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에서도 진짜 나를 보여줘!"… 장애인·빅사이즈 아바타의 등장
"게임 속에서도 진짜 나를 보여줘!"… 장애인·빅사이즈 아바타의 등장
  • 김수경
  • 승인 2022.10.0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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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브, 획일화 된 게임 속 여성 캐릭터 이미지에 반기들고 다양한 아바타 기획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 게임세계 속에서도 강조
롤라 멀린로위(Lola Mullenlowe) 대행
도브의 'Real Virtual Beauty' 캠페인. ⓒDove

유니레버(Unilever)가 운영하는 뷰티 브랜드 도브(Dove)가 획일화 된 게임 속 여성 캐릭터에 반기를 들고, 가상 현실 속에서도 여성들의 진짜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게임 캐릭터를 선보였다.

6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age) 보도에 따르면 도브는 더욱 포용적이면서도 모두를 대표할 수 있는 게임 속 여성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트레이닝 코스를 공개했다.

이 트레이닝 코스는 게임 디자이너들을 위한 것으로, 성적인 측면만 부각되는 게임 속 여성 캐릭터 대신 더 넓은 범주의 게임 아바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육은 10분 분량의 6개 과목으로 구성됐으며, 제작된 게임 캐릭터들은 에픽 게임즈(Epic Games)의 3D 창작 소프트웨어인 아트 스테이션(Art Station) 내 캐릭터 갤러리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도브는 최고의 게임 캐릭터를 만든 크리에이터들에게 상금을 후원하고, 해당 캐릭터를 에픽 게임즈의 최신 게임에 포함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할 예정이다.

도브와 함께 트레이닝 코스를 운영하는 언리얼 엔진 에듀케이션(Unreal Engine Education)의 줄리 로터링(Julie Lottering) 디렉터는 "이번 교육의 목표는 게임 디자인에 있어 표현 방식이 왜 중요한지를 게임 개발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것"이라며 "또한 모든 플레이어들이 게임 속에서 친구들과 더 재밌게 놀 수 있도록 진정성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기술과 방법들을 가르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도브가 공개한 '리얼 버추얼 뷰티(Real Virtual Beauty)' 캠페인 영상에는 4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이들은 "게임 속 여성 캐릭터들은 너무 성적 대상화 돼 있고, 우리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2가지 밖에 없다"며 "나뿐만 아니라 우리 누구도 게임 속 캐릭터처럼 생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비디오 게임 산업 내 형평성 문제를 다루는 비영리 단체인 위민 인 게임즈와 센터 포 어피어런스 리서치(Center for Appearance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74%는 비디오 게임 속 여성 캐릭터가 실제 여성의 모습처럼 보이기를 바라고 있으며 62%는 게임 속 여성캐릭터가 잘못 표현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민 인 게임즈의 마리클레어 잇사맨(Marie-Claire Isaaman) 최고경영자(CEO)는 "게임 플랫폼과 제품, 서비스 내 여성 캐릭터에 대한 묘사는 오랫동안 문제시 돼 왔다"고 지적했다.

도브에 따르면 영국에서 게임을 즐기는 여성 3명 중 2명은 "비디오게임 속 (캐릭터의) 묘사가 너무 한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도브는 이를 바꾸고자 했다. 현실 속 실제 여성의 모습을 바탕으로 게임 아바타를 제작하고, 언리얼 엔진·위민 인 게임즈(Women in Games)와 협업해 게임 속에서도 다양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한 것.

자신의 실제 모습을 본 뜬 게임 캐릭터를 본 여성들은 이를 매우 마음에 들어하며 "우리는 매우 독특하고 아름답고 용감하다"고 외친다. 이 캠페인은 롤라 멀린로위(Lola Mullenlowe)가 대행했다. 

도브의 이번 캠페인은 게임을 즐기는 젊은 여성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찾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도브뿐만 아니라 OPI와 탐팩스(Tampax), 베네피트 코스메틱스(Benefit Cosmetics), 아메리칸 이글(American Eagle), 핼리 하이(Hally Hai) 등 여성 고객을 핵심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들도 젊은 여성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게임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비디오 게임 산업 무역 협회인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가 지난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게이머의 41%가 여성으로 집계됐다. 이에 많은 브랜드들이 게임 시장에서 브랜드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도브는 게임 업체인 토야(Toya)와 파트너십을 맺고 로블록스 내에 'SuperU Story' 게임을 선보였다. 이 게임은 젊은 여성 게이머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의 신체에 대해 자신감을 갖도록 만들기 위해 탄생했다. 'SuperU Story'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아바타를 직접 현실적인 모습으로 꾸밀 수 있으며, 친구들과 팀을 이뤄 게임 속 학교를 탐험하고 다양한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다.

한편 도브는 2004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자존감 프로젝트(Self-Esteem Project)'를 통해 젊은 고객들이 자신의 외모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외모와 관련된 불안감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실 세계와 밀접하게 연결 돼 있는 게임이라는 가상 공간에서도 여성들이 진정한 아름다움의 가치를 표현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크리에이티비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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