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면 삶는 시간? 음악으로 재세요"… 스포티파이의 기발한 '플레이리스트'
"파스타 면 삶는 시간? 음악으로 재세요"… 스포티파이의 기발한 '플레이리스트'
  • 김희연
  • 승인 2022.01.1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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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수상작으로 살펴보는 스포티파이 캠페인
다양한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통해 성공한 사례 소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는 식품에서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인 브랜드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는 '파트너 스포티파이(PARTNER SPORTIFY)'를 주제로 스포티파이가 다른 브랜드와 협업해 선보인 다섯 작품을 더 워크(The Work)에 소개했다. 선정된 캠페인은 파트너십을 창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스포티파이의 마케팅 활동을 보여준다.

1. 식 비트(SICK BEATS, 2021)
출품사: 아리아 23, FCB 헬스 네트워크 컴퍼니 뉴욕(AREA 23, AN FCB HEALTH NETWORK COMPANY NEW YORK)
브랜드: 우저(WOOJER)
수상: 2021년 칸 라이언즈 제약(Pharma) 부문 그랑프리 외 10개 수상  

우저(Woojer)는 소리를 진동으로 바꿔 몸이 이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을 제조하는 회사로, 세계 최초 낭포성 섬유증 기도 청소 조끼인 '식 비트(Sick Beats)'를 개발했다.

낭포성 섬유증 환자는 기도 및 기관지를 폐쇄시킬 수 있는 점액을 배출하기 위해 가슴을 두드리는 특수 조끼를 입는다. '식 비트'는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겪는 힘겨운 치료 과정을 즐거운 경험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이를 위해 스포티파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임상적으로 검증된 음파 치료 방식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과 접목시켰다. 대행사는 수천만 곡의 노래 중 치료에 도움이 되는 주파수를 가진 노래를 선별해 '식 비트' 맞춤형 재생 목록을 만들어 스포티파이에 제공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드레이크(Drake)는 "식 비트는 내가 가진 일반적인 기도 청소 조끼보다 훨씬 더 잘 작동한다"며 "어떤 노래를 듣느냐에 따라 더 많은 점액을 배출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이매진 드래곤스(Imagine Dragons)의 '빌리버(Believer)'"라고 전했다.

이 캠페인은 음악을 활용해 아이들이 치료 과정을 견디는 것뿐만 아니라 즐길 수 있도록 해 2021년 칸 라이언즈 제약 부문과 라디오 & 오디오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2. 플레이리스트 타이머(PLAYLIST TIMER, 2021) 
출품사: 퍼블리시스 이탈리아 밀라노(PUBLICIS ITALY MILAN)
브랜드: 바릴라(BARILLA)
수상: 2021년 칸 라이언즈 다이렉트(Direct)외 3개부문 브론즈라이언 수상

이탈리아 식품 기업 바릴라(Barilla)는 초보 셰프를 돕기 위해 스포티파이와 함께 '플레이리스트 타이머(Playlist Timer)'를 기획했다.

2020년 팬데믹으로 전세계가 락다운을 겪으면서 파스타는 빠르게 주식(主食)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에 따라 2020년 1월 이후 전 세계적으로 "파스타를 얼마나 삶아야 하나요?"에 대한 검색량이 50% 증가했다.

대행사 퍼블리시스는 '플레이리스트 타이머'는 다양한 파스타를 적절한 식감으로 익히는 '알 덴테(Al Dente)' 상태로 만들기 위해 파스타 모양에 따른 적당한 조리 시간과 일치하는 음악들로 재생목록을 구성했다.

각 재생목록은 가장 인기 있는 음악 장르와 사람들이 좋아하는 파스타 모양의 데이터를 결합해 구성했다. 바릴라는 소비자의 취향을 살린 음악 선곡으로 개인 타기팅(targeting)을 진행할 수 있었다.

