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생할머니김·애플 저격한 갤럭시·이케아 베낀 KFC… 2021년 10대 인기 뉴스
김갑생할머니김·애플 저격한 갤럭시·이케아 베낀 KFC… 2021년 10대 인기 뉴스
  • 김수경
  • 승인 2021.12.31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브랜드브리프 선정, 올해의 인기 뉴스 10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크리에이티비티도 새롭게 진화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장기간 지속되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전세계 인류의 고립과 단절을 심화시켰지만, 한편으로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비대면화가 일상 깊숙이 스며들면서 우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되는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연결과 소통을 위해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업계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는 독보적인 크리에이티비티로 가장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은 2021년 브랜드·광고·마케팅 10대 인기 뉴스를 선정했다.

이호창 본부장(위)과 '김갑생할머니김'. ⓒ샌드박스네트워크
이호창 본부장(위)과 '김갑생할머니김'. ⓒ샌드박스네트워크

1. 지독한 세계관의 산물 '김갑생할머니김'… 샌드박스, 세상에 없던 브랜드를 탄생시키다

2021년은 '부캐(부(副)캐릭터·본래 성격과 다른 또 다른 제2의 자아)'로 대표되는 세계관 마케팅이 꽃을 피운 한 해 였다. 그 중에서도 세상에 없던 브랜드 '김갑생할머니김'의 탄생은 세계관 마케팅의 현실 확장 가능성을 확인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 받았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속 재벌 3세 캐릭터인 '이호창 본부장(개그맨 이창호)'이 경영을 맡고 있는 가상의 기업 '김갑생할머니김'은 올 6월 신제품을 출시하고 현실 세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인기를 끄는 인물이나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굿즈는 넘쳐나지만, '김갑생할머니김'은 '이호창 본부장'이라는 캐릭터가 창조해 낸 세계관에 완전히 몰입해 탄생한 콘텐츠 기반의 굿즈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피식대학'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신상훈 커머스사업부 팀장은 "이호창 캐릭터가 김 회사의 본부장으로 등장하는만큼 진짜 김을 출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며 "특히 김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서하 MD는 "이호창 본부장과 김갑생할머니김이라는 세계관에 몰입된 굿즈를 만들어서 팬들이 좋아할만한 지독한 세계관을 구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탄생한 세상에 없던 브랜드 '김갑생할머니김'은 출시 3시간 만에 첫 생산물량이 완판됐고 편의점을 포함한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에도 입점하는 등 판매처를 확대했다.

'김갑생할머니김' 성공의 핵심은 세계관이다. 촘촘하게 짜여진 세계관 속에서 탄생한 '김갑생할머니김'은 '이호창 본부장' 캐릭터를 더욱 공고히하는 것은 물론, 팬들이 더 깊이 몰입해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이색 콘텐츠로 소비됐다. '이호창 본부장'의 팬들은 '김갑생할머니김'을 구매한 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 이를 인증하며 세계관 놀이에 적극 동참했다. '김갑생할머니김'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커머스의 시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2. 애플 '아이폰' 저격한 삼성 '갤럭시' 광고… "다운그레이드 하지 마세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삼성(Samsung)과 애플(Apple)의 카메라 기능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광고가 화제를 모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1 울트라 5G 광고에서 아이폰 12 프로맥스 카메라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며 갤럭시만의 강점을 강조했다.

삼성은 갤럭시의 주요 기능인 100배 스페이스 줌과 108MP(1억800만 화소) 메인 센서, 싱글 테이크 기능 등을 애플 아이폰의 주요 기능과 비교해 보여준 뒤 "당신의 스마트폰 업그레이드가 결코 다운그레이드 되어서는 안됩니다(Your phone upgrade shouldn't be a downgrade)"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애플의 카메라 기능을 깎아 내린다. 이 광고는 R/GA가 대행했다.

삼성은 갤럭시와 아이폰을 비교하는 광고를 꾸준히 선보이며 글로벌 최대 경쟁업체인 애플과의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케아의 브랜드 로고를 베낀 KFC 로고. ⓒKFC
이케아의 브랜드 로고를 베낀 KFC 로고. ⓒKFC

3. KFC는 왜 이케아(IKEA)의 브랜드 로고를 그대로 베꼈을까?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 KFC가 홈 퍼니싱 브랜드 이케아(IKEA)의 브랜드 로고를 그대로 베낀 독특한 마케팅을 펼쳤다. KFC 스페인은 마요르카(Majorca) 지역에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면서 이를 지역 주민들에게 확실히 알리기 위한 옥외광고를 선보였다.

KFC의 옥외광고판에는 이케아를 꼭 닮은 새로운 KFC의 브랜드 로고가 담겨있다. KFC는 이케아의 상징과도 같은 노란색과 파란색을 사용했고, 로고의 서체와 타원형 디자인도 이케아를 그대로 베꼈다.

