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미래,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달렸다" 필립 코틀러
"마케팅의 미래,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달렸다" 필립 코틀러
  • 김수경
  • 승인 2021.12.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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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광고제 특별 강연 연사로 나서 마케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 공유
"영업과 마케팅 총괄하는 CMO의 역할 중요"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8가지 원칙에 주목해야"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 ⓒ부산국제광고제

"모든 기업들은 수익창출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수익에 해당하는 부분과 지속 가능한 마케팅에 투자하는 부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요? 수익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에 마케팅의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지난 17일 열린 부산국제광고제 특별 강연에 연사로 나서 마케팅의 미래에 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필립 코틀러는 먼저 마케팅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전세계를 뒤흔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 변화 위기, 글로벌 공급망 의존성, 인터넷과 디지털 미디어의 급부상, 온라인 채널 강화, 환경 위기, 소비자 권력, 지속가능성과 더뎌진 경제 성장률 등은 마케팅 산업에도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이같은 다양한 변화는 마케팅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세상의 변화가 매우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케팅의 미래 또한 더욱 빠르게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 ⓒ부산국제광고제

이같은 상황에서 그는 대규모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 이하 CEO)의 유형과 역할의 의미에 대해 짚었다.

필립 코틀러는 "CEO의 전공을 물어보면 대부분 변호사 또는 금융 전문가다. 마케팅 전공자는 그리 많지 았다"며 "대부분의 CEO는 훌륭한 MBA 과정에 다니면서 금융과 생산관리, 마케팅 등을 배우기는 하지만 오직 가격(Price) 밖에 모르는 1P형 CEO에 대해서는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마케팅을 잘 모르고, 가격에만 신경 쓰는 CEO들은 마케팅이란 그저 잘 포장하고 잘 광고하는 것이라는 생각만으로 오로지 광고에만 많은 돈을 쓴다"며 "4P형 CEO는 가격, 제품, 장소, 프로모션에 집중하고, STP형 CEO는 세분화, 타깃팅, 포지셔닝에 강점을 갖추고 있으며, ME형 CEO는 '마케팅이 전부다(Marketing is Everything)'이라고 믿는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E 타입의 CEO는 마케팅이 기업의 근간임을 믿으며 고객의 선택에 집중하고 그러한 고객을 확보하는 역량을 갖췄다"며 "유니레버의 폴 폴만(Paul Poleman) CEO가 대표적인 ME 타입"이라고 덧붙였다.

외부에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마케팅을 위해, 기업에는 CEO 외에 마케팅과 영업 부서를 이끌 총괄 담당자가 필요하다고 필립 코틀러는 강조했다. 대부분의 기업에는 마케팅 총괄과 영업 총괄이 각각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두 부서 간 의견 충돌이 일어나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필립 코트러는 "영업과 마케팅이 계속 싸우면 회사는 망한다. 하나의 해결책은 그 중 한 명을 상사로 두어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이하 CMO)를 맡게 하는 것"이라며 "영업 총괄이 CMO 아래 조직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마케팅이 영업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이 마케팅을 위해 일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영업 사원의 참여 없이 마케팅 부서 혼자서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어리석은 실수"라며 "영업 관리자와 마케팅 관리자는 이를 받아들여야 하며, CMO는 고객의 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기업 브랜드를 관리하며 고객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마케팅 테크놀로지를 의미하는 마테크(Mar-tech)도 빠르게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며 "현재 대부분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디지털 시대 이전 세대다. 때문에 디지털과 함께 성장한 새로운 세대를 빨리 채용해야 새로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다. 마테크 업그레이드 또한 CMO의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CMO의 마지막 역할은 CEO와 임원들에게 마케팅 투자 수익, 즉 ROI를 설명하는 것이다. 그는 "마케팅에 쏟아 붓는 예산 대비 얼마나 성과가 나는지를 CMO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물론 이 부분이 가장 어렵지만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 ⓒ부산국제광고제

필립 코틀러는 수익 창출과 주주들의 가치를 높이는 것에 집중해 온 기업의 목적도 크게 바뀌고 있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세계 최대 자사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 회장의 말을 인용해 "민간·공기업 모두 사회적 목표를 추구하기를 사회는 원하고 있다. 장기적인 번영을 위해 모든 기업은 재무성과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긍정적 기여를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철학을 가진 회사로 스타벅스와 유니레버, 리바이스, 나이키, 파타고니아, 밴엔제리스 등을 꼽았다.

