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만들었는데 전세계가 열광… 킷캣·기네스 광고의 비밀
재미로 만들었는데 전세계가 열광… 킷캣·기네스 광고의 비밀
  • 김수경
  • 승인 2021.02.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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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 'One Minute Briefs', 아이디어의 장으로 주목
킷캣·기네스 비공식 광고, 훌륭한 크리에이티비티와 단순함이 가진 힘 확인시켜
ⓒ샘 헤니그(Sam Hennig)

재미로 만든 비공식 광고들이 전세계인을 열광시켰다. 초콜릿 브랜드 '킷캣(Kit Kat)'과 흑맥주 브랜드 '기네스(Guinness)'의 비공식 광고들은 훌륭한 크리에이티비티가 어떻게 소비자와 광고주의 마음을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19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위크(Adweek) 보도에 따르면 '킷캣'은 최근 단숨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브랜드 광고를 선보였다.

사실 이 광고는 '킷캣'의 공식 광고가 아닌, 크리에이티브 전략가 샘 헤니그(Sam Hennig)가 기획하고 디자인한 비공식 광고다.

광고가 전하는 메시지는 매우 단순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비대면 회의가 증가하면서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급증한 것에 착안해 빼곡한 스케줄표 사이에 '킷캣'을 집어 넣었다. 계속 이어지는 화상 회의 중간,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광고는 '킷캣'을 권하며 휴식과 '킷캣'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킨다. 

이 광고는 'Have a break. Have a Kit Kat.(휴식을 취하세요. 킷캣을 드세요)'라는 '킷캣'의 유명한 브랜드 슬로건을 광고에 재치있게 적용했다. '킷캣'의 이 슬로건은 영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큼 유명하기 때문에 샘 헤니그가 선보인 광고 크리에이티비티는 단숨에 업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광고 업계 크리에이터들과 '킷캣' 브랜드 팬들은 링크드인(LinkedIn)과 트위터(Twitter)를 통해 샘 헤니그의 '킷캣' 광고를 수천회 공유했다. 

비공식 광고였지만, 이 광고가 화제를 모으자 '킷캣' 측은 샘 헤니그의 동의를 얻어 영국과 독일, 체코 등의 국가에서 소셜미디어 광고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샘 헤니그는 자신의 광고가 인기를 끈 요인으로 '관련성'을 꼽았다.

그는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진심을 파고드는 단순한 아이디어가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진짜 인사이트가 필요하다"며 "이 광고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었던 것은, 광고 속 스케줄표가 실제 우리의 현재 상황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광고 작업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떠한 광고 문구조차 필요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 광고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곧바로 '킷캣'이 '휴식' 시간임을 알아차리고 스스로 광고 문구를 떠올린다. 그렇기 때문에 광고에 굳이 문구를 넣을 필요가 없었다"고 전했다.

현실을 반영한 단순한 아이디어, 스케줄표를 보면 곧바로 '휴식'을 떠올릴 수 있게 만든 최소한의 광고적 접근 방식이 브랜드와 소비자 간 관련성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샘 헤니그는 이 광고를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인 '1분 브리프(One Minute Briefs)'에 제출했다.

'1분 브리프'의 창립자인 닉 엔트위슬(Entwistle)은 "이 프로젝트는 광고주의 요청에 의한 크리에이티브 과제를 수행하기도 하고, 샘 헤니그처럼 단지 재미로 자신만의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이는 창작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1분 브리프'는 크리에이터들이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광고주가 없어도 누구나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브랜드에 먼저 제시할 수 있는 셈이다.

ⓒ샘 헤니그(Sam Hennig)

샘 헤니그의 '킷캣' 광고는 아이디어를 여러 차례 진화시킨 끝에 탄생했다.

원래 그는 초콜릿 브랜드 '캐드버리(Cadbury)' 광고를 제작하면서 처음으로 이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그는 "업무 시간 도중에도 당신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초콜릿 블록으로 전하는 광고를 기획했고, 피드백을 받기 위해 이 아이디어를 링크드인에 공유했다.

이 광고를 본 니콜라스 태스커(Nicholas Tasker) M&C 사치(M&C Saatchi)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이 아이디어를 '킷캣'에 적용해보라는 피드백을 줬다. '킷캣'의 브랜드 슬로건과 이 광고가 더 잘 어울린다는 힌트를 준 것이다. 

샘 헤니그는 "니콜라스 태스커가 아이디어를 형성하는 것을 도왔기 때문에 이번 작업은 온전히 혼자서 만들어 낸 결과물은 아니"라며 "이후 현실을 반영한 줌 회의로 스케줄표를 바꿔 광고를 다시 제작한 후 링크드인에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샘 헤니그가 '킷캣' 광고를 올린 후 그의 링크드인에는 3000명 이상의 새로운 팔로워가 생겼다.

ⓒ루크 오레일리(Luke O’Reilly)

지난해 프리랜서 카피라이터인 루크 오레일리(Luke O’Reilly)가 선보인 '기네스' 광고도 업계와 소셜미디어 상에서 폭넓게 호평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 '기네스' 광고라고 착각했던 이 광고 또한 루크 오릴리가 '1분 브리프'에 제출한 비공식 광고였다.

루크 오레일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집에 머무르기 운동이 한창이던 당시, 브랜드 정체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강렬하게 보여주는 매우 단순한 포스터 광고를 제작했다. 

이 광고는 흑맥주인 '기네스'를 상징하는 검정색 바탕에, '기네스'의 풍부한 거품을 크림색 소파로 표현했다. 포스터 밑에는 'Stay at Home'이라는 메시지를 넣어 파인트 글라스에 담긴 '기네스'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당시 이 광고는 "기네스가 또 해냈다!", "마케팅의 대가", "기네스는 대단하다" 등의 호평을 받으며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이에 '기네스' 측은 이 광고를 브랜드 공식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고 오레일리의 크리에이티비티에 찬사를 보냈다.

광고산업의 선구자로 불리는 빌 번바흐(Bill Bernbach)는 "광고가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알고있는 것의 본질에 도달해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다.

'킷캣'과 '기네스'의 비공식 광고는 이 공식을 다시 한 번 입증함과 동시에 훌륭한 크리에이티비티와 단순함이 가진 힘을 확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