KFC는 최근 마요르카 발레릭 섬의 폴리고노 드 손 말페리트(Polígono de Son Malferit) 지역에 새로운 매장을 열었다. 이 곳은 '이케아' 매장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상업 지역이다. 이에 KFC는 이케아가 가진 상징성을 십분 활용해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확실하게 끌 수 있는 전략을 택했다. 이케아의 브랜드 로고를 그대로 따라 한 KFC 로고를 만들기로 한 것. 새로운 로고 밑에는 '여기가 어딘지 알잖아요'라는 문구를 넣어 이케아를 연상할 수 있도록 했다.

KFC는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로고가 담긴 광고판을 공유했고, 이케아는 "치킨치킨(KFC의 대표제품인 치킨을 이르는 말)이 어디에 있는지 사람들에게 알려준 KFC에게 감사하다"는 재치있는 답변을 보내며 새로운 이웃을 반갑게 맞았다. 두 브랜드는 이날 트위터에서 다양한 농담을 주고 받았고 100만 건 이상의 반응과 6000건 이상의 인터랙션(interaction·대화와 같은 상호작용)을 이끌어냈다.

KFC는 해당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인 이케아를 끌어들임으로써 지역 주민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것은 물론, SNS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이 캠페인은 PS21 마드리드(PS21-Madrid)가 대행했다.

ⓒCorona

4. "맥주병 뒷면을 보세요"… 이름 때문에 고심하던 '코로나'의 새로운 전략

맥주 브랜드 코로나(Corona)가 브랜드 로고 대신 제품의 뒷면을 내세우는 파격을 선보였다. 코로나는 아르헨티나의 상품 진열대에서 모든 맥주병의 뒷면이 보이게 진열하는 캠페인을 펼쳤다. 수 많은 상품들이 즐비한 매장 진열대에서 브랜드가 드러나지 않도록 제품의 뒷면이 보이게 진열하는 것은 마케팅 측면에서 일반적인 전략은 아니다. 코로나가 이같은 마케팅 전략을 택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코로나는 지난해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공교롭게 브랜드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매출이 감소하는 악재를 겪었다. 이에 상품 진열대에서 브랜드 로고가 그려진 앞면 대신, 제품 성분 정보가 적혀있는 뒷면을 내세우게 된 것. 코로나의 병 뒷면 라벨에는 '100% 천연 성분'이라는 정보가 적혀 있다.

코로나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이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거나 쇄신하기보다, 제품이 가진 장점을 내세우며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전략을 택했다. 이 캠페인은 코로나 브랜드의 모회사인 AB인베브의 인하우스 에이전시 드래프트라인(draftLine)이 제작했다.

블립이 개최한 '흙손대회'의 수상작. ⓒ블립
블립이 개최한 '흙손대회'의 수상작. ⓒ블립

5. 아이유·NCT 제노·세븐틴 버논까지 '흙손' 팬아트로 탄생… "덕질은 하나의 문화"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의미하는 '금손' 대신, 서툴지만 진심만은 가득한 '흙손(금손의 반대말)' 팬들의 팬아트가 광고에 등장했다. K팝 팬덤 플랫폼 블립(blip)은 실력과 관계없이 팬아트를 뽐낼 수 있는 '흙손대회'를 열고, 출품작을 실은 옥외 광고를 진행했다.

'흙손대회'는 '금손' 사이에서 주눅들었던 팬덤을 대상으로 한 이색 팬아트 대회다. '흙손대회'에는 총 566개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아이유와 마마무 화사와 문별, NCT 제노, 세븐틴 버논, 슈퍼주니어 김희철과 규현, 하이라이트 양요섭, 몬스타엑스 형원 등 인기 K팝 스타들의 다양한 팬아트 작품이 등장했다.

블립을 운영하는 스페이스오디티의 김홍기 대표는 "아이돌이 아닌 팬들이 주인공이 되는 행사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높은 참여 열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블립 측은 "참여, 공감, 확산의 프로세스를 통해 덕질을 취미생활이자 문화로 인식되도록 하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팬들이 덕질을 더욱 더 즐겁게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립은 음악 전문 스타트업 기업 스페이스오디티에서 운영하는 플랫폼으로, 팬덤을 위한 사용자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블립은 우연히 '입덕'한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어떻게 덕질을 할지 몰라 방황하는 팬덤에게 해당 아티스트의 SNS 정보와 각종 스케줄, 방송 활동과 같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폭스바겐의 만우절 장난. ⓒ폭스바겐 트위터

