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하면 '빅 애플' 떠올리듯, 도시의 정체성 구축해야"… 필립 코틀러
"뉴욕 하면 '빅 애플' 떠올리듯, 도시의 정체성 구축해야"… 필립 코틀러
  • 김수경
  • 승인 2022.08.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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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 2022 부산국제광고제서 '장소 마케팅과 전략' 발표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역사회의 꾸준한 노력 필요"
"공공기관, 기업, 전문가, 시민이 모두 함께 힘 모아야"
필립 코틀러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 키노트. ⓒ부산국제광고제

"뉴욕 하면 '빅 애플(Big Apple)', 로테르담 하면 '유럽의 관문'을 떠올립니다. 그 도시만의 특별한 이미지를 심어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이 플레이스 마케팅의 핵심입니다."

세계적인 마케팅의 대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지난 26일 열린 2022 부산국제광고제 키노트 무대에 화상연결을 통해 연사로 올라 '플레이스 마케팅과 전략(Place Marketing and Strategy)'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필립 코틀러 석좌교수는 이 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성공 유치를 기원하는 의미로, 부산이 지닌 유·무형 자산의 경제적 가치를 높일 장소 마케팅에 대한 그의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그는 성공적인 도시 홍보 전략 사례로 스페인 빌바오를 소개했다.

지난 1920년대 빌바오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톨레도, 그라나다에 비해 도시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에 코틀러 교수는 에필탑처럼 상징적인 건축물이나 훌륭한 미술관을 지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빌바오에서는 그럴만한 뛰어난 작품이 없다고 했다.

코틀러 교수는 "좋은 작품이 없더라도 일단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훌륭한 건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이에 빌바오는 유명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를 고용해 구겐하임 미술관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전세계인들이 이 미술관을 보러 빌바오에 간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탄생했을 당시, 일본에서는 도쿄에서 빌바오까지 전세기를 띄우기도 했다"며 "실제로 이 미술관에 뛰어난 예술 작품이 없지만, 미술관 자체가 예술이기 때문에 미술관을 거닐고 경험하러 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필립 코틀러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 키노트. ⓒ부산국제광고제

코틀러 교수는 플레이스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기업, 전문가, 시민이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시의 SWOT(강점, 약점, 기회, 위기)을 철저히 분석해 도시의 매력과 볼거리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를 펼쳐야 한다"며 "또한 도시 인프라 시설 확충을 위해 10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장소 마케팅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역사회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파트너십을 이뤄야 한다"며 "플레이스 마케팅의 주요 타깃으로는 기업 및 공장, 방문객 및 관광객, 주민 및 직장인, 장소 마케팅 전문가를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필립 코틀러 교수는 "도시의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 도시만의 특별한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며 "도시에서 볼거리를 나열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 캐리어(brand carriers)인 매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도시의 스토리와 상징물, 페스티벌, 행사를 홍보하는 브로셔, 영상, 웹사이트, 광고, 브랜드 홍보대사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필립 코틀러 교수는 임대기 대한육상연맹 회장(전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부산국제광고제 국제명예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제명예상은 업계와 학계 등에서 혁신적 업적과 성과를 거둔 개인·단체 등에 수여하는 특별상이다. 

필립 코틀러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 ⓒ부산국제광고제
필립 코틀러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 ⓒ부산국제광고제
2022 부산국제광고제 콘퍼런스 현장. ⓒ부산국제광고제

한편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부산국제광고제는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 벡스코 및 해운대 일원과 온라인 페스티벌 홈페이지를 통해 동시에 열렸다.

올해 부산국제광고제에는 역대 최다 참여국인 73개국에서 1만8922편(8월 25일 기준)의 작품이 출품됐고, 올해 수상작 704편(전문가 624편, 일반인 80편)을 발표했다. 총 704편의 수상작 중 최고상인 올해의 그랑프리에는 제품서비스 부문에는 인도의 '대영박물관 진실 투어(Unfiltered History Tour)', 공익광고 부문은 한국의 '수소 청소 트럭(Hydrogen Garbage Truck)'이 선정됐다. 올해의 광고주로는 삼성(Samsung)이 선정됐으며 올해의 네트워크에는 WPP, 올해의 에이전시는 임팩트 비비디오(Impact BBDO), 올해의 제작사에는 융 폰 마트 AG(Jung Von Matt AG)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