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넴·스눕독·닥터드레까지… 펩시, 마케팅비 올인한 2022 슈퍼볼 '하프타임쇼' 트레일러 공개
에미넴·스눕독·닥터드레까지… 펩시, 마케팅비 올인한 2022 슈퍼볼 '하프타임쇼' 트레일러 공개
  • 김수경
  • 승인 2022.01.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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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 2022 슈퍼볼 '하프타임쇼' 트레일러 '더 콜(The call)' 영상 공개
슈퍼볼 광고 대신 '하프타임쇼'에 마케팅 비용 모두 쏟아부어
전용 앱 만들어 소비자와 직접 소통… "2022년 후원 계약 종료 영향"
2022 슈퍼볼 '하프타임쇼'. ⓒ펩시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2022 슈퍼볼(Super Bowl)의 하프타임쇼(Halftime Show) 스폰서 브랜드 펩시콜라(Pepsi-Cola, 이하 펩시)가 공연에 앞서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펩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슈퍼볼 광고에서 빠지는 대신, '하프타임쇼' 후원에 모든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며 공을 들이고 있다.

25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 Age) 보도에 따르면 펩시는 최근 2022 슈퍼볼 하프타임쇼 트레일러 영상인 '더 콜(The Call)'을 공개해 전세계 힙합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약 4분 분량의 '더 콜'에는 웨스트코스트 힙합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힙합 뮤지션들이 총출동한다. 에미넴(Eminem)과 스눕독(Snoop Dogg),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 닥터 드레(Dr. Dre),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는 각각 자신의 대표곡을 배경으로 등장해 '하프타임쇼'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영상 중간중간에는 펩시 제품과 로고가 삽입돼 있어 상당한 광고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트레일러 영상은 전설적인 힙합 그룹 N.W.A를 다룬 전기 영화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Straight Outta Compton)'을 감독한 게리 그레이(F. Gary Gray)가 감독을, 래디컬 미디어(Radical Media)가 제작을 맡았다. 영상 사운드는 바킹 오울(Barking Owl), 시각 효과는 더 밀(The Mill)이 담당했다.

약 12분 간 펼쳐지는 2022 슈퍼볼 '하프타임쇼'는 오는 2월 13일 LA의 소피 스타디움(Sofi Stadium)에서 열린다. 제이지(Jay Z)가 수장으로 있는 락네이션(Rock Nation)이 '하프타임쇼'의 프로듀서를 맡으면서 올해는 더욱 완성도있는 힙합 공연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토드 카플란(Todd Kaplan) 펩시 마케팅 부사장은 "이번 영상을 통해 하프타임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장엄함과 압도적인 스케일을 영화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12분 간 펼쳐지는 하프타임쇼는 슈퍼볼에서 보여줄 수 있는 우리 브랜드 최대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팬들이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이고 재밌는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했다"며 "슈퍼볼 게임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브랜드로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펩시는 지난해에도 슈퍼볼 광고를 집행하지 않고, 위켄드(The Weeknd)가 출연하는 '하프타임쇼'를 후원하는 광고 전략을 펼쳤다. 올해도 광고 대신 '하프타임쇼' 후원을 통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1월 2일에는 '하프타임쇼'와 관련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전용 모바일 앱을 론칭했다. 펩시는 TV와 디지털을 통해 '하프타임쇼' 트레일러 영상을 광고하며 더 많은 소비자들이 이 앱을 다운받도록 할 계획이다.

사용자들의 웹 서핑 데이터를 수집하는 쿠키를 기반으로 한 웹 추적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많은 브랜드들은 잠재적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자체 앱과 같은 마케팅 도구를 필요로하고 있다. 펩시의 이번 전략 또한 그 일환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카플란 부사장은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우리의 최대 목표는 아니"라며 "팬들이 어려움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최고의 몰입감과 실시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펩시는 앱을 통해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직접적으로 수집하기보다, 소비자들이 펩시 트위터를 팔로우하게 하는 등 펩시와 관련된 대화로 소비자들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펩시가 올해 새로운 앱을 론칭한 것은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 온 '하프타임쇼' 스폰서십의 미래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펩시는 지난 2012년부터 쭉 '하프타임쇼'를 후원해왔지만 2022년 경기 이후 후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CNBC는 NFL이 '하프타임쇼' 스폰서 계약권을 공개 판매할 것이라고 지난 10월 보도했다.

카플란 부사장은 '하프타임쇼' 후원 재계약과 관련해 "현재 진행중인 협상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이전에 결코 도전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으로 올해 슈퍼볼 하프타임쇼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펩시

한편 올해 56회 슈퍼볼 광고비는 30초당 650만 달러(한화 약 77억5970만원)로, 초당 2억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 슈퍼볼 광고비에서 약 16% 증가한 금액이다.

펩시의 최대 경쟁업체인 코카콜라(Coca-Cola)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슈퍼볼 광고 집행을 건너 뛰기로 결정했다. 뿐만 아니라 코카콜라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글로벌 캠페인도 펼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코카콜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대표적인 후원사지만, 최근 중국 신장 지역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 탄압 논란과 홍콩의 민주주의 억압 등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은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으며 각국 인권 단체들은 올림픽 후원사를 압박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어 코카콜라를 포함한 글로벌 후원사들의 부담이 커진 상태다.

애드에이지는 "코카콜라의 이같은 결정은 새로운 에이전시 모델에 적응하면서 겪는 과도기적 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11월 WPP를 새로운 광고대행사로 선정하고 글로벌 20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집행되고 있는 주요 크리에이티브와 미디어, 데이터, 마케팅 테크놀로지 비즈니스를 일임했다. 또한 각 국가별 상황에 맞는 개별 비즈니스 전략을 펼치는 '네트워크 모델(network model)'을 도입하는 등 변화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