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노동자 1만1200명에게 생리 기간 동안 '직업 교육' 했더니 일어난 변화
성매매 노동자 1만1200명에게 생리 기간 동안 '직업 교육' 했더니 일어난 변화
  • 김희연
  • 승인 2021.03.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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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스파이크스 아시아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터지 부문 그랑프리 수상
금기시되는 성매매와 월경을 화두로 월경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
NGO 단체와 협력해 여성이 자신의 발전을 꿈 꿀 수 있는 기회 제공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에서는 매년 아·태 지역의 문화와 맥락을 반영한 최고의 크리에이티비티를 선정해 시상한다. 2021년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최고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제목: 생리 해방 프로젝트 (PROJECT FREE PERIOD)
수상: 크리에이티브 전략 (Creative Strategy)부문 그랑프리 (Grand Prix)
출품사: DDB MUDRA 뭄바이 (DDB MUDRA MUMBAI, INDIA)
광고주: 존슨 앤드 존슨 (JOHNSON & JOHNSON)


존슨 앤드 존슨이 운영하는 인도의 대표적 생리대 브랜드 '스테이프리(STAYFREE)'는 월경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인도에서 금기시하는 월경과 성매매를 화두로 던지고 여성의 역량 강화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인도에서 월경은 '더럽고 부끄러운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월경기간에는 여성에 대한 차별, 배제, 소외가 인정되며 사원은 물론 부엌에도 출입하지 못 하게 한다. '스테이프리'는 월경을 외면해야 할 대상이 아닌, 환영받는 일로 사회적 내러티브를 바꾸고자 했다. 

성매매 업소 노동자들은 3일간의 월경기간에만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Spikes Asia
성매매 업소 노동자들은 3일간의 월경기간에만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Spikes Asia

대행사 DDB MUDRA 뭄바이는 리서치 결과를 통해 성매매 노동자들을 제외하고는 월경을 기다리는 여성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성매매 노동자들은 아파도 일을 나가야하는데, 월경을 하는 동안만은 유일하게 일을 하지 않고 쉴 수 있기 때문에 월경을 고대한다.

월경프로젝트는 3일간의 월경기간을 배움의 기회로 바꾸었다. ⓒSpikes Asia
월경 프로젝트는 3일 간의 월경기간을 배움의 기회로 바꿨다. ⓒSpikes Asia

'스테이프리'는 월경 기간 동안 성매매 노동자들이 배움을 통해 성매매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성매매를 반대하는 NGO 단체인 프레라나(Prerana)와 아스다 파리바(Aastha Parivaar)와 함께 협업해 월경기간 3일 동안 배울 수 있는 9가지 직업 기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비누 만들기, 헤나 디자인, 뷰티 서비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들에게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고, 그동안 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월경기간이 선택에 따라 해방될 수 있는 것임을 보여줬다.  

'스테이프리'의 월경 프로젝트는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홍등가인 카마티푸라(Kamathipura)에서 첫 번째 워크숍을 시작한 뒤 여러 지역 NGO와 파트너를 맺음으로써 이내 전국으로 퍼졌다. 약 1만1200명 이상의 성매매 노동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등록했고, 10만시간 이상의 월경 기간이 직업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됐다. 

월경 프로젝트. ⓒSpikes Asia
월경 프로젝트. ⓒSpikes Asia

크리에이티브 전략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마스터 카드 아시아 퍼시픽(Mastercard Asia Pacific) 컨슈머 마케팅 부회장 카베리 쿨라(Kaveri Khullar)는 "사회적 내러티브를 바꾸기 위해 브랜드가 과감하게 나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룬 작품"이라며 "여기에 용기, 열정 그리고 신념이 더해져 그랑프리를 수상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고 전했다. 

스파이크스 아시아는 오는 2022년 2월 싱가포르에서 오프라인 페스티벌을 다시 개최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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