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배·씬님부터 새벽·다영·된다까지… 크리에이터, '브랜드'로 진화하다
이사배·씬님부터 새벽·다영·된다까지… 크리에이터, '브랜드'로 진화하다
  • 김수경
  • 승인 2021.04.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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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패션 전문 MCN 아이스크리에이티브, '휴먼 IP 브랜드' 전략으로 사업 차별화
조윤경 크리에이터 사업팀 실장 "크리에이터 영역 확장해 대체불가능한 브랜드로 성장시켜"
조회수·구독자수 넘어 '진정성'에 초점 맞춘 크리에이터 육성에 집중
조윤경 아이스크리에이티브 크리에이터사업팀 실장. ⓒ권창회 기자

크리에이터가 방송만 하던 시대는 지났다. 유튜브를 주 무대로 활동해오던 크리에이터의 영역이 TV와 인스타그램, 틱톡,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무한 확장되면서 이들은 시장을 움직이는 힘 있는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1세대 뷰티 유튜버로 유명한 이사배(구독자 수 226만명)와 씬님(구독자 수 154만명) 등은 유튜브를 넘어 각종 TV 프로그램에 모습을 비추는 것은 물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차세대 유튜버인 새벽, 다영, 된다 또한 자신만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며 고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방송 콘텐츠 기획·제작을 넘어, 대체불가능한 브랜드로 진화하는 크리에이터 시대가 열리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크리에이터를 브랜드로 키우는 '휴먼 IP 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있는 MCN(멀티채널네트워크) 기업 아이스크리에이티브의 조윤경 크리에이터사업팀 실장을 최근 아이스크리에이티브 본사에서 만났다.

조윤경 실장은 "크리에이터 고유의 특성과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대체불가능한 아이코닉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휴먼 IP 브랜드 전략"이라고 한 마디로 정의했다.

소속 크리에이터들을 방송인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육성시키는 것이 아이스크리에이티브의 목표이자 차별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조 실장은 "대부분 1인 미디어 채널의 주수입원인 광고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크리에이터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한다"며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나 조회수를 단기간에 많이 늘리기보다 크리에이터의 캐릭터와 개성, 고유한 스토리, 진정성 등을 중점으로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육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크리에이터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 본인이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크리에이터의 크리에이티브를 유지해나가는 동시에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 시장이 원하는 접점을 제안하고 찾아주는 것이 아이스크리에이티브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조윤경 아이스크리에이티브 크리에이터사업팀 실장. ⓒ권창회 기자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CJ ENM의 MCN '다이아티비' 내 패션·뷰티 콘텐츠팀에서 10여년 간 크리에이터를 담당해 온 김은하 대표가 지난 2017년 창립한 MCN 회사다. 김 대표는 1세대 크리에이터들인 이사배와 씬님, 라뮤끄 등을 발굴해 육성한 전문가다. 당시 '다이아티비'에서 김은하 대표와 함께 일했던 조 실장은 아이스크리에이티브의 창립 멤버 겸 1호 직원으로 합류해 회사의 기반을 닦았다. 

조 실장은 "확장 가능성이 큰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육성해 브랜드로 만드는 것은 아이스크리에이티브가 가장 잘 하는 일이자 자신있는 일"이라며 "크리에이터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해 개인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하면서 크리에이터의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시키는 확실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뷰티 크리에이터라고 하더라도 누구는 라이프스타일에 강하고, 누구는 스토리에 강하고, 누구는 제품 리뷰에 강하다"며 "비즈니스 협업시, 브랜드의 니즈와 크리에이터들의 특성을 잘 매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아이스크리에이티브에는 32팀의 전속 크리에이터가 소속돼 있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크리에이터까지 합하면 60여팀이 활동하고 있다. 이 중 90%가 뷰티와 패션, 라이프스타일에 특화된 여성 크리에이터다. 카테고리는 비슷하지만 크리에이터 고유의 콘텐츠와 각기 다른 개성에 초점을 맞춘 휴먼 IP 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블로그 미용만화 작가로 시작한 크리에이터 '된다'는 아이스크리에이티브와 파트너십을 맺은 뒤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지난 2018년 대형 H&G스토어와 협업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대규모 '된다 세일'을 진행하고 자신만의 뷰티&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도앤다스'를 론칭했다. 또 '된다'의 그림으로 전시회를 열고 '된다' 캐릭터를 각색해 만든 애니메이션을 투니버스와 웨이브, 왓챠 등 OTT 서비스에서 선보이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암투병 뷰티 크리에이터 '새벽'은 유튜브 콘텐츠 외에도 인터뷰, 방송 출연, 책 출간 등 '암 때문에 달라지지 않은 삶'을 진솔하게 풀어내며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히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벽'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뷰티 브랜드 '주인공'을 선보이고 직접 브랜드 모델로 활약하고 있으며 유튜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에 주인공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메이크업 크리에이터 '다영'은 최근 워킹맘 브이로그 등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콘텐츠로 확장을 시도했으며 팬들과 나누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그립톡'과 직접 기획한 '젤리 스킨'을 제작해 완판시키는 등 스토리가 있는 브랜딩으로 소통하고 있다. '다영'은 결혼과 임신, 출산 등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노출함으로써 시청자 층을 폭넓게 확대해나가고 있다.

조 실장은 "크리에이터들이 무리하게 비즈니스를 확장하다보면 자칫 콘텐츠에 소홀해지거나 다른 요인들로 힘들어하는 일이 많다"며 "크리에이터의 사업 영역을 확장시키되, 크리에이터는 콘텐츠에 집중하게 하고 나머지 부가적인 일들은 아이스크리에이티브가 담당해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도록 조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 크리에이터들의 성공 기준을 조회수와 구독자 수에 한정하지만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크리에이터들이 전달하고자하는 콘텐츠가 얼마나 깊이있게 전달됐고 얼마나 많은 공감을 받았는지에 더욱 초점을 맞춘다"며 "시청자들의 댓글과 피드백이 크리에이터들의 성장과 비즈니스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조윤경 아이스크리에이티브 크리에이터사업팀 실장. ⓒ권창회 기자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브랜드로 진화하는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MCN의 새로운 역할에도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

조윤경 실장은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무분별한 악플이나 악의적인 공격 등에 쉽게 노출돼 있는 만큼,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도 많다"며 "제도적으로 심리상담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크리에이터 개인과의 깊이있는 대화를 통해 솔루션을 제공하고 케어하는 것이 MCN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회수나 매출 문제를 떠나, 크리에이터 한 명 한 명이 한 번의 실수나 오해로 인해 무너지지 않고 다시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크리에이터의 마음에 진심으로 공감해주되, 빠르게 해결책을 찾아 제시하는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내 여성 크리에이터가 절대 다수인 만큼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영위하면서 일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조 실장은 "김은하 대표는 물론 저 또한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워킹맘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해 능력있는 직원과 크리에이터들이 묻히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아이스크리에이티브의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휴먼 IP 브랜드의 경쟁력을 계속 강화해나가는 것은 물론, 커머스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조윤경 실장은 "최근 아이스크리에이티브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커밋스토어에 크리에이터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품을 추천하는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오픈했다"며 "향후 크리에이터들의 오리지털 콘텐츠를 결합한 콘텐츠 라이브 커머스를 구상하고 있으며 크리에이터들의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안, 영감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며 "몸집을 불리는데 집중하기보다 진정성을 갖춘 크리에이터를 발굴해 그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는 휴먼 IP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창업 첫해 매출 6억원에서 시작해 이듬해 60억원, 2019년 73억원, 2020년엔 9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100억원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기대되는 등 MCN 업계에서 가파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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