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환] 콘텐츠도 ESG 시대, 선한 콘텐츠의 가치
[정일환] 콘텐츠도 ESG 시대, 선한 콘텐츠의 가치
  • 김수경
  • 승인 2021.03.2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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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존경받는 기업 지표 ESG
점점 중요해지는 기업의 선한 영향력, 점점 중요해지는 선한 콘텐츠의 가치
선한 콘텐츠 '컴백홈'에 대한 기대
ⓒ코바코

예전에 필자가 대학원을 다닐 때 지금은 국회의원이 되신 어느 교수님의 강의가 떠올랐다.

"여러분들 중에서 혹시 주식 투자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존경받는 기업에 투자해요. 장기 투자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투자하는 겁니다. 존경받는 기업은 결국은 오랫동안 살아남습니다"

그랬다. 교수님의 말씀은 오래 살기 위해선 기업의 실적이 우수해야 하고 오래 실적이 우수하여지려면 존경받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요지였다. 직원들의 사기와 기업을 보는 시각이 기업의 존망을 가른다는 것이다. 나머지 내용은 필자가 딴짓해서 죄송스럽게도 기억이 안 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적어도 그때 그 말씀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 기업의 가치를 볼 때 과연 그 기업은 존경받는 기업인가를 유심히 보게 되었다. 그리고 요즘은 존경받는 기업이라는 자구 대신 ESG라는 말이 경제지에 자주 쓰이고 있다

21세기의 존경받는 기업 지표 ESG
다소 추상적이었던 존경받는 기업 대신 요즘에는 ESG가 주로 그 지표로 사용된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환경은 기후변화 영향, 사업장 환경오염물질 저감, 친환경 제품 개발과 같은 요소가 포함되며 사회의 경우 인적 자원 관리, 산업안전, 하도급 거래, 제품·서비스의 안전성, 공정경쟁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는 주주 권리, 이사회 구성과 활동, 감사제도, 배당과 같은 요소가 이에 해당한다. ESG와 관련한 개념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지속가능성 공유가치 창출, 기업 시민의식, 지속 가능한 발전, Triple Bottom Line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ESG를 비롯한 관련 개념들이 유사한 맥락에서 사용되나 지속가능경영과 CSR은 기업과 그 외 조직의 사회적 호혜성으로 사용되는 반면 ESG는 비재무적 리스크 측면, 혹은 이와 연계된 투자의사 결정 및 장기적인 재무적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비재무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둘 다 기업의 선한 영향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지만 말이다.

점점 중요해지는 기업의 선한 영향력
최근 ESG 쟁점에 관심을 두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의 역할에 대한 가치관이 변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제적 성과만을 기대하던 기존의 가치관에서 변화해 주요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기업이 책임경영 활동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 우리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기업은 안전하고 친환경적 제품을 요구하는 고객, 공정한 거래 관계를 요구하는 정부, 환경친화적 운영을 요구하는 지역사회 그리고 자원 사용 감축을 통해 원가 절감을 요구하는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직면하고 있다.

최근 많은 연구를 통해 기업이 환경·사회적 책임을 이행할수록, 이해관계자와 긍정적 관계를 형성하며 위험 상황에 노출되는 건수 또한 감소했으며 장기적으로 기업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투자 시장 또한 이에 호응하듯 투자의사 결정 과정에서 ESG 위험 요인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으며, 그 투자 규모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ESG는 계속적 진화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10여 년 전 강의에서 들었던 선한 기업의 영향력은 기업의 재무적 가치를 넘어서서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방송 콘텐츠의 성격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

ⓒKBS

콘텐츠의 ESG, 점점 중요해지는 선한 콘텐츠 가치
지난해 전체 KBS 예능 중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이 무엇일까? 추석 특집 나훈아 공연 '대한민국 어게인'이었다. "공영방송에 맞는 너무나 착한 힐링 콘텐츠였다"는 댓글로 도배될 정도로 시청률 이상의 쇼크에 가까운 퍼포먼스로 기억한다.

당시 필자가 주목했던 부분은 콘텐츠의 선향 영향력이 이토록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콘텐츠를 보는 대중의 시선 속에 어느새 '착함'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은 그저 말초적 재미가 시청률에 최고라는 필자의 편견에 경종을 울릴 만한 사건이었다.

그제야 타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의 편성 패턴이 보였다. 어느새 그들도 착한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고 있었다. '맛남의 광장'을 통해서 소비자와 생산자를 이어주는 시도가 그렇고 '겟꿀조합'을 통해 농가 살리기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것들이 그랬다. 골목상권을 되살리기 위한 '골목식당', '미래수업'을 통해 힐링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시청률을 넘어서 스테이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KBS2의 랜선장터도 같은 시도였다. 그리고 2021년 4월 기대가 되는 콘텐츠가 있다.

선한 콘텐츠 '컴백홈'
KBS 2TV의 새 예능 '컴백홈'은 유재석이 청춘, 초심, 공감을 콘셉트로 한 새 예능이다. 컴백홈은 스타가 낯선 서울살이를 시작했던 첫 보금자리로 돌아가 지금 그곳에 사는 청춘들의 꿈을 응원하고 힘을 실어주는 내용의 리얼리티 포맷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필자가 주목하는 점이 그 대목이다.

유재석이 스타들과 함께 풋풋하고 열정 넘치는 초심을 돌아보며 녹록지 않은 서울살이를 견디는 현시대 청춘들을 응원한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선한 영향력을 가진 콘텐츠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말이다. 그의 공감력과 선한 콘텐츠가 만나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우울감이 반복되는 듯한 하루가 오늘도 지나간다. 이렇게 마스크를 쓰고 일과를 보내야 하는 날이 2021년 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는 정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버텨내야 하는 일상이라면 어디서건 위로를 받고 희망을 얻었으면 한다. 다시 모여서 즐겁게 이야기할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런 시각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컴백홈'이 위로가 필요한 2021년, 시청자들을 위로해주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 진정한 공영방송의 가치라 믿는다. [정일환 코바코 영업1국 마케팅인사이트팀 팀장]

광고1번지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코바코)에서 매월 발간하는 마케팅 판매정보지다. 방송광고 시장의 주요 정보를 담은 KOBACO칼럼, 주요 데이터, 이달의 이슈를 담고 있으며 방송광고영업을 위한 프로그램 가이드, 판매정보 및 편성표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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