퍼블리시스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종종 요리를 하면서 음악을 듣는다는 것, 스포티파이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그리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플레이리스트 타이머'는 공개 후 2주 만에 전 세계적으로 11억 건 이상의 PR 도달률을 기록했으며 50만 8000분 이상의 음악이 스트리밍 됐다. 이는 14만 개 이상의 파스타 요리가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

3. KFC X 스포티파이(KFC X SPOTIFY, 2019)
출품사: 시드 리 파리(SID LEE PARIS)
브랜드: KFC(KFC)
수상: 2019년 유로베스트(Eurobest)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아웃도어(Outdoor)부문 본선진출

KFC X Spotify.
KFC X Spotify 캠페인 보드. ⓒCannes Lions

패스트푸드 브랜드 KFC는 1980년대부터 런 디엠씨(Run D.M.C),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비스티 보이즈(Bistie Boys), 디플로(Diplo), 드레이크(Drake)와 같은 유명 래퍼들의 노래에 자주 언급됐다.

대행사 시드 리 파리는 이러한 가수들이 카피라이터와 같다고 생각했다. 이에 스포티파이와 협업해 'KFC'가 언급된 노래 중 최고의 노래 46곡을 선정해 '버킷 뱅거스(Bucket Bangers)' 재생목록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더 KFC 송(The KFC Song)', '레프트 앤드 라이트(Left and Right)', '빅 브랜치(Big Branch)'와 같은 노래가 포함됐다.

캠페인 결과 '버킷 뱅거스'는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재생 목록이 됐고 힙합 커뮤니티와 KFC 팬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4. 어답티파이(ADOPTIFY, 2018)
출품사: 서비스플랜 뮌헨(SERVICEPLAN MUNCHEN)
브랜드: 뮌헨 동물보호협회(TIERSCHUTZVEREIN MUENCHEN E.V.)
수상: 2018년 유로베스트(Eurobest)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부문 브론즈 수상

'어답티파이(Adoptify)'는 뮌헨 동물보호협회에서 보호하고 있는 개들의 입양을 홍보하기 위한 캠페인이다. 대행사 서비스플랜은 개도 음악적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음악적 취향에 따라 보호견과 미래의 주인을 연결하고자 했다.

먼저 개들에게 락, 일렉트로닉, 오페라, 힙합 등의 음악을 들려줘 취향을 찾고 그들의 반응을 촬영했다. 그런 다음 스포티파이에서 개들과 음악 취향이 같은 청취자를 대상으로 배너 광고를 띄웠다. 배너는 청취자를 뮌헨 동물보호협회 웹사이트로 연결해 보호견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했다.

이 캠페인은 음악 취향이 같은 개를 사람들에게 연결시켜줌으로써 친밀감을 높였다. 해당 캠페인 기간 동안 뮌헨 동물 보호소 웹사이트의 트래픽이 3분의 1 가량 증가했다.

5. 여기 데이비드 보위가 있다(DAVID BOWIE IS HERE, 2018)
출품사: 스포티파이 뉴욕(SPOTIFY NEW YORK)
브랜드: 스포티파이(SPOTIFY)
수상: 2018년 칸 라이언즈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포 뮤직(Entertainment Lions for Music) 부문 골드 라이언 외 2개 수상

'여기 데이비드 보위가 있다' 캠페인은 스포티파이에서 직접 진행한 캠페인이다. 싱어송라이터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전시가 뉴욕에서 진행되자, 스포티파이는 그가 살았던 소호(Soho)에 위치한 지하철역 브로드웨이-라파예트(Broadway-Lafayette)를 '데이비드 보위 박물관'으로 탈바꿈 시켰다.

지하철역 내에 있는 각각의 전시 작품은 스포티파이 코드를 통해 보위의 삶과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그가 공연했던 곳, 그리고 그의 히트곡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캠페인은 문화적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지하철역을 활용한 이 캠페인은 많은 미디어에 노출되며 31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얻었다. 또한 스포티파이에서는 데이비드 보위 음악 스트리밍이 28% 증가했다.

더 워크는 "이 캠페인은 다양한 채널과 스포티파이를 함께 활용해 브랜드 경험을 개선하고 영향력을 높이는 방법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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