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위 광고대행사 퍼블리시스, 유럽 사모펀드에 팔리나… "매각 협상 중"
글로벌 3위 광고대행사 퍼블리시스, 유럽 사모펀드에 팔리나… "매각 협상 중"
  • 이성복
  • 승인 2021.01.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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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언론 캠페인誌 보도
"​​​​​​​코로나19 침체 이후 디지털 광고 등 실적 반등으로 광고업에 투자 매력 느낀 듯"
위기의 광고업계, 글로벌 톱6 대행사도 '흔들'… 업계 관심 고조
ⓒPublicis Groupe
ⓒPublicis Groupe

프랑스의 글로벌 광고지주회사인 퍼블리시스(Publicis Groupe)가 유럽의 한 사모펀드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영국 캠페인(Campaign)지는 "퍼블리시스 그룹 고위 간부들이 파리에서 지난 12월 한 사모펀드 임원들과 매각 관련 논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캠페인지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프랑스 광고 대행사 그룹에 지분을 갖고 있는 사모펀드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있고 스포츠미디어권, 기업홍보, 자문회사 테네오(TENEO) 등에 투자를 하고 있는 유럽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CVC를 지목했다.

런던의 CVC 대변인은 캠페인지의 질의에 "루머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퍼블리시스 그룹은 WPP와 옴니콤(Omnicom)에 이어 시가총액 기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광고지주회사로 평가액은 약 106억 유로(약 130억 달러)에 이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침체로 세계 광고산업의 6대 글로벌 에이전시들이 모두 2020년 2~3분기 매출이 크게 감소했지만, 퍼블리시스는 인터퍼블릭(Interpublic)에 이어 두 번째로 실적이 좋았다.

캠페인지가 인용한 리베룸 캐피탈(Liberum Capital) 투자은행의 미디어 분석가였던 이언 휘테이커(Ian Whittaker)에 따르면, 사모펀드들이 원격 근무 시대를 맞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광고업에 새롭게 투자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6개월 전 최악의 경우와 비교했을 때 광고업이 앞으로는 더욱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S4 Capital

WPP의 창업자 마틴 소렐 경(Sir Matin Sorrell)이 2018년 세운 디지털 전문 광고대행사 'S4 Capital'이 빠르게 성장, WPP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르셀 블뢰스텐-블랑셰(Marcel Bleusteine-Blanchet)가 1926년 설립한 프랑스의 대표적 광고대행사 퍼블리시스는 2013년 옴니콤과의 합병을 시도했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 당시 최고 경영자였던 모리스 레비(Maurice Lévy)가 옴니콤과 '동등한 합병'에 동의했다가 도중 합병 협상을 중단했다. 합병 시도와 중단의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퍼블리시스 그룹은 엡실론(Epsilon), 레오버넷(Leo Burnett), 사이앤사치(Saatchi & Saatchi), 바틀 보글 헤가티(Bartle Bogl Hegarty), 퍼블리시스 세이피언트(Publicis Sapient), 스타콤(Starcom), 제니스(Zenith) 등 대형 에이전시 기업들을 소유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약 8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2019년 약 100억 유로(약 121억4604만 달러)의 수익(Revenue)을 올렸다.

블랑셰의 딸인 엘리자베스 배딘터(Elisabeth Badinter)가 주주 투표권의 12.85%를 소유한 퍼블리시스 그룹의 최대 주주이며, 2017년 30년 만에 최고 경영자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인 된 모리스 레비는 투표권의 약 2.5%를 갖고 있다.

퍼블리시스의 주가는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했던 지난해 3월에 주당 41유로에서 22유로로, 2020년 첫 3개월만에 반토막이 났지만 2020년 말 약 41유로로 반등, 9개월만에 주가를 회복했다. 최근 수년간 퍼블리시스의 최고 주가는 2017년 초 68유로였다.

ⓒPublicis Groupe(좌), OmnicomGroup

당시 퍼블리시스와 옴니콤의 합병은 350억 달러 가치의 광고 역사상 가장 큰 합병으로 기록될 뻔 했다. 퍼블리시스는 2013년 당시 134억 유로(177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

이에 앞서 일본 덴츠는 2012년 영국 이지스(Aegis) 그룹을 32억 파운드에 샀고, 프랑스 비방디(Vivendi)는 2017년 프랑스 에이전시 그룹 하바스의 60% 지분을 약 23억 유로에 인수했다. 퍼블리시스도 데이터 마케팅 회사 엡실론을 44억 유로를 들여 사들이기도 했다.

2017년 모리스 레비가 임명한 아르튀르 사둔(Arthur Sadoun) CEO는 지난 2020년 4월 캠페인지와 인터뷰에서 M&A 가능성에 대해 "퍼블리시스는 오랜 세월 전쟁, 화재, 불황을 겪었지만 항상 그 독립성을 유지해왔다"며 "코로나19 침체에 대처하기 위해 그 이상의 노력을 할 것이다. 허투루 보지 마시라.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광고지주회사들은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수년째 주가가 하락해 왔다. 일부 마케팅 서비스를 직접 하는 고객사들이 늘어나고 에이전시 수수료는 내려갔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거대 IT 기업들은 아예 대행사를 쓰지 않는 반면 액센츄어 같은 테크놀로지·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경쟁업체들이 등장했다.

사모펀드에겐 코로나19 위기로 더욱 침체에 빠진 거대 광고지주회사를 비교적 낮은 가격에 사들일 기회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