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에 광고를 붙이자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쓰레기통에 광고를 붙이자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 김수경
  • 승인 2021.09.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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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청과회사 '돌(Dole)', 음식물 쓰레기 문제 알리는 '영양실조 라벨' 캠페인 선봬
심각한 음식물 쓰레기가 식량 불안정 문제에 미치는 영향 알리며 사람들의 관심 촉구
매일 지나치는 거리의 쓰레기통을 미디어로 활용해 효과적으로 메시지 전달
란프란코 & 코도바(Lanfranco & Cordova) 대행

글로벌 청과회사 돌(Dole)이 도심 속 쓰레기통을 광고판으로 바꾸고 음식물 쓰레기와 굶주림에 대한 사회적 문제 알리기에 나섰다.

27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age) 보도에 따르면 '돌'은 미국 뉴욕 도심에서 쓰레기통과 쓰레기 봉투, 쓰레기 트럭 등에 음식물 쓰레기와 굶주리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붙인 '영양실조 라벨(Malnutrition Labels)' 캠페인을 선보였다.

'돌'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 4200만 명의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동안,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1080억 파운드(약 490억 kg)에 달한다. 뉴욕주의 쓰레기 중 음식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18%이며, 미국 어린이 6명 중 1명은 식량을 구매하거나 섭취할 수 없는 식량 불안정 상태에 처해있다.

또한 9억2500만 명의 사람들이 굶주리는 동안 매년 30억 명의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음식물이 전세계적으로 버려지고 있다. 뉴욕 시민의 12.8%가 식량 불안정 상태를 겪는 동안 매년 뉴욕에서는 390만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진다. 뉴욕의 각 가정에서는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이 5.4파운드(약 2.4kg)씩 버려지고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식량 불안정 상태에 처한 46만6000명의 어린이에게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4200만 명의 사람들이 굶주리는 동안, 연간 1610억 달러(한화 약 189조6580억원) 가량의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다. 미국 가정의 연평균 음식물 낭비 규모는 1886달러(약 222만원)이며, 1300만 명 이상의 미국 어린이들은 식량 불안정 상태의 가정에서 살고 있다. 5400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식량 불안정 상태를 겪는 동안 미국에서 생산되는 음식물의 30~40%는 버려지고 있다. 

'돌'은 이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매일 마주치는 쓰레기통과 쓰레기 봉투, 쓰레기 트럭에 해당 정보를 영양 성분표 형태로 부착했다. 냄새나고 더러운 쓰레기통을 음식물 쓰레기와 굶주림에 대한 정보를 담은 미디어로 바꿔 이 문제를 공론화 한 것이다. 

뉴욕 시민들은 쓰레기통에 부착된 '영양실조 라벨'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며 심각한 음식물 쓰레기가 식량 불안정 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게 공감했다.

Malnutrition Labels 캠페인. ⓒDole

'돌'은 광고를 통해 "충분한 영양 섭취는 인간의 권리"라며 "마치 햇살처럼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캠페인을 대행한 광고대행사 란프란코 & 코도바(Lanfranco & Cordova)의 로랜도 코도바(Rolando Cordova) 공동창업자 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는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 우리를 항상 둘러싸고 있는 쓰레기 더미를 못 본 척 하곤 한다"며 "이번 캠페인의 단순성은 사람들이 잠깐 멈춰 서서 음식물 쓰레기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를 보게한 뒤 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고 밝혔다.

'돌'의 루펜 드사이(Rupen Desai) 글로벌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는 "우리는 전 인류를 먹여 살리기에 충분한 식량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의 3분의 1을 낭비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쓰레기가 쌓여있는 공간을 미디어로 사용함으로써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임으로써 영양 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돌'은 올해 2월 전세계 영양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간 200만 달러(약 23억5600만원) 규모의 '선샤인 포 올(Sunshine For All, SFA)' 펀드를 론칭하고 음식물 쓰레기 문제 해결에 대한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돌'은 SFA 펀드 운영을 위해 전문적 자질을 갖춘 혁신가, 스타트업 기업 및 파트너들과 협업해 식량의 경제성과 낭비, 접근성 및 수용성 등 여러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굶주린 뉴욕시민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는 기아 구호 비영리단체인 시티 하베스트(City Harvest)와 협력해 낭비되는 음식물을 재활용해 건강한 식사를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을 개발하는 등 식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Malnutrition Labels 캠페인. ⓒDole
Malnutrition Labels 캠페인. ⓒDo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