6. "거짓말쟁이? 최고의 마케팅?"… 폭스바겐 '만우절' 장난이 브랜드에 미친 영향

독일 최대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Volkswagen)이 올해 3월 29일 공식 트위터에 올린 사명 변경 소식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폭스바겐은 전기차에 초점을 맞춰 전압의 단위를 의미하는 'Volt'를 새로운 사명에 포함시킴으로써 회사의 새로운 방향성을 강조했다. 단순히 브랜드 이름을 바꾼 것을 넘어, 회사의 미래 사업 방향성에 대한 굳은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소식은 온라인 뉴스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폭스바겐이 전기차 사업에 집중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이날 뉴욕 증시에서 폭스바겐의 주가는 장중 한때 12%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폭스바겐의 사명 변경은 허무하게도 4월 1일 만우절 농담으로 밝혀졌다. 언론과 소비자들은 분노했고, 폭스바겐은 주가조작 혐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선 넘은 장난이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폭스바겐은 공식 트위터에 전기 콘센트 이미지와 함께 "우리의 만우절 장난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사람들이 우리의 미래 전기차 사업만큼이나 우리 브랜드의 헤리티지에 대해서도 열정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볼츠바겐이든 폭스바겐이든 사람들이 우리의 전기차 사업과 전기차 ID4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만큼은 좋은 일"이라는 글을 올렸다.

폭스바겐의 만우절 장난은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어 모은 최고의 마케팅이라는 찬사와, 많은 사람들을 속인 최악의 실수라는 악평을 동시에 받았다.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폭스바겐에 대해 그 어느때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사실이다. 전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폭스바겐의 사명 변경 농담은 역대 가장 많은 화제를 모은 만우절 마케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7. 삼성전자, 26년만에 서태지 '컴백홈' 소환… 힙한 광고 '비스포크'의 전략은?

X세대(1968년 전후에 태어난 세대)에겐 향수를 자극하는 뭉클함으로, MZ세대(1980~2000년대생)에겐 힙한 새로움으로. 지난 1995년 발매된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이 전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 음악으로 다시 주목받았다.

삼성전자의 '컴 비스포크 홈(Come Bespoke Home)' 캠페인을 대행한 제일기획의 이슬기 CD는 "비스포크 홈이라는 테마로 10가지가 넘는 가전 라인업을 소개하는 동시에 기존 가전과 다른 비스포크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과제였다"며 "뮤직비디오처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이라는 노래를 비스포크 홈 가전들이 부르는 아이디어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맞춤형 가전 브랜드인 '비스포크'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을 배경음악으로 TV 광고를 선보였다. 제품의 성능과 특징을 설명하는데 집중하는 기존 가전 광고의 틀을 깨고,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광고 크리에이티비티를 선보였다. 광고 분량은 60초로, 일반적인 15초 광고의 4배에 달하는 파격적인 편성이다.

광고의 핵심은 단연, BGM으로 삽입된 '컴백홈'이다. '비스포크'는 맞춤형 가전인 만큼 '가전을 나답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광고 말미, '나를 완성하겠어'라는 '컴백홈'의 가사는 '비스포크'의 핵심 메시지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탁월한 음악 선택을 증명했다.

'컴 비스포크 홈' 캠페인은 현재 주력 소비층인 X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미래 최대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에겐 '힙한 광고, 힙한 브랜드'로 '비스포크'를 각인시키며 다른 취향을 가진 두 세대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았다.

'Not your mother's Tiffany' 캠페인. ⓒTiffany & Co

8. 오드리 헵번→블랙핑크 로제 내세운 '티파니앤코', 단골 고객 모욕한 마케팅으로 뭇매

'여성들의 로망'으로 불리며 꾸준히 사랑받아 온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Tiffany & Co)가 단골 고객을 모욕하는 듯한 마케팅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티파니앤코는 젊은층을 겨냥한 신규 캠페인 'Not your mother's Tiffany(당신 어머니의 티파니가 아니다)'를 선보였다. 티파니앤코의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된 광고 영상에는 'Not your mother's Tiffany'라는 문구가 크게 적힌 대형 포스터가 등장한다.

포스터 속 모델은 고급 보석 광고에 흔히 등장하는 드레스 대신 캐주얼한 청바지와 민소매 티셔츠, 데님 셔츠를 입고 있고 티파니앤코의 대표 제품인 '프로포즈 반지'나 '결혼 반지' 대신 젊고 트렌디한 주얼리를 착용하고 있다. 티파니앤코의 상징과도 같은 '티파니 블루' 색상은 광고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티파니앤코는 클래식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강조해 온 기존 광고 공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겨냥해 과감한 변신을 꾀한 것이다. 그러나 광고 문구가 소비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브랜드가 새롭고 젊어졌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Not your mother's Tiffany'를 슬로건으로 내세웠지만, 그간 티파니앤코를 애용해 온 단골 고객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모욕하고 소외시키는 듯한 광고 문구에 배신감을 느꼈다. 브랜드의 주요 고객층인 중년 여성 사이에서 역효과를 냈다.

