여명을 위한 맞춤형 교육 지원에 사용된다. 아동들의 기초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1:1 멘토링 학습을 지원하고 대인관계 및 사회성을 형성할 수 있는 그룹 활동 프로그램을 전개해 건강한 다음 세대로의 성장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비대면 수업 등으로 인해 학업과 또래관계에 특히 막막함을 느꼈을 아이들이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맞춤형 교육과 훈련을 받아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며 "유니클로는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미래의 꿈나무인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도움의 손길을 뻗어 더 나은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