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와퍼에 이어 이번엔 똥 아이스크림?… 버거킹의 파격 실험
곰팡이 와퍼에 이어 이번엔 똥 아이스크림?… 버거킹의 파격 실험
  • 김수경
  • 승인 2022.03.2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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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 보이는 것 보다, 어떤 재료가 들어있는지가 더 중요"
버거킹, 인공 첨가물 퇴출 의지 다시 한 번 강조
데이비드 상파울루 대행

곰팡이 핀 와퍼(Whopper)로 충격을 선사했던 글로벌 버거 브랜드 버거킹(Burgerking)이 이번에는 똥 모양 아이스크림을 내놓으며 파격적인 마케팅 실험을 이어간다.

25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 Age) 보도에 따르면 버거킹 브라질은 웃고있는 똥 모양 이모지(emoji)와 꼭 닮은 새로운 아이스크림 메뉴를 출시했다.

버거킹이 식욕을 떨어뜨릴 수 있는 충격적인 이미지의 신메뉴를 내놓은 것은, 다른 패스트푸드와 달리 버거킹 제품에는 인공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음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다.

버거킹 측은 "이 아이스크림에는 인공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며 "버거킹이 더 이상 질이 나쁜 성분(shit)을 제품에 넣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줄리아나 쿠리(Juliana Cury) 버거킹 브라질 마케팅 디렉터는 "이번 캠페인의 목표는 우리 제품이 가장 깨끗하다는 것을 재밌는 방법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며 "맛있어보이는 것 보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버거킹의 새로운 아이스크림은 어떤 종류의 인공적 재료도 들어있지 않은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라고 설명했다. 

버거킹이 선보인 똥 모양 아이스크림. ⓒ버거킹 브라질

이 캠페인을 대행한 데이비드 상파울루(David São Paulo)의 레나타 리앙(Renata Leão)과 에드가 지아네시(Edgar Gianesi) 제작전문임원(Executive Creative Directors)은 "몰디 와퍼(the Moldy Whopper) 캠페인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우리는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강력한 비주얼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로제리오 차베스(Rogério Chaves) 데이비드 상파울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 CD)는 "음식 안이 나쁜 재료들로 채워지는 것보다는 겉모습이 똥처럼 보이는 편이 더 낫다"고 덧붙였다.

버거킹 브라질은 특별하게 제작한 푸드트럭에서 한 달 동안 똥 모양 아이스크림을 판매할 예정이다. 버거킹은 이 아이스크림을 매장 내 정식 메뉴로 채택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버거킹이 선보인 똥 모양 아이스크림. ⓒ버거킹 브라질
버거킹이 선보인 똥 모양 아이스크림. ⓒ버거킹 브라질

버거킹의 파격적인 마케팅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에는 버거킹의 대표 상품인 와퍼 햄버거가 곰팡이로 뒤덮인 모습을 광고로 선보였다. '인공 방부제가 없는 것의 아름다움'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갓 만들어진 와퍼가 34일 동안 자연스럽게 썩어가며 곰팡이가 피는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준 것.

버거킹은 이를 통해 햄버거에서 방부제 등 인공 첨가제를 퇴출한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했다. 캠페인에 대한 당시 시장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일반적인 식음료 브랜드들이 식욕을 돋우는 이미지를 사용해 온 것과는 달리, 오히려 식욕을 감퇴시키는 강렬한 이미지를 쓴 탓에 너무 충격적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인공 방부제가 없는 와퍼'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용감하게 보여준 크리에이티비티라는 찬사도 이어졌다. 이 캠페인은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2021년 아웃도어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당시 버거킹의 CMO(Chief Marketing Officer, 최고 마케팅 책임자)였던 페르난도 마차도(Fernando Machado)는 "진짜 음식의 아름다움은 시간이 갈수록 썩는 다는 것"이라며 "이를 강조하기 위해 우리는 보통의 식품 브랜드들이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다른 식음료 브랜드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을 택한 버거킹의 똥 모양 아이스크림이 몰디 와퍼와 같은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버거킹은 오는 2025년까지 자사 샌드위치 제품에서 모든 인공 첨가물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향미증진제(MSG)와 고과당 콘 시럽을 완전히 퇴출하고 인공색소와 향미료, 방부제가 들어간 식품 성분을 전체의 10% 미만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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