티파니앤코는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루이비통과 디올, 펜디 등을 보유한 프랑스 패션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올 1월 158억 달러(한화 약 18조원)에 티파니앤코를 인수한 뒤 티파니앤코의 보수적이고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공격적이면서도 과감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세계적인 K팝 아이돌인 블랙핑크 로제(ROSE)와 배우 애니아 테일러 조이(Anya Taylor-Joy),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이자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 모델로도 유명한 에일린 구(Eileen Gu)에 이어 최근에는 비욘세(Beyonce)와 제이지(Jay-Z)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하는 등 MZ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십년 간 브랜드를 대표해 온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과 티파니 블루를 벗어난 티파니앤코의 새로운 전략이 브랜드의 미래에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현대서울'의 '워터폴 가든' 앞 김연희 선임. ⓒ정상윤 기자

9. "공간과 경험을 팝니다"… 더현대서울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밝힌 '리테일 테라피' 전략

"백화점은 더 이상 물건을 사기 위해서만 가는 곳이 아닙니다.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획일화 된 백화점 인테리어도 바뀔 필요가 있었죠. 더현대서울은 그 변화의 시작입니다." 올해 2월 26일 문을 연 서울 최대 규모의 백화점 더현대서울이 '백화점엔 창문과 시계가 없다'는 낡은 공식을 깨고, 자연채광과 수풀이 우거진 공간을 선보이며 미래형 백화점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더현대서울의 인테리어를 담당한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인테리어팀의 김연희 선임은 "더현대서울은 건물 전체에 리테일 테라피를 접목했다"며 "리테일 테라피란, 소비자들이 쇼핑 과정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통해 힐링하고 그 과정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재방문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즉, 쇼핑을 통한 치유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더현대서울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수상자이자 영국의 '로이드 빌딩'과 프랑스의 '퐁피두 센터'를 설계한 리차드 로저스(Richard Rogers)가 설계했다. 1층 입구에서부터 6층까지 건물 천창을 통해 내려오는 자연 채광을 맞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5층과 6층에는 대형 실내 정원인 '사운즈 포레스트'(3300㎡, 1000평)가 들어서 도심 속 힐링 공간을 제공한다. 기대와 우려 속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은 오픈 직후부터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중심으로 MZ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그 결과 더현대서울은 개관 2주 만에 2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고, 오픈 100일 만에 매출 2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올 연매출 목표를 63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더현대서울은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미래형 백화점'이라는 새로운 키워드와 플랫폼을 제시한 만큼, 앞으로도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고객 경험을 계속해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10. 이케아가 없던 '90년대' 인테리어에 갇히다… 브랜드 최초의 '리얼리티 쇼'

이케아가 없던 1990년대 가정집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케아가 없던 시절을 모르는 요즘 세대가 과거의 집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 궁금증을 해결해 줄 리얼리티 쇼가 공개됐다. 세계 최대 홈퍼니싱 업체 이케아(IKEA) 스페인은 론칭 25주년을 기념해 '90년대에 갇히다(Trapped in the 90's)'라는 제목의 리얼리티 쇼를 선보였다.

이케아는 이 쇼를 위해 스페인 론칭 전인 1990년대 스페인의 평범한 가정집 인테리어를 고스란히 재현해냈다. 이 집은 무겁고 큰 가구들과 오래된 인테리어, 사용하기 불편한 옛날 제품들로 꾸며져 있다. 이케아가 없는 시대를 살아본 적이 없는 1990년대 이후 태생의 참가자 6명은 이 집에서 7일 동안 합숙을 시작한다.

6명의 참가자들은 스마트폰을 압수당한 채 1990년대 집에서 그 시대 방식으로 살아가는 과제를 부여받는다. 모든 미션은 팩스로 전달되며 통화는 다이얼을 돌리는 옛날 전화기로만 가능하다. 요리를 할 때는 전자레인지나 인덕션 대신 사용할때마다 직접 불을 붙여야하는 옛날 가스레인지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비디오 테이프로 영상을 보고 CD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으며 에어로빅을 하고, 필름카메라와 캠코더로 사진과 영상을 찍는 등 1990년대 맞춤형 과제를 수행한다.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던 6명의 참가자들은 인터뷰를 위해 이케아 가구와 소품들로 꾸며진 방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케아가 없던 1990년대 가정집에서 이케아로 꾸며진 2021년 현재의 집으로 이동한 참가자들은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끼며 안도의 한 숨을 내쉰다.

이케아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이케아의 존재가 각 가정에 어떤 일을 해줬는지 상기시켜주며 '이케아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영리한 크리에이티비티를 보여준다. 이 캠페인은 광고대행사 맥칸월드그룹 스페인(McCann Worldgroup Spain)이 대행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