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 잔 할래?"… 세계 1위 맥주회사가 이 말의 숨은 뜻을 밝히다
"맥주 한 잔 할래?"… 세계 1위 맥주회사가 이 말의 숨은 뜻을 밝히다
  • 김수경
  • 승인 2021.02.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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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이저 부시, 맥주 한 잔에 담긴 다양한 의미 슈퍼볼 광고에 담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잃어버린 소중한 시간의 의미에 대한 공감과 향수 불러 일으켜
와이든+케네디 뉴욕 대행
'Let's grab a beer' 캠페인. ⓒAnheuser-Busch

세계 최대 맥주 회사인 안호이저 부시(Anheuser-Busch)가 "맥주 한 잔 할래?" 속에 담긴 진짜 의미를 브랜드 광고에 담았다.

5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위크(Adweek) 보도에 따르면 안호이저 부시는 미국 최대 규모 광고판으로 불리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 광고를 위해 'Let's grab a beer' 캠페인을 선보였다.

60초 분량의 이 광고는 일상의 다양한 순간, '맥주 한 잔'을 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따라간다.

갑자기 내린 비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신랑과 신부, 정리해고를 당한 동료를 위로하는 직장인, 비행기 결항으로 발이 묶인 공항 직원들, 늦은 밤까지 이어진 회의에 참석한 직원, 이제 막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한 남녀, 공연을 막 끝낸 오케스트라 단원들, 바쁜 저녁 시간을 보낸 레스토랑 직원들, 제설작업 중 눈을 뒤집어 쓴 친구를 본 남자까지. 이들은 모두 상대방에게 맥주 한 잔을 권하며 함께 눈을 맞추고 웃는다. 

광고는 "당신이 누군가에게 '맥주 한 잔 할래?'라고 묻는 것은 단지 맥주를 마시고 싶어서가 아니다"라며 "이는 '우리가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 '당신은 여기 있을 자격이 있다', '당신과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때로는 '잊어버려'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이어 "당신이 꼭 기억해야할 것은 그 말은 단지 맥주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우리에겐 서로가 필요하다는 의미"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후 광고는 안호이저 부시 산하의 맥주 브랜드인 버드와이저(Budweiser), 버드라이트(Bud Light), 미켈롭 울트라(Michelob Ultra),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구스 아일랜드(Goose Island), 버드와이저 제로(Budweiser Zero), 컷워터스피릿(Cutwater Spirits), 부시라이트(Busch Light) 로고를 차례로 비추며 끝난다.

이 광고는 와이든+케네디 뉴욕(Wieden+Kennedy Newyork)이 대행했다. 광고 아이디어는 안호이저 부시와 와이든+케네디 뉴욕의 실제 에피소드에서 비롯됐다.

마르셀 마르콘데스(Marcel Marcondes) 안호이저 부시 북미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는 거의 매주 뉴욕 플랫아이언에 있는 벨기안 맥주바에서 안호이저 부시의 광고대행사인 와이든+케네디 뉴욕의 닐 아서(Neal Arthur), 칼 리버만(Karl Lieberman)과 맥주를 마시곤 했다.

이들은 딱딱한 회의 대신, 가볍게 맥주 한 잔을 마시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르콘데스 CMO는 자신의 달력에 이 날을 '이사 회의'로 적어두고 꼭 지킬 만큼 중시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이 전통이 깨질 위기에 처했다. 안호이저 부시와 와이든+케네디 뉴욕은 자신들만의 전통을 회상하며 이번 슈퍼볼 광고를 기획했다.

칼 리버만 와이든+케네디 뉴욕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는 "친구가 '맥주 한 잔 하자'라고 말하는 것은 맥주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그 소중한 시간들을 모두 놓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매우 단순하고 즉흥적으로 맥주 한 잔을 권하는 것이 가장 신성한 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안호이저 부시와 와이든+케네디 뉴욕은 현재 모두가 잃어버린 '맥주 한 잔'의 의미에 주목한 것이다. 광고 속 어떤 장면도 코로나19와 팬데믹을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았으며 등장인물 누구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다. 광고는 현재에 주목하기 보다, 친구와 편하게 맥주 한 잔을 마셨던 과거에 대한 공감과 향수를 불러일으킬 뿐이다.

마르콘데스 안호이저 부시 CMO는 "'맥주 한 잔 하자'라고 말하는 것은 '샌드위치 먹자'라고 말하는 것과는 그 의미가 확실히 다르다"며 "무언가 공유할 소식이 있거나, 누군가를 그리워하거나, 누군가와 공감하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캠페인의 목표는 브랜드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안호이저 부시를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안호이저 부시라는 브랜드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Let's grab a beer' 캠페인. ⓒAnheuser-Busch

안호이저 부시는 지난 1975년부터 꾸준히 자사 브랜드를 통해 슈퍼볼 광고에 참여했지만, 마스터 브랜드인 안호이저 부시를 내세운 광고를 선보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안호이저 부시는 이번 슈퍼볼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맥주 브랜드들이 안호이저 부시의 브랜드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호이저 부시는 브랜드 광고뿐만 아니라 버드라이터, 버드라이트 셀처 레모네이트, 미켈롭 울트라, 미켈롭 울트라 오가닉 셀처 등 4개 브랜드의 슈퍼볼 광고를 각각 진행한다. 약 4분 가량 안호이저 부시 산하 브랜드 광고가 슈퍼볼을 통해 미국 전역에 방영될 예정이다.

매년 슈퍼볼 광고에 참여해왔던 안호이저 부시의 대표 브랜드인 버드와이저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올해 광고를 건너 뛰기로 했다. 버드와이저가 슈퍼볼 광고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1983년 이후 처음이다. 버드와이저는 올해 슈퍼볼 광고비 예산을 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에 쓸 계획이다.

올해 슈퍼볼은 오는 7일 탬파베이 홈구장인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