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를 위협한 2인자 버거킹의 크리에이티비티 전략
맥도날드를 위협한 2인자 버거킹의 크리에이티비티 전략
  • 은현주
  • 승인 2021.05.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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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수상작품으로 보는 '버거킹'의 브랜드 전략
페르난도 마차도 버거킹 前 글로벌 CMO가 이끈 도전적인 크리에이티비티
버거킹, 2017·2019년 칸 라이언즈 선정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브랜드'

2019년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글로벌 패스트 푸드 프랜차이즈인 버거킹(Burger King)은 그해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브랜드(Cannes Lions Creative Brand of the Year)에 선정됐다. 2017년에는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마케터(Creative Marketer of the Year)에도 이름을 올렸다.

칸 라이언즈 아카이브인 더워크(The Work)에서 발표한 '더 크리에이티브 디브리프(Burger King: The Creative Debrief)'에 따르면 버거킹은 2015년부터 칸 라이언즈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다.

2015년부터 매년 칸 라이언즈에서 10개가 넘는 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브랜드라는 영광을 누리게된 데에는 페르난도 마차도(Fernando Machado) 버거킹 전 글로벌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의 역할이 컸다. 

2019 칸 라이언즈에서 세미나 연사로 나선 페르난도 마차도(Fernando Machado) 전 버거킹 글로벌 CMO. ⓒ칸 라이언즈 코리아
2019 칸 라이언즈 세미나 연사로 나선 페르난도 마차도 버거킹 전 글로벌 CMO. ⓒ칸 라이언즈 코리아

그는 2014년 3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버거킹의 브랜드 마케팅을 총괄하며 과감하고 새로운 캠페인을 다수 선보였다. 최근 10년 간 칸 라이언즈에서 가장 많은 상을 수상한 작품은 맥와퍼(McWhopper) 캠페인으로 2016년에 17개, 2017년에 2개를 수상하며 모두 19개 라이언 트로피를 가져갔다.

맥와퍼 캠페인은 2015년 버거킹이 유엔 세계평화의날(International Day of Peace. 9월 21일)을 기념하기 위해 고안한 아이디어다. 버거킹은 오랜 라이벌 관계였던 맥도날드에 버거전쟁 휴전을 요청하며 버거킹과 맥도날드의 버거를 합친 맥와퍼를 제안했다. 

버거킹은 신문 지면광고에 맥도날드를 향한 휴전제안 편지글을 싣고 맥와퍼 제품을 소개하는 홈페이지도 선보였다. 사람들은 세계 1위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맥도날드에 던진 버거킹의 과감한 도전에 열광했고 자연스레 맥도날드의 반응 또한 주목 받게 됐다. 

아쉽게도 맥도날드 CEO는 버거킹의 맥와퍼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나 버거킹과 맥도날드의 흥미로운 버거전쟁에 사람들이 반응하기 시작했고 맥와퍼는 맥도날드 없이 오로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SNS상에 도배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들만의 맥와퍼를 만들어서 소셜채널에 공유했고 이와 동시에 4개의 다른 경쟁 프랜차이즈인 웨이백 버거, 데니스, 지라파스, 크리스탈(Wayback Burgers, Denny's, Giraffas, Krystal)들이 동참하며 평화의 날 버거(Peace Day Burger)를 만들 수 있었다. 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이 버거는 2015년 9월 21일 단 하루동안만 선보였다.

더 크리에이티브 디브리프 보고서는 맥와퍼 캠페인에서 볼 수 있는 버거킹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첫째, 펀치 대신 윙크(Wink, don't punch)
페르난도 마차도 버거킹 전 글로벌 CMO는 "버거킹은 재밌는 브랜드이며 맥도날드도 마찬가지"라며 "버거킹은 강력한 경쟁자가 되고 싶기 때문에 라이벌과 경쟁할 때 얼굴에 펀치를 날리는 것이 아닌, 재밌고 친근하게 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맥도날드에서 버거를 먹는 사람이 버거킹 버거를 먹을때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만약 경쟁 상대에게 모욕을 준다면 그건 자기 스스로에게 모욕을 주는것과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페르난도 마차도는 브랜드 캠페인에 끊임없이 라이벌 브랜드를 이용하지만 가혹하게 비난하거나 조롱하지는 않는 전략을 추구했다. 

맥도날드 뒷마당에서 올리브 가지를 내밀고 있는 버거킹 옥외광고. ⓒCannes Lions
맥도날드 매장 인근에서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를 내밀고 있는 버거킹 옥외광고. ⓒCannes Lions

둘째, 사람들 사이에 화제를 불러일으켜라(Bake in social and PR)
버거킹은 맥와퍼 홈페이지를 통해 사람들이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를 퍼뜨렸고 각자만의 레시피로 맥와퍼를 만들도록 독려했다. 디브리프 보고서는 공유하기 좋은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대중에게 자연스레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페르난도 마차도는 "PR과 소셜미디어는 서로 돕는 관계"라며 "강력한 아이디어는 사회성(sociability)과 화제성(talkability) 모두를 촉발 시킬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미디어 플랜의 제곱에 해당하는 효과를 거두게 한다"고 말했다.

셋째, 전방위적인 크리에이티비티 전략(Holistic creativity)
디브리프 보고서는 "크리에이티비티가 비즈니스에 더 좋은 성과를 가져오는 것을 입증하는 데이터는 차고 넘친다"며 "그러나 크리에이티비티가 단지 광고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좌) 무지개색을 입혀 LGBTQ를 지지한 프라우드 버거, (우) 수화로 바꾼 와퍼 사인. ⓒCannes Lions
(좌)무지개색을 입혀 LGBTQ를 지지한 버거킹의 프라우드 버거, (우)수화로 표현한 와퍼 사인. ⓒCannes Lions

맥와퍼 캠페인을 위해 버거킹은 제품 포장, 매장 디자인, 그리고 제품까지 바꾸는 결단을 했다. 버거킹은 성소수자인 LGBTQ의 권리 보장을 위해 와퍼 포장지에 무지개색을 입혔고 미국 수화의 날(National American Sign Language Day)을 기념해 버거킹의 로고를 수화로 바꾸기도 했다.

디브리프 보고서는 "크리에이티비티는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점을 만드는데 필요한 것이며 조직 전체에 크리에이티비티 문화가 스며들어야 매출에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2015년 이후 칸 라이언즈에서 매년 꾸준히 많은 상을 수상하고 있는 브랜드 버거킹 ⓒCannes Lions
2015년 이후 칸 라이언즈에서 매년 꾸준히 많은 상을 수상하고 있는 브랜드 버거킹 ⓒCannes Lions

버거킹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다이렉트, 옥외, 미디어, PR등 모두 18개의 칸 라이언즈 부문에서 상을 휩쓸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개 부문에만 이름을 올렸던것에 비하면 버거킹이 얼마나 다방면으로 크리에이티비티를 고민하고 적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버거킹의 마케팅을 진두지휘해 온 페르난도 마차도는 이제 버거킹을 떠나 2021년 4월부터 세계적인 게임 기업인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에서 CMO로 새로운 업무를 시작했다.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는 오는 6월 21일부터 25일까지 온라인으로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2021년 칸 라이언즈 어워즈에서는 지난해 페스티벌 취소로 연기했던 2020년 수상작품과 2021년 수상작품을 동시에 심사해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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