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동등하게 가사 분담을 하고 있나요?"… 세제 브랜드 '아리엘'의 외침
"아내와 동등하게 가사 분담을 하고 있나요?"… 세제 브랜드 '아리엘'의 외침
  • 김수경
  • 승인 2022.02.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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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Ariel), 동등한 가사 분담 요구하는 'Share the Load' 신규 캠페인 선봬
남남 커플과 다른, 남녀 커플의 가사 분담률에 의문 제기… 여성의 목소리로 문제 지적
BBDO 인도 대행

남자 두 명이 함께 살 때는 동등하게 이뤄지는 가사 분담이, 왜 남녀 커플일 경우에는 달라질까?

25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 Age) 보도에 따르면 P&G(Procter & Gamble)이 운영하는 세제 브랜드 아리엘(Ariel)이 가정 내 불평등한 가사 분담에 대한 문제 의식을 담은 캠페인 '셰어 더 로드(Share the Load)'의 신규 광고를 공개했다.

이번 광고는 남성 커플이 남녀 커플보다 더 동등하게 가사 분담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인도의 영화감독인 시미트 아민(Shimit Amin)이 감독을 맡은 이번 광고는 가정 내 가사 분담의 동등성에 관한 한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광고는 심각한 표정을 지은채 빨랫감을 들고 있는 아내를 비추며 시작된다. "무슨 일 있냐"고 묻는 남편의 말에 아내는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난 오늘 시드(Sid)와 아만(Aman)의 집을 방문할 시간이 정말 없었어"라고 말하며 그 날 오전의 일을 회상하기 시작한다.

남편은 아래층에 이사 온 새로운 이웃집을 방문하자고 제안했고, 아내는 "해야 할 집안 일이 너무 많아서 그럴 시간이 없다"고 답한다. 서둘러 집에 가려는 아내에게 남편은 "진정해"라고 말하며 아내의 동의 없이 이웃집의 초인종을 누른다.

아내는 그 당시를 떠올리며 "내가 분명 바쁘다고 말했지만, 당신은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듯이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얼떨결에 이웃집을 방문하게 된 아내는 그곳에서 살고 있는 두 남성 '시드'와 '아만'을 만나게 된다. 이들 중 한 명은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또 다른 한 명은 청소를 하고 있었다.

아내는 집안일을 함께 나눠서 하는 '시드'와 '아만'을 보고 "저 사람들은 집안일을 함께 한다"고 얘기했지만, 그 말을 들은 남편은 "그게 뭐 큰 일이라고. 대학교 때 친구와 같이 살았을 때는 나도 집안일을 다 나눠서 했어"라고 답한다. 아내가 잠시 생각에 빠진 순간 '시드'와 '아만'이 마실 차를 내왔고, 실수로 남편의 옷에 차를 쏟게 된다. 남편은 "괜찮아요.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답하며 이웃집 방문은 끝이 난다.

그 때의 대화를 문제 삼으며 아내는 "당신은 그 때, '우리'라고 말했지만 결국은 내가 모든걸 혼자서 다 처리한다"며 "시드와 아만도 집안일을 나눠서 하고 있고, 예전에 당신도 대학교 때 친구와 집안일을 나눠서 했다고 했는데 왜 나와는 집안일을 나누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어 아내는 격앙된 목소리로 "그건 당신이 나를 동등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나를 한 번이라도 당신과 동등한 존재로 생각한 적이 있느냐"고 말했다.

Ariel 'Share the Load' 캠페인. ⓒP&G

깊은 생각에 빠진 듯 할 말을 잃은 남편은 아내의 무릎에 있던 자신의 옷을 가져간 뒤, 지그시 아내의 손을 잡는다. 이후 광고는 남편이 스스로 자신의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모습을 보여준 뒤 "동등하다고 여길 때, 우리는 동등하게 나눕니다(When we see equal, we share equal)"는 메시지를 전한다.

'아리엘'의 이번 캠페인 인사이트는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P&G 인도의 조사 결과, 73% 이상의 기혼 남성들은 자신이 다른 남성과 살 때 집안일을 분담하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샤라트 버마(Sharat Verma) P&G 인도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 겸 부사장은 "그러나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가사일을 분담하고 있는 인도 내 가구는 25% 미만"이라며 "올해 광고 커뮤니케이션은 '남성이 다른 남성과 동등하게 가사일을 나눠 할 수 있다면, 왜 자신의 아내와는 동등하게 나누지 않는가?' 하는 간단한 인사이트에 기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광고를 대행한 BBDO 인도의 조시 폴(Josy Paul) 의장은 "이번 광고는 확실한 톤의 변화가 있다. 바로 여성이 직접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자신의 관점을 공유한다는 것"이라며 "결혼 생활의 불평등을 받아들이지 않는 최근 여성들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 여성의 88%는 가사일을 동등하게 나눠야한다는 것을 남성에게 이야기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 광고는 우리가 진정으로 동등한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대화를 장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BDO 인도의 헤만트 쉬린기(Hemant Shringy)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는 "이 캠페인은 다른 종류의 관계를 목격하는 것, 또는 '동등하게 보는 것'이 사람들의 관점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두 남성이 서로 동등하게 책임을 분담하며 조화롭게 사는 것을 보면서, 한 사람이 모든 짐을 짊어지지 않더라도 두 사람이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캠페인은 가정 내 불평등 문제를 인식하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라, 눈 앞에서 펼쳐지는 일을 목격하면 진실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올해 캠페인이 '목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이를 통해 '동등하다고 여길 때, 동등하게 나눈다'는 삶 속의 간단한 진실을 이끌어 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아리엘'은 지난 2015년부터 BBDO 인도와 함께 선보인 '셰어 더 로드' 캠페인을 통해 가정 내 가사 불평등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오고 있다. 앞선 캠페인에서는 불평등을 지적하는 주체가 제 3자였다면, 올해 캠페인은 여성이 직접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며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직설적이면서도 힘있게 주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셰어 더 로드' 캠페인은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2015년 글래스(Glass) 라이언과 2017년 크리에이티브 효과(Creative Effectiveness) 부문 골드 라이언을 수상하며 크리에이티비티를 인정 받았다. 칸 라이언즈는 이 캠페인에 대해 "사회 변화를 위한 캠페인을 설계하는 방법에 대한 교과서적인 예가 됐다"고 평가했다.

Ariel 'Share the Load' 캠페인. ⓒP&G
Ariel 'Share the Load' 캠페인. ⓒ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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