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세일에 흔들린 우정… 태국 센트럴 백화점, 친구 사이를 갈라놓다
대박 세일에 흔들린 우정… 태국 센트럴 백화점, 친구 사이를 갈라놓다
  • 은현주
  • 승인 2021.04.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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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필름부문 그랑프리 수상작 '숍 언프렌드', 특징은 스토리텔링과 재미
팬데믹으로 힘든 시기에 적절한 '유머'는 더욱 소중해져
태국 광고대행사 WOLF BKK 대행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에서는 매년 아·태 지역의 문화와 맥락을 반영한 최고의 크리에이티비티를 선정해 시상한다. 2021년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최고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제목: 숍 언프렌드(SHOP UNFRIEND)
수상: 필름(Film) 부문 그랑프리(Grand Prix) 
출품사: 울프(WOLF BANGKOK, THAILAND)
광고주: 태국 센트럴 백화점(CENTRAL DEPARTMENT STORE)


"우정은 영원하다, 단 할인 기간은 제외하고…" 

빅토리아(Victoria)와 트레이시(Tracee)는 백화점 쇼핑을 하기 위해 함께 차를 타고 가고 있다. 멀리서 봐도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있는 두 패셔니스타 친구들이 향하는 곳은 태국 센트럴 백화점의 블랙 미드나잇 할인행사다. 최대 70%까지 할인하는 행사인 만큼 서둘러 가야 원하는 상품을 먼저 살 수 있는 상황. 트레이시는 미리 봐 둔 가방이 있다며 운전 중인 빅토리아에게 서둘러 가자고 재촉한다. 

그 순간 운전하던 차를 멈추며 빅토리아는 "이래서 우리가 친한거야" 라고 말하고는 자신도 같은 가방을 마음에 두고 있음을 자신의 핸드폰 화면을 들어 보여준다. 두 친구는 서로 동일한 제품을 사고싶어 한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당황했지만 이내 서로 "네가 사"라며 양보하려고 한다. 

서로 같은 가방을 사고싶어한다는걸 알게된 빅토리아(좌)와 트레이시(우). ⓒSpikes Asia
서로 같은 가방을 사고싶어한다는걸 알게된 트레이시(좌)와 빅토리아(우). ⓒSpikes Asia

서로 양보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자 "일단 백화점으로 가자. 너랑 나 둘 중 한 명은 사게 되겠지"라고 트레이시가 말했다. 그러자 운전대를 잡은 빅토리아는 무언가 결심한 듯 옆자리에 앉은 친구 트레이시를 뒷자석으로 보내버리고 승용차를 절반으로 나눠 앞좌석에 앉아 먼저 출발한다.

빅토리아는 떠나면서 "내거 빌려줄게"라고 말한다. 뒷좌석에 남겨진 트레이시는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뒤에 남겨진 트레이시는 마치 이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듯 "나 트레이시는 물건을 빌려쓰지 않지"라며 비장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바로 다음 장면에서는 앞서가던 빅토리아가 잠시 정차한 사이 뒤에서 거친 엔진소리와 함께 트레이시가 등장한다. 트레이시는 앞서가던 친구를 어떻게 따라 잡을 수 있었을까? 결말은 영상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자동차를 앞좌석과 뒷좌석으로 절반 나눠서 분리해 버린 빅토리아는 먼저 백화점으로 떠난다. ⓒSpikes Asia
자동차를 앞좌석과 뒷좌석으로 절반 나눠서 분리해 버린 빅토리아는 먼저 백화점으로 떠난다. ⓒSpikes Asia

매해 11월 넷째주에 시작하는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할인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태국 센트럴 백화점은 기존에 진행하던 할인행사 미드나잇 세일(Midnight Sale)을 평소보다 더 과감하게 선보였다. 바로 블랙 미드나잇 세일(Black Midnight Sale)이다. 

블랙 미드나잇 세일이라는 어두운 이름만큼 광고에는 우정의 훈훈함보다 백화점의 대박 할인 앞에 쉽게 무너지는 우정의 어두운 면을 재밌는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다. 절친한 친구를 배신할 정도로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하겠다는 태국 센트럴 백화점의 자신감이 전해지는 부분이다.

2020년 11월 26일부터 12월 7일까지 열린 '블랙 미드나잇 세일' 포스터. ⓒWolf BKK
2020년 11월 26일부터 12월 7일까지 열린 '블랙 미드나잇 세일' 포스터. ⓒWolf BKK

2021년 스파이크스 아시아 필름 부문 심사위원장인 피유시 판디(Piyush Pandey) 오길비 글로벌 CCO겸 인도 법인장(Chief Creative Officer, Worldwide & Executive Chairman, India)은 "지금과 같은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유머를 통해 소비자들뿐 아니라 심사위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작품을 보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재밌는 작품을 찾기가 그 어느때보다 더 어려워졌다"며 "이 필름은 유머가 정확하게 사용될 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심사평을 전했다.

필름 부문에서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훌륭하게 담긴 작품을 시상하며 대부분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와 작품의 집행(Execution)에 초점을 두고 심사한다.  

'숍 언프렌드'를 제작한 태국 대행사 울프 방콕(Wolf BKK) 크리에이티브 팀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부터 정치적 문제까지 태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힘든 시기에 2분 남짓한 시간 동안 즐거움을 전할 수 있는게 광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필름이 가진 엔터테인먼트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스토리텔링을 구성했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2021년 스파이크스 아시아 어워즈 전 부문 수상작품은 스파이크스 아시아 홈페이지(www.spikes.asia)에서 볼 수 있다. 올해 온라인 어워즈를 선보인 스파이크스 아시아는 2022년 2월 싱가포르에서 오프라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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