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광고 산업, 종합력·컨설팅 능력 갖춰야"… 이수원 TBWA코리아 대표
"급변하는 광고 산업, 종합력·컨설팅 능력 갖춰야"… 이수원 TBWA코리아 대표
  • 김수경
  • 승인 2022.01.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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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광고학회 'ACE' 토크 여덟 번 째 주자 이수원 TBWA코리아 대표
"미래의 광고대행사, 컨설팅 회사 형태 될 것으로 예측"
"시장 흐름 읽고 변화 속에서 고객이 필요로하는 솔루션 제공해 나갈 것"
한국광고학회 'ACE' 토크 시리즈 여덟 번 째 주자로 나선 이수원 TBWA코리아 대표(우)와 사회자 연세대학교 조창환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한국광고학회

"광고 산업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크리에이티비티 능력뿐만 아니라 종합력과 컨설팅 능력까지 모두 갖춘 인재가 필요해질 것입니다."

이수원 TBWA코리아 대표는 지난 20일 한국광고학회의 'ACE' 토크 시리즈에 출연해 급변하는 광고 환경에 대비하는 광고인의 자세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이 날 사회는 연세대학교 조창환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가 맡았다.

조창환 교수는 광고 환경과 기술이 급변하면서 광고 산업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같은 변화 속에서 국내 독립 광고회사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TBWA코리아의 비결에 대해 물었다.

이수원 대표는 "TBWA코리아는 관습을 깨고 새로운 비전으로 나아간다는 디스럽션(disruption)이라는 광고 철학을 갖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브랜드가 가진 모든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파트너라는 비전을 실현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TBWA코리아는 국내 광고회사 최초로 브랜드 컨설팅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이제는 자리를 잡아 매년 두자릿 수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MZ세대뿐만 아니라 구매력을 갖춘 시니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시니어 마케팅을 연구하는 시니어랩을 론칭했다"고 말하며 다른 광고회사와는 차별화되는 TBWA코리아만의 전략을 설명했다.

이수원 TBWA코리아 대표. ⓒ한국광고학회

최근 미디어랩과 광고대행사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등 광고 시장은 무한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다. 조창환 교수는 TBWA코리아가 생각하는 광고대행사의 미래 정체성은 무엇인지, 미래의 광고인이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수원 대표는 "컨설팅 회사와 PR 에이전시, 프로덕션, 스튜디오까지 모두 광고 시장에 진입해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 광고업계는 그야말로 만인을 향한 만인의 투쟁이 펼쳐지는 시장"이라며 "이를 역설적으로 보면, 그만큼 광고 시장이 매력적이라는 생각도 든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러면서 "광고회사의 미래 모습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컨설팅 회사와 유사한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브랜드와 커뮤니케이션에 종합적 컨설팅 능력을 갖춘 시니어 컨설턴트들이 내외부 사람들과 협력하면서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솔루션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시니어 컨설턴트는 AE, 카피, 아트 등 광고인 모두가 될 수 있다"며 "크리에이티비티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모든 것을 조망할 수 있는 종합력과 컨설팅 능력을 키우는 것이 미래 시장에 대비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표는 TBWA코리아가 찾는 인재상에 대해 "자신을 완벽하게 완성된 인재라고 강조하기보다, 열린 마음으로 성실하게 광고인의 삶을 개척해나갈 의지가 있는지를 본다"며 "또한, 광고는 많은 산업과 제품을 접하고 솔루션을 내는 사람이기 때문에 너무 광고에만 매몰된 사람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경험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연세대학교 조창환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한국광고학회

조창환 교수는 "최근 디지털 광고총액이 전통매체 광고 총액을 넘어섰다"며 "신문에서 TV로, TV에서 모바일 중심의 디지털 매체 시대로 변화했다. 변화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행사의 자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이수원 대표는 "개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면서 적극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며 "요즘 광고에서는 데이터가 굉장히 중요해졌다. 데이터를 귀찮은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설득력을 높여줄 수 있는 고마운 도구라고 생각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 차원에서는 디지털 변화 속에서 클라이언트가 무엇을 필요로하는지를 계속 고민해야 한다"며 "TBWA코리아는 2015년 한 명의 플래너가 ATL과 디지털을 통합적으로 플래닝하는 것을 광고회사 최초로 시도해 업계 전반에 안착시켰고, 2018년에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을 보고 자회사 퍼포먼스 바이 TBWA를 론칭했다. 이처럼 시장 흐름을 열심히 읽고 변화 속에서 고객이 필요로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이수원 대표는 국내 광고업계의 오랜 고민거리인 '리젝션 피(rejection fee, 탈락보상금)'와 관련한 의견을 전했다.

그는 "기업의 경쟁 PT 초청사가 기존 3~4개사에서 최근 9~10개사로 늘어나고 있다"며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같이 의논해나가는 파트너를 찾는 개념이 아니라, 오디션을 여는 것 같은 상황이 됐다. 그렇다보니 광고인이 긍지를 갖고 소신있는 솔루션을 제시하기 보다는, 어떻게든 눈에 띄는 자극적인 방법을 찾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PT 탈락시 초청사에 100만~200만 원 정도의 리젝션 피를 주는 제도를 만들면 기업이 초청사를 무조건 많이 늘리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또한 광고업계가 리젝션 피를 모아 광고인 교육기금으로 활용한다면 광고업계 전체가 선순환되는 효과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수원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국내 최대 독립 광고대행사인 TBWA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1991년 제일기획 AE(Account Executive)로 광고계에 입문한 후 2000년 TBWA코리아로 이직해 SK텔레콤, 현대카드, 광동제약, 삼성생명 등의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광고학회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이는 'ACE' 토크 시리즈는 광고계를 대표하는 기업 CEO와의 일대일 대담 프로그램이다. 'ACE' 토크 시리즈에는 국내 광고산업을 이끌고 있는 광고대행사, PR대행사 및 매체대행사 등 10개 기업의 CEO들을 매달 한 명씩 초대해 광고계의 주요 현안과 향후 발전방향, 기업경영원칙, 후배광고인을 조언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축적된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지난 'ACE' 토크 시리즈에는 제일기획의 유정근 대표와 HS애드의 정성수 대표, 시너지힐앤놀튼의 정현순 대표, 차이커뮤니케이션의 최영섭 대표, 대홍기획의 홍성현 대표, 나스미디어의 정기호 대표, 에델만코리아의 장성빈 대표가 출연해 대담을 펼쳤다. 다음화에는 맥켄(McCANN) 코리아의 김성중 대표가 출연할 예정이다.

지난 1989년 발족한 한국광고학회는 광고, 홍보, 마케팅, 소비자 분야의 국내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학회로서 광고 및 광고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광고산업 및 학술연구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학술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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