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인베브 이어 몰슨 쿠어스까지… 식물성 우유 시장 뛰어드는 맥주 공룡들
AB인베브 이어 몰슨 쿠어스까지… 식물성 우유 시장 뛰어드는 맥주 공룡들
  • 김수경
  • 승인 2022.05.24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몰슨 쿠어스, 식물성 보리 우유 '골든윙' 출시
AB인베브, ZX벤처스 펀딩 통해 보리 우유 'Take Two'에 투자
"갈수록 줄어드는 주류 소비량에 성장세 큰 식물성 대체 우유 시장에 관심"
몰슨 쿠어스의 식물성 보리 우유 '골든윙'. ⓒMolson Coors

세계 1위 맥주 회사 AB인베브(AB Inbev)에 이어 3위 기업인 몰슨 쿠어스(Molson Coors)도 식물성 우유 시장에 뛰어들었다. 두 회사 모두 맥주의 원재료인 보리를 활용한 보리 우유(Barley milk)를 각각 선보이면서 급성장하는 대체 우유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24일 광고·디자인·소셜미디어 전문 매체인 디자인택시(DesignTaxi) 및 외신 보도에 따르면 몰슨 쿠어스는 최근 식물성 우유 브랜드 골든윙(Golden Wing)을 출시했다. '골든윙'은 맥주의 주 재료인 보리로 만들었지만, 맥주와 달리 알코올 성분은 들어있지 않은 식물성 대체 우유다.

몰슨 쿠어스 측은 "보리는 모든 맥주의 주요 원료"라며 "우리는 2세기 넘게 보리를 연구해왔기 때문에 최고의 식물성 보리 우유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든윙'은 맥아의 달콤함이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단맛을 내며, 시리얼에 우유를 타서 먹은 뒤 그릇 바닥에 남은 우유의 맛과 흡사한 맛을 갖고 있다. '골든윙'은 물과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non-GMO 보리, 해바라기 추출물, 탄산 칼슘, 히말라야 핑크 소금, 표고버섯 추출물 등을 재료로 만들어졌으며 일반 우유에 비해 당류는 60% 적고 칼슘은 50%, 비타민 D3는 100% 더 많이 함유 돼 있다.

현재 '골든윙'은 웹사이트에서 6팩에 30달러(한화 약 3만8000원)에 판매중이며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프라우트(Sprouts) 매장과 남캘리포니아의 홀푸드(Whole Foods) 매장 내 유제품 코너에 입점할 예정이다. 몰슨 쿠어스는 '골든윙'에 대한 시장 반응을 살핀 뒤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Take Two 식물성 보리 우유. ⓒTake Two

AB인베브는 몰슨 쿠어스처럼 직접 식물성 우유를 제조한 것은 아니지만, 맥주 제조 후 부산물로 남는 보리를 식물성 보리 우유로 만드는 일에 가장 먼저 나섰다.

AB인베브가 국가별 수제맥주 및 기타 신사업을 펼치기 위해 만든 법인인 ZX벤처스(ZX Ventures)가 투자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식품 회사인 '테이크 투 푸즈(Take Two Foods)'는 AB인베브의 보리 부산물을 활용해 지난 2020년 식물성 보리 우유 브랜드 '테이크 투(Take Two)'를 선보였다.

그러나 최근 ZX벤처스가 AB인베브의 결정에 따라 '테이크 투 푸즈'에 대한 펀딩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테이크 투'의 사업 향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AB인베브, 몰슨 쿠어스와 같은 전통적인 맥주 회사들이 식물성 우유 시장에 관심을 두는 것은 글로벌 주류 시장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있다.

국제주류시장연구소(IWSR)에 따르면 미국 주류 시장 규모는 2016년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고 해마다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맥주를 포함해 미국의 주류 판매량은 계속해서 줄고 있으며, 미국의 1인당 알코올 소비량도 지난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해 1980년 10.34에서 2017년 8.65로 줄었다.

반면 보리 우유, 두유, 귀리 우유, 아몬드 우유와 같은 식물성 대체 우유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식물성 우유 시장은 전체 우유 시장의 13% 가량인 19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체 우유 시장은 오는 2026년까지 5.3%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맥주 브랜드들이 무알코올 맥주를 비롯해 알코올 성분이 없는 일반 음료로도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특히 맥주의 원재료인 보리를 활용할 수 있는 식물성 우유는 맥주 기업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일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