그는 "2019년, 미국 주요 기업 181개로 구성된 미국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기업의 목적을 재정의하게 됐다"며 "기업은 수익추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우선순위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가치 창출이 가장 중요한 우선 순위이며, 직원에 대한 투자, 협력업체에 대한 공정하고 윤리적인 대우, 지역 사회 지원,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이 포함돼 있다.

필립 코틀러는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Firms of Endearment)'라는 책을 꼭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며 "저자는 코카콜라, 애플 등 미국에서 사랑받는 기업 25개를 선정하고 이들이 10년 이상 9:1의 비율로 경쟁사보다 우수한 성과를 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기업은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고 동기부여가 돼 있으며 충성도가 높고 더 혁신적이었으며 더 친환경적이었다"며 "그들이 가진 공통 원칙에는 8가지 특징이 있었다"고 말했다.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 ⓒ부산국제광고제

책에 따르면 사랑받는 기업들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단순히 주주만 우선시하지는 않았다. 또한 임원의 연봉이 상대적으로 적정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필립 코틀러는 "일부 대기업에서는 대표자의 연봉이 임직원 평균의 320배에 달한다. 1930년대에는 20배 정도가 적정치였다"며 "연구 대상 25개 기업의 경우는 연봉 차이가 비교적 적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 기업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누구나 상사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는 'Open Door' 방침을 갖고 있었으며 상사들도 조직의 현업 업무에서 분리돼 있지 않았다. 직원의 보수가 경쟁사보다 높았으며 퇴사율이 낮고, 근속율이 높았다. 또한, 특히 열정이 있는 직원들을 채용했고 협력업체를 바라볼 때도 생산성 증대, 비용 절감, 품질 확보 등을 위한 진정한 파트너로 여기고 있었다. 이러한 기업들은 모두 우수한 조직 문화를 갖고 있으며 이를 최고의 자산이라 여겼다.

필립 코틀러는 "스타벅스는 직원을 상당히 배려한다. 대학 졸업장이 없는 직원들은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돕고, 커피를 서빙하는 직원이 진정한 프로페셔널 바리스타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러한 기업들에 대해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경쟁사 대비 마케팅 비용이 적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기존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자발적으로 그 기업을 마케팅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핵심은 고객들이 이들 기업에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광고를 해주기 때문에 광고비를 많이 쓸 필요가 없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유니레버와 YKK의 사례를 공유했다.

유니레버를 10년 간 이끈 폴 폴만 CEO는 "주주만이 아닌,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한다"는 목적을 갖고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는 이해관계자를 소비자, 고객, 사업 파트너, 협력업체, 에이전시, 지역사회, 지구, 주주 등 7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또한 매출과 지속가능성의 균형을 추구하며 "향후 10년 간 회사 성장을 2배로 늘리고,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2분의 1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폴 폴만 CEO 재임 기간 동안 회사 매출은 380억 달러에서 600억 달러로 늘었고 유니레버는 지속가능한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세계 최대 지퍼 제조회사인 YKK의 요시다 다다오 대표는 '선의의 순환 경영'을 경영 철학으로 내세우고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줘 직원들 모두가 주주가 되도록 했다. 또한 사업을 통해 정부의 세수 확보에 기여하고자 했으며 수익의 상당부분을 자선활동에 기부했다.

필립 코틀러는 "최근 대부분의 기업들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채용하고 있다. 이들은 훨씬 디지털 친환경적이고 사회 문제와 경제적 정의를 중시한다"며 "이들은 경제적 정의, 사회 문제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기업에서는 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또한 양질의 삶, 워라밸, 친구, 가족 등을 중시하며 사회 지향적인, 책임감 있는 기업에서 일하려고 한다. 이 부분을 채용 시 염두에 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소비자들은 앞으로 광고나 영업 사원 없이도 최고의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정보라는 힘을 갖게 된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하는 브랜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충분히 갖고 있기 때문에 영업 사원의 설명을 듣거나 광고를 볼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면에서 마케팅은 앞으로 역할이 축소 될지도 모르지만, 그 기능은 모든 기업이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고객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체험 마케팅 영역에서 창의적인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가 중요해졌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립 코틀러는 부산국제광고제 특별 강연 연사로 나서 마케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강연은 부산국제광고제 홈페이지와 부산국제광고제가 운영하는 온라인 실무교육 플랫폼인 '글로벌 매드 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시청할 수 있다.

필립 코틀러는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 마케팅 분야 석좌 교수로서,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12개의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미국마케팅학회로부터 마케팅의 1인자로 뽑혔으며 '파이낸셜타임스'가 뽑은 비즈니스 구루에 피터 드러커, 빌 게이츠, 잭 웰치와 함께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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