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직원으로 다운증후군 환자를 고용했다"… 그 후 이어진 기적같은 일
"빵집 직원으로 다운증후군 환자를 고용했다"… 그 후 이어진 기적같은 일
  • 김수경
  • 승인 2021.03.23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탈리아 국립 다운증후군 단체 'CoorDown', 3월 21일 세계 다운증후군의 날 기념 캠페인 선봬
다운증후군 직원을 고용한 뒤 이어지는 '고용 사슬' 노래… 세계적인 뮤지션 스팅(Sting) 참여
뉴욕 기반 광고대행사 스몰(Small) 대행

한 제빵사가 다운증후군 환자를 빵집 직원으로 고용하자 이내 놀라운 일이 이어졌다. 빵집에서 열심히 일하는 다운증후군 직원을 본 변호사, 치과의사, 농부, 미용사들이 연달아 다운증후군 직원을 고용한 것이다. 세계적인 뮤지션 스팅(Sting)은 이 아름다운 '고용 사슬'을 밝고 경쾌한 음악으로 풀어냈다.

23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age)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립 다운증후군 협회인 코어다운(CoorDown Onlus)은 3월 21일 '세계 다운증후군의 날'을 맞아 '고용 사슬' 캠페인을 공개했다.

"한 제빵사는 시몬(Simone)을 고용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그녀가 그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았죠. 한 변호사는 빵집에 갔다가 시몬이 일하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제빵사가 시몬을 고용한 덕분에, 변호사는 존(John)을 고용했습니다. 한 치과의사가 변호사 사무실에 갔다가 일하고 있는 존을 봤습니다. 변호사가 존을 고용한 덕분에, 그리고 제빵사가 시몬을 고용한 덕분에, 치과의사는 소피아(Sophia)를 고용했습니다." - 스팅(Sting)이 노래한 'The Hiring Chain' 중 일부

이 캠페인은 빵집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 시몬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빵집에서 일하는 시몬을 본 변호사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남자 직원 존을 고용한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존을 본 치과의사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피아를 고용한다. 치과에서 소피아를 본 농부는 다운증후군 환자 케이트(Kate)를 고용하고, 농장에서 케이트를 본 이발사는 또 다른 다운증후군 환자 폴(Paul)을 직원으로 고용한다.

'The Hiring Chain' 캠페인. ⓒCoorDown

시몬을 직원으로 고용한 제빵사의 결정이 여러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다운증후군 환자들의 일자리는 계속해서 늘어나게 된다. 다운증후군 환자 고용에 대한 긍정적 연쇄 반응이 일어난 것.

'스팅'은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재즈 음악에 맞춰 고용의 선순환이 일어나게 된 배경에 대해 경쾌하게 노래한다. 중독성있는 멜로디와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가사가 특징이다.

광고 마지막에는 시몬을 고용했던 제빵사가 우연히 폴이 일하는 이발소에 방문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제빵사는 폴이 이발소에서 일할 수 있게 된 배경을 전혀 모르지만, 그 모든 것은 제빵사가 앞서 시몬을 고용한 덕분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끝으로 광고는 전세계 다운증후군 환자와 관련한 고용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 'hiringchain.org'를 소개하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 방문해 볼 것을 권유한다. '코어다운'은 세계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크 서비스 '링크드인(LinkedIn)'과 파트너십을 맺고 다운증후군 환자 고용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 캠페인은 뉴욕 기반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스몰(Small)이 대행했다. 광고 영상은 리치 리(Rich Lee) 감독이 연출을 맡고 인디애나 프로덕션(Indiana Production)이 제작했다.

'The Hiring Chain' 캠페인. ⓒCoorDown
'The Hiring Chain' 캠페인. ⓒCoorDown

안토넬라 파루기아니(Antonella Falugiani) 코어다운 회장은 "기업과 시민, 단체 등 모든 사람들을 초대해 포용적 고용의 이점에 대해 알아보고 더 많은 고용의 기회를 공유하고 싶다"며 "모두에게 그렇듯, 다운증후군 환자들에게도 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일을 한다는 것은, 모든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이자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고대행사 스몰의 제작전문임원(Executive Creative Director, ECD)인 루카 로렌지니(Luca Lorenzini)와 루카 파네스(Luca Pannese)는 "우리는 스팅과 그가 속했던 그룹 더 폴리스(The Police)의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며 "코어다운 캠페인을 위해 작곡한 음악에 맞춰 노래하는 스팅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스팅의 노래가 이 캠페인을 더욱 가시화하고,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많은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다운증후군은 염색체 이상으로 인해 지적 장애, 신체 기형, 전신 기능 이상, 성장 장애 등을 겪는 유전질환이다. 많은 다운증후군 환자들이 각종 질환 또는 사회적 선입견으로 인해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사무직이나 서비스직뿐만 아니라 모델, 배우, 기상캐스터, 운동선수, 유튜버, 사업가 등 다양한 영역에 도전하는 다운증후군 환자들이 늘면서 긍정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