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100% 재사용한다"… LG화학, ESG 비즈니스 모델 구축
"플라스틱, 100% 재사용한다"… LG화학, ESG 비즈니스 모델 구축
  • 김수경
  • 승인 2021.03.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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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용기 수거하는 전용 시스템 구축해 재활용
식품·의약품 등 적용 영역 확대
실리콘 파우치가 적용된 이너보틀 용기. ⓒLG화학

LG화학이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 후 수거, 리사이클까지 망라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

LG화학은 23일 국내 혁신 스타트업인 이너보틀(Innerbottle)과 손잡고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가 완벽하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PlasticEco-Platform)을 만든다고 밝혔다.

이너보틀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혁신 스타트업으로 50여건의 국내 및 해외 등록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에는 혁신적인 기능과 제품 디자인을 인정받아 아시아개발은행 '올해의 스타트업' 선정 및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양사가 구축하는 에코 플랫폼은 '소재(LG화학)→제품(이너보틀)→수거(물류업체)→리사이클(LG화학·이너보틀)'로 이어지는 구조다.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사용된 이너보틀의 용기만을 회수하는 전용 물류 시스템을 통해 수거한 뒤 LG화학과 이너보틀이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플라스틱 소재만으로 단일화된 용기를 전용 시스템을 통해 수거하고 재활용하기에 플라스틱 자원을 빠르고 완벽하게 100% 재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이너보틀이 용기 제조에 사용할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양사가 공동으로 용기의 생산부터 수거까지 이동 경로를 정교하게 추적할 수 있는 유통망 및 물류 회수 시스템도 만들 예정이다.
 

ⓒLG화학

양사는 올해 하반기 이너보틀이 생산 중인 화장품 용기부터 해당 플랫폼을 적용하고 이후 식품·의약품 용기 분야 등으로 적용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너보틀은 투명한 플라스틱 병 안에 풍선 모양의 '실리콘 파우치'를 넣은 화장품 용기를 제작하고 있다. 내부의 실리콘 파우치에만 내용물이 담기기 때문에 외부 플라스틱 용기를 별도의 세척 과정 없이 바로 재활용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실리콘 파우치의 탄성으로 인해 내용물 또한 잔량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LG화학 측은 글로벌 명품 화장품 업체로부터 공급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화장품 용기는 용액의 변질을 막기 위해 대부분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재질 플라스틱(OTHER)'이 사용되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소재도 용기 안에 남아있는 내용물 때문에 재활용이 쉽지 않았다.

LG화학은 이너보틀에 OTHER를 대체할 PCR(Post Consumer Recycle) 고부가합성수지(ABS)와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제공하고 향후 이너보틀의 실리콘 파우치를 LG화학의 NB라텍스로 대체하는 공동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NB라텍스는 실리콘 파우치 보다 탄성이 높고 산소 차단율도 5배 이상 좋아 적은 양으로도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내용물의 변질을 막는데도 유리하다.

LG화학은 에코 플랫폼을 통해 생산된 제품이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전 산업 영역으로 확대되면 별도의 폐기·분류·세척 등의 절차 생략에 따른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 비용 절감, 재활용 원료 사용에 따른 화석 원료 사용량의 획기적 감축, 대규모 탄소 감축 효과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가령 매년 전세계에서 150억병의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가 버려지고 있는데, 이 중 약 10%인 15억병만 에코 플랫폼을 통해 재활용해도 연간 약 7만5000톤의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114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효과다.

허성우 LG화학 석유화학 글로벌사업추진총괄 부사장은 "글로벌 메가 트렌드인 ESG 분야의 시장 기회를 선점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자원 순환 생태계를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환경과 공존하는 친환경 석유화학 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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