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BTS, 그 다음은?"… 뉴욕 타임스스퀘어 '김치' 광고가 던진 메시지
"손흥민, BTS, 그 다음은?"… 뉴욕 타임스스퀘어 '김치' 광고가 던진 메시지
  • 김수경
  • 승인 2022.11.0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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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종가', 리브랜딩 일환으로 글로벌 김치 광고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집행
광고대행사 먼프, 전세계인 대상으로 한 글로벌 옥외광고 기획·대행
"한국의 김치, 이제 모두의 김치" 메시지 전해

흑백 화면 속 홀로 빨갛게 빛나는 김치가 등장한다. 성별과 인종, 나이를 불문한 다양한 사람들이 '신선하고, 맛이 풍부하고, 건강하고, 아삭아삭한 김치'를 맛 보는 장면이 느린 화면으로 이어진 뒤 "Korea's Kimchi, Now For Everyone(한국의 김치, 이제 모두의 김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 광고는 대상 종가(JONGGA)가 김치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김치의 글로벌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선보인 김치 광고 캠페인이다.

브랜드브리프는 종가의 타임스스퀘어 광고를 대행한 광고대행사 먼프(먼데이투프라이데이)의 이한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 CD)를 서면으로 만나 이번 캠페인에 담긴 메시지와 전략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이번 캠페인은 지난 1987년 탄생한 김치 전문 브랜드 '종가집'이 최근 '종가'로 리브랜딩 하면서 선보인 첫 캠페인이자, 글로벌 광고 시장의 중심가인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집행한 최초의 김치 광고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먼프는 '종가'의 글로벌 김치 광고뿐만 아니라, 리브랜딩 전반의 IMC 캠페인을 담당했다.

이한규 CD는 "시대가 변했고 취향이 그 어느때보다 다양해진만큼 김치의 위상도 달라졌다"며 "이번 캠페인에서는 단순히 김치가 달라보여야 하는 것을 넘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김치가 어떻게 다시 새롭게 다가오고 멋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광고를 포함한 전체적인 IMC 캠페인의 세계관 자체를 기존의 전통적인 식품 브랜드에서 도전하지 않을 법한 접근을 시도했다"며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기용해 단순한 모델이 아닌 직접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을 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소셜 채널 설계부터 글로벌 광고까지 모든 직원들이 의기투합한 만큼 광고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대상 종가 뉴욕 타임스스퀘어 김치 글로벌 광고 이미지. ⓒ종가

종가의 글로벌 김치 광고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아메리칸이글 빌딩 대형 전광판이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옥외광고로 집행된 만큼, 철저하게 글로벌화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 CD는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만드는 광고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광고는 처음부터 접근 자체가 다르다"며 "근본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대표 음식이 광고의 대표적인 상징인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올라가는 광고'라는 맥락에서 그 미디어의 특성을 극대화시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는 형형색색의 화려한 빌보드 광고들이 24시간 내내 돌아가는 곳이다. 먼프는 그 곳에 단순한 30초짜리 영상 한 편을 더하는 것을 넘어, 주변이 모두 형형색색으로 빛나고 있을 때 김치 광고에 가장 집중될 수 있는 방법을 시도하기로 했다.

대상 종가 뉴욕 타임스스퀘어 김치 글로벌 광고 이미지. ⓒ종가

그는 "빠른 편집감과 화려한 색감의 영상들 사이에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느린 속도, 가장 단순한 컬러로 가장 몰입감 있는 영상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흑백 단색 배경에 빨간 김치만 돋보이도록 연출하고, 찡그리는 주름 하나부터 놀라는 표정, 음미하는 표정 등 사람들의 표정과 감정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이 김치를 먹는다는 것 자체를 소위 말하는 '힙'한 일로 받아들이고 김치를 먹어보고 싶어지도록 만들고 싶었다"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김치 먹어봤어?'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렇게 건강하고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대표하는 브랜드로서의 종가를 설득력있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전세계인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카피라이팅에도 공을 들였다. 'Korea's Kimchi, Now For Everyone(한국의 김치, 이제 모두의 김치)'는 길지 않은 카피지만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로 변환하면서 다양한 원어민들에게 감수를 받고 다시 조정하는 등의 과정을 수차례 반복했다.

대상 종가 뉴욕 타임스스퀘어 김치 글로벌 광고 이미지. ⓒ종가

이한규 CD는 종가의 김치 광고가 온에어 되기 시작한 지난 달 11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 현장을 방문했다.

이 CD는 "타임스스퀘어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곳이었다. 그 안에서 주목받는 광고가 되기는 정말 어려운 일임을 새삼 느꼈다"며 "다행히 의도했던대로 다른 광고들과 달라보였고 두드러져 보였다. 흑백 단색에서 빨간색만 빛나며 굉장히 천천히 움직이는 광고가 나오니 실제로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치 종주국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가운데, 당당하게 김치는 우리의 것이라는 이야기를 각국의 언어로 보여줬을 때 사람들에게 큰 울림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 뿌듯했다"며 "현장에서 현지인 인터뷰도 많이 했다. 광고가 인상적이었다는 반응도 많았고 김치를 굉장히 좋아하는 현지인들도 많음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런 건(광고는) 정부가 해야 되지 않느냐', 'BTS, 손흥민, 그 다음엔 뭐다?' 이런 댓글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가 외국으로 퍼져나가는 과정을 보며 기뻐하고 자긍심을 갖는다는 것이 느껴졌다"며 "광고의 역할이 물건을 더 많이 팔고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넘어서서, 생각을 바꾸고 문화를 바꾸고 다양한 차원에서 영향력을 만들어가는 굉장히 중요한 매체라는 걸 다시금 되새기게 됐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이한규 CD는 "종가의 뉴욕 타임스스퀘어 글로벌 광고는 종가 리브랜딩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며 "기존의 김치 브랜드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들을 속속들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가의 글로벌 김치 광고는 지난 4주 간 하루 240회, 총 6720회 가량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송출돼 전세계인들과 만났으며, 디지털 버전의 영상은 대상 공식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