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자기관리·자본주의 키즈·디지털 보부상'이 뜬다… 광고인이 주목한 2021 트렌드
'철저한 자기관리·자본주의 키즈·디지털 보부상'이 뜬다… 광고인이 주목한 2021 트렌드
  • 김수경
  • 승인 2021.02.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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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뉴노멀' 시대, 새로운 트렌드 대거 등장
SM C&C 광고사업부문 플래너들이 꼽은 '2021년 주목해야 할 소비자&마케팅 트렌드
ⓒSM C&C

지난해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며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 시대를 불러왔다. 지난해엔 SNS를 중심으로 펼쳐진 각종 챌린지와 밈(Meme) 열풍, 레트로와 함께 주목을 받았던 굿즈 대란, 부캐 열풍, MZ세대들이 주도했던 MBTI놀이 등이 광고·마케팅 업계 트렌드를 주도했다.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올해, 급변하는 트렌드를 한 발 앞서 예측하고 이에 걸맞은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하는 광고인들은 또 어떤 새로운 트렌드에 주목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까. SM C&C 광고사업부문 플래너들이 주목한 2021 소비자 & 마케팅 트렌드를 소개한다.

17일 SM C&C에 따르면 광고사업 부문 플래너들은 철저해지는 자기관리 라이프, 자본주의 키즈의 약진, 디지털 보부상의 활약을 올해 가장 두드러지는 트렌드 키워드로 꼽았다.

ⓒSM C&C

△ 철저해지는 자기 관리 라이프

SM C&C 광고사업 부문 플래너 227명에게 물은 결과, '철저해지는 자기관리 라이프'가 48.6%로 가장 주목할 키워드로 꼽혔다. 이는 트렌드 서적인 '2021 트렌드노트'와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모두에서 공통으로 주목한 올해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SM C&C는 "코로나19를 겪었던 지난 한 해 동안 갑작스럽게 시작하게 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을 계기로 사람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쉽게 자기 관리력을 잃을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집이라는 공간이 사무실, 또는 강의실이 되기도 했으며, 때론 사적인 모임공간이 되기도 하는 등 단순한 의식주를 넘어선 공간의 전환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는 동안 개인의 시간 컨트롤 능력, 감정과 의지의 관리 등의 개념들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우리의 삶 전반이 비대면과 온라인 중심의 활동으로 전환되면서, 철저하게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자기 관리력'의 중요성이 2021년에 보다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M C&C는 "집안의 공간부터 디지털 라이프, 개인 의지의 영역까지 철저히 관리하는 일상이 2021년 어떻게 펼쳐질지 더욱 주목해 봐야 할 것"이라며 "마케터 차원에서는 귀찮고 힘든 집안일을 해결할 때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고 있는 소비자들의 행태에 주목하고 시공간을 분리해 주는 전환의 아이템을 제시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30세대의 재테크 선호도 변화. ⓒ한국갤럽

△ 자본주의 키즈의 약진

'자본주의 키즈의 약진'은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코리아2021'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SM C&C 플래너 중 45.9%가 이 키워드를 2021년 주목할 키워드로 뽑았다.

일명 '자본주의 키즈'라고 규정한 새로운 소비층은 어릴 때부터 광고나 투자, 재무관리 등 자본주의적 요소 속에서 익숙하게 입고 먹고 배우고 자라면서 자본주의의 생리를 잘 이해하는 MZ세대를 일컫는다.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는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며 소비로부터 행복을 추구하고 이를 성취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또한 광고를 이용할 줄 알고, 앞광고, PPL 등에 관대한 성향을 보이며 재무관리와 투자에 대해 적극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로 생각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SM C&C 플래너들은 "저성장 시대를 겪으며 젊은 세대들이 찾은 새로운 돌파구가 재테크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이들이 갖는 돈에 대한 가치관이 기존 세대들과 인식의 차이가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자본주의 키즈들은 앞광고를 긍정적으로 소비하며 재치 있는 PPL은 응원한다"며 "소비에 대한 욕망을 솔직히 표현하고 명품, 한정판 리셀 마켓 등의 성장을 주도한다. 명품시장의 고객층으로 10대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2021년에도 이들 소비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자본주의 키즈'가 자칫 과도한 시장주의, 즉 '자낳괴(자본주의가 낳은 괴물)' 등의 부정적인 현상으로 발전될 수 있음 경고하기도 했다.

△ 디지털 보부상

'디지털 보부상: 만인을 향한 만인의 판매의 일반화'(43.2%)도 올해 주목해야 할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됐다.

코로나19 이후 유통 시장은 이미 온라인 커머스 기업이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다. 리테일의 다음 트렌드로 '개인'이 꼽힐만큼, SNS와 같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물건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디지털 보부상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SM C&C에 따르면 패션 의류나 액세서리, 가구, 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마케팅의 새로운 매개체를 넘어 직접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리테일 브랜드가 돼 가고 있다. 이들은 커머스 기업의 마케팅 역량을 위협하고, 정보에 밝은 개인들 역시 커머스 기업의 상품 소싱 역량을 위협하고 있다.

일명 '팔이피플(소셜미디어 인기를 이용해 물건 파는 사람, 파는 사람을 뜻하는 '팔이'와 '피플(people)'의 합성어)의 강세'와 '라이브 커머스의 흥행', '디지털 기술의 발달' 등이 소비자 주도의 경제로 흐름을 계속 바꿔 가고 있다.

이처럼 개인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개인을 타기팅(targeting)한 상품이 취향을 저격하고 역으로 기업들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개인 소싱 상품의 판매 방식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유통 시장의 현황은 '디지털 보부상'의 커진 영향력을 가늠케 한다.

ⓒSM C&C

SM C&C 플래너들은 이 밖에도 '세컨슈머, N차신상(37.8%)' 키워드와 놀이기구인 롤러코스터의 특성을 본 따 롤러코스터를 타듯 자신의 삶을 즐기는 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설명한 '롤코라이프(32.4%)'도 올해 주목할 만한 트렌드 키워드로 꼽았다.

'롤코라이프', '롤코족'이라는 소비 행태는 밈(Meme)을 소비하는 현상에서 지금 뜨고 있는 유행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줄서기', 예측 못할 속도감을 즐기는 모습 즉, 상식적인 예측의 범위를 넘어서는 스핀오프 등에 시선을 뺏기고 짧은 주기로 유행을 즐기고 유행이 끝이 나면 미련 없이 떠나는 특성을 보인다.

이 밖에도 버추얼 아이덴티티의 진화(24.3%), CX유니버스: 세계관 마케팅의 심화(21.6%), 오하운: 오늘하루운동(13.5%) 등의 키워드가 상위권에 선정됐다. 

SM C&C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유례없는 비대면 생활의 장기화를 경험하며 우리의 삶에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 1년 동안 그랬듯 2021년에도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며 "트렌드를 안다고 미래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발맞춰 대응한다면 유연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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