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마실때마다 나무 심는 효과"… 세계 최초 '탄소 네거티브' 전략 내세운 브루독(Brewdog)
"맥주 마실때마다 나무 심는 효과"… 세계 최초 '탄소 네거티브' 전략 내세운 브루독(Brewdog)
  • 김수경
  • 승인 2021.08.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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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노력에 초점 맞춘 '모두를 위한 맥주' 캠페인 선봬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에 '잃어버린 숲' 조성… "탄소 배출량 마이너스 목표"
드로가5 런던 대행

탄소 중립(carbon neutral, 이산화탄소의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 이산화탄소의 순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것)를 외치는 맥주 브랜드가 등장했다.

9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age)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수제 맥주 브랜드 '브루독(Brewdog)'이 업계 최초의 탄소 네거티브 전략을 담은 '모두를 위한 맥주(Beer for All)' 캠페인을 공개했다.

브루독은 이번 광고를 통해 "브루독은 맥주를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가 만드는 맥주는 힙스터를 위한 것도,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부자(父子)를 위한 것도, 남자를 위한 것도, 여자를 위한 것도, 그들을 위한 것도 아닙니다"라고 말하며 맥주를 즐기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비춘다.

이 밖에도 광고에는 채식주의자, 육식주의자, 채식주의자라고 거짓말하는 사람들, 키가 큰 사람, 키가 작은 사람,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 사람, 신을 믿는 사람, 무신론자, 행복한 커플, 불행한 커플, 가게를 지키는 사람, 강도, 수영을 못 하는 사람, 호기심이 많은 사람, 친근한 사람, 명상하는 척 하는 사람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심지어 광고 마지막에는 경쟁 맥주 브랜드인 하이네켄(heineken)을 마시는 사람까지 보여주며 브루독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맥주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브루독 맥주 양조장 전경. ⓒ브루독

브루독은 "그렇습니다. 브루독은 이 모든 사람들을 위한 맥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세계 최초의 탄소 네거티브 맥주 양조장이기 때문이죠"라고 설명한다.

이어 "여러분이 맥주를 마실 때마다 우리는 나무를 심습니다"라며 "브루독을 마시는 모든 사람들은 물론, 브루독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까지. 모든 이들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듭니다. 그게 바로 브루독이 지구가 가장 좋아하는 맥주인 이유"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광고는 맥주를 마시는 다양한 고객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다양성(diversity)이 아닌,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브루독의 창업자인 제임스 와트(James Watt)는 지난해 8월,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에 2000에이커(acres) 규모의 땅을 산 뒤 '잃어버린 숲(Lost Forest)'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이곳에 2022년까지 1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겠다고 약속하며 맥주 업계 최초로 탄소 네거티브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브루독이 맥주를 만들때 배출하는 탄소량의 2배를 '잃어버린 숲' 속 나무들이 흡수하게 된다. 고객들이 브루독 맥주를 마실 때마다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브루독은 맥주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생 에너지인 풍력 발전을 사용해 맥주를 만들고 제품 포장재를 플라스틱 대신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대체했으며, 영국 맥주 업계 최초로 19톤 전기 트럭을 사용해 맥주를 유통하고 있다.

브루독 '모두를 위한 맥주' 캠페인. ⓒ브루독

이번 캠페인을 대행한 드로가5 런던(Droga5 London)의 데이비드 콜버즈(David Kolbusz)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는 "브루독의 환경 친화적 노력이 어떤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 뒤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나열하기 시작했다"며 "광고 원본은 5시간 분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 네거티브 양조장 운영은 맥주 소비자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두에게 이로운 것"이라며 "브루독의 훌륭한 탄소 감축 전략이 이번 캠페인의 출발점이 됐다"고 밝혔다.

광고대행사인 드로가5 런던은 광고를 제작하는데 그치지 않고, 모든 직원들이 '잃어버린 숲' 시민권을 부여받아 나무 심기에 동참하는 등 브루독의 친환경 노력에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