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Just Do It' 캠페인 기획한 광고계 아이콘 '댄 와이든' 별세
나이키 'Just Do It' 캠페인 기획한 광고계 아이콘 '댄 와이든' 별세
  • 김수경
  • 승인 2022.10.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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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든+케네디(Wieden+Kennedy) 공동창업자 댄 와이든, 77세로 별세
1982년 창업한 와이든+케네디, 세계 최대 독립광고대행사로 성장
"나이키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포틀랜드를 크리에이티브 중심지로 바꿔"
와이든+케네디(Wieden+Kennedy)의 공동 창업자 댄 와이든(Dan Wieden). ⓒWieden+Kennedy

세계적인 독립광고대행사 와이든+케네디(Wieden+Kennedy)의 공동 창업자이자 나이키(Nike)의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캠페인을 기획한 광고업계의 상징적 인물 댄 와이든(Dan Wieden)이 향년 7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age)는 댄 와이든이 지난 1일(현지시간) 그의 가족 곁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광고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크리에이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댄 와이든은 맥켄에릭슨(McCann-Erickson)에서 함께 근무했던 데이비드 케네디(David Kennedy)와 함께 1982년 4월 1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와이든+케네디를 공동으로 창업했다.

와이든+케네디는 전설적인 광고 캠페인을 통해 나이키를 가장 강력한 글로벌 브랜드로 탈바꿈시켰으며, 포틀랜드를 크리에이티브의 중심지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와이든+케네디가 기획한 'Just Do It' 캠페인은 다양한 나이키 브랜드 스팟을 통합하기 위해 1987년 탄생했다. 

댄 와이든은 1989년 포틀랜드 지역신문 'The Oregonia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보통 태그라인(tagline)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우리는 너무 많은 광고를 하고 있었고 모든 광고가 다 다르게 보여야만 했기 때문에 (이를 아우를)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Just Do It'은 피트니스에 관심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경쟁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댄 와이든은 더 원 클럽과, 아트 디렉터 클럽, 미국 광고 연맹(American Advertising Federation)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또한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의 공로상인 세인트 마크 라이언(St. Mark Lion, 2012년)을 비롯해 D&AD의 대통령상, 클리오(Clio)의 평생 공로상을 각각 수상했다.

와이든+케네디의 칼 리버만(Karl Lieberman) 글로벌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는 "댄은 항상 와이든+케네디를 '우주적 농담(cosmic joke)'이라고 불렀다"며 "그가 회사라는 장소에 지나치게 의미를 두거나 회사를 너무 경건한 곳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가볍게 불렀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데이비드와 함께 회사를 위해 한 모든 일을 돌이켜보면, 이는 우주적 농담이 아닌 우리에게 남겨 준 우주적 선물처럼 느껴진다"며 "그가 남긴 선물은 다가올 다음 세대를 위해 더욱 보호하고 성장시켜야 할 유산"이라고 전했다.

댄 와이든은 자신의 이름을 딴 와이든+케네디가 영원히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으며, 와이든+케네디는 글로벌에서 가장 큰 독립 광고대행사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그는 2016년 애드에이지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이룬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으로 와이든+케네디의 자유로운 조직 문화 정립을 꼽았다.

댄은 "(와이든+케네디 본사가 있는)포틀랜드뿐만 아니라 뉴욕과 유럽, 아시아, 남미, 인도도 마찬가지"라며 "당신이 전세계 와이든+케네디 사무실 어느 곳을 가든, 그 곳에서는 매우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 멋진 일을 해내기 위해 정말 자유롭고 유연하게 일한다"고 강조했다.

와이든+케네디의 공동 창업자 데이비드 케네디(David Kennedy). ⓒWieden+Kennedy

댄 와이든의 오랜 동료이자 와이든+케네디의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케네디는 지난해 10월 10일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비영리 광고&디자인 단체인 더 원 클럽 포 크리에이티비티(The One Club for Creativity)는 '크리에이티브 명예의 전당(Creative Hall of Fame)'을 통해 댄 와이든과 데이비드 케네디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그들은 관습적인 것을 혐오하는 공감대를 가졌지만, 소통 방식은 서로 달랐다. 데이비드가 사색하는 동안 댄은 열변을 토했다. 데이비드는 절제력이 있었던 반면, 댄은 상당히 거칠었다. 댄은 항상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거나 알려지지 않은 것을 찾으려 애썼다면, 데이비드는 현실적으로 적용가능한 선례를 찾곤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비드는 광고가 재밌을 수 있다는 것을 댄에게 가르쳐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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