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 노숙인이 나타났다… "유토피아에서 만난 불편한 진실"
메타버스에 노숙인이 나타났다… "유토피아에서 만난 불편한 진실"
  • 김수경
  • 승인 2022.04.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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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지원 단체 '안투라지', 메타버스 최초의 노숙인 캐릭터 '윌' 선봬
가상세계 광풍 속, 현실에서 고통받는 노숙인에 대한 관심 촉구
TBWA\Paris 대행
메타버스 최초의 노숙인 캐릭터 '윌(Will)'. ⓒTBWA\Paris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메타버스(Metaverse)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메타버스 최초의 노숙인이 등장했다. 무엇이든 실현 가능한 듯 보이는 유토피아(이상향)로 포장된 메타버스 속 초라한 모습의 노숙인은 보이지 않는 현실 세계의 문제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7일 광고·디자인·소셜미디어 전문 매체인 디자인택시(DesignTaxi) 보도에 따르면 메타버스 최초의 노숙인 캐릭터인 윌(Will)은 최근 메타버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현실적인 현상을 지적했다.

윌에 따르면 메타버스에서는 가상의 부동산을 구입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수십만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돈을 쏟아 붓고, 디지털 이미지에 불과한 가상 요트를 65만 달러(한화 약 7억9000만원)에 구매한 사람도 등장했다. 메타버스 내 부동산은 실물로는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자산이지만, 임대수익을 올리거나 부동산을 팔아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윌'은 이를 지적하며 "현재 프랑스에는 약 30만명이 넘는 노숙자가 열악한 환경속에서 사회와 동떨어진채 살아가고 있다"며 "가상 세계에 투자하기 전에 현실 세계를 먼저 생각해주길 바란다. 고립된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안투라지(The Entourage) 앱을 소개하며 이웃에 살고 있는 외로운 노숙인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안투라지는 노숙인들의 사회적 배제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15만 명의 시민들로 구성된 단체로, 가상현실의 인기 속에서 더욱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 노숙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끌기 위해 메타버스 최초의 노숙인 '윌'을 기획했다. 

'윌'은 메타버스 상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노숙인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노숙인들이 직면한 사회적 고립과 현실적인 문제들을 메타버스 속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윌' 캠페인을 대행한 TBWA\Paris 측은 "가상 세계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가속화되고 가상 세계가 빠르게 구축되는 동안 노숙인들의 사회적 고립은 그 어느때보다 악화되고 있다"며 "안투라지는 '윌'과 함께 우리 사회의 진화와 사회적 유대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고, 현실 세계에서 가장 위태로운 사람들을 돌볼 수 있도록 우리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