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 기업의 경영 활동, ‘사회적 책임’에서 ‘사회적 가치’로
[이성복] 기업의 경영 활동, ‘사회적 책임’에서 ‘사회적 가치’로
  • 이성복
  • 승인 2020.12.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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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CSV, ESG… 진정성 보여야 성공
SDGs 마케팅, 기업 살리고 국가와 인류를 발전시키는 크리에이티비티의 모델 될 수 있어

[이성복의 사자吼] 유엔(UN)이 민간 기업을 상대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호소하기 전에도 이미 기업들은 마케팅 수단 혹은 생존 본능으로 기업의 사회적 공헌에 예산을 쓰고 있었다.
  
1990년대 세계적으로 활성화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 개념은 기업이 돈을 벌어 그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말한다. 처음엔 기업 이익의 일부로 장학재단을 운영하고 재난성금을 내거나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소극적 방식에서 출발, 마케팅과 연계해 문화예술 공연을 후원하고 최소한의 이익만 내는 사회적 공익기업을 세우기도 하는 적극적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 중에 CSR부서를 두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보편화 된 기업 활동의 일부가 됐다.  

이병훈 현대자동차그룹 상무는 'SDGs포럼2020x칸라이언즈'에서 '개발도상국 교육 불균형 해소와 안정적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칸라이언즈코리아
'SDGs포럼2020x칸라이언즈'에서 현대자동차가 진행하는 사회공헌사업을 소개한 이병훈 상무. ⓒ칸라이언즈코리아

CSR은 CSV(Creating Shared Value)란 개념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공유가치를 만들자'는 것인데, 기업의 활로와 공동체의 번영이 상호 의존적이라는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2011년 하버드대 경영학과 마이클 유진 포터 교수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이 개념을 주창한 이래 많은 기업들이 경영에 활용하고 있다. 

필립 코틀러는 '마켓 3.0'에서 "이성에 호소하던 1.0 시대와 감성에 호소하던 2.0 시대를 지나, 소비자의 영혼에 호소하는 3.0 시대가 왔다. 앞으로는 소비자, 기업, 사회의 가치가 상호 조화를 이루는 기업가 정신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필립 코틀러의 '마켓팅 3.0' . ⓒamazon.com
필립 코틀러의 '마켓팅 3.0'. ⓒamazon.com

CSV는 CSR과 비슷하지만 가치 창출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CSR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봉사를 통해 기업의 이윤을 환원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면 CSV는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효과를 동시에 추구한다.

식품, 통신 등 저개발국가에 필요한 서비스를 개발해 위생 시설과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시장을 타깃으로 개척하거나, 지구 온난화를 줄이는 상품으로 글로벌 판로를 확대하는 것 등이 CSV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CSR이 돈을 번 후에 이익을 일부 돌려주는 개념이라면, CSV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CSV와 비슷한 ESG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개념도 2000년 이후 국제금융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ESG는 투자관련 용어로 많이 쓰인다.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윤리적 가치를 고려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하려는 기업이 사회적 환원을 얼마나 잘 했는가, 상품이나 서비스가 친환경적인가, 지배구조는 투명한가 등을 고려하는 ESG펀드가 다른 펀드에 비해 수익성에서 안정적이라는 결과가 속속 입증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ESG투자는 '지속가능'이란 측면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젠 'ESG경영'이라는 말이 부가설명 없이 기사 제목으로 쓰일 정도로 보편화되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도 대부분 ESG 평가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2000년 영국을 시작으로 서유럽국가들이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정보의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2006년엔 유엔이 산하기관으로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을 설립해 ESG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ESG로 구분한 글로벌 이슈. ⓒUNPRI.org
ESG로 구분한 글로벌 이슈. ⓒUNPRI.org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공유가치 창출(CSV)'을 하자는 적극적 개념으로 확대되고, 더 나아가 '투명한 지배구조를 가진 사회 환경 보호 기업(ESG)'에 투자가 몰리는 '지속가능(Sustainable)' 경제로 진화하고 있다.

개념과 범주는 약간 다르지만 이 모두 SDGs의 아젠다 실천으로 포괄할 수 있는 기업의 경제활동 영역이다. 브랜드가 인류 공생의 구체적 해결책을 내놓고 SDGs 지표를 통해 경쟁하기 시작한 것이다. 브랜드가 세계 시민으로 인격을 갖추고 사회활동에 뛰어들었다. 진정성을 갖고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브랜드만이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유엔이 정한 SDGs 17개 아젠다의 실천 시한인 2030년까지 이제 불과 10년 남았다. 브랜드의 행동을 요구하는 소비자, 시민들의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COVID-19로 빚어진 팬데믹은 기업의 마케팅과 투자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경제활동 전반, 나아가 국가 경영에서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이룰 때만이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크리에이티비티 기업들이 먼저 시작한 SDGs 마케팅이 기업을 살리고 국가와 인류를 발전시키는 크리에이티비티의 모델이 될 수 있을 터이다.

SDGs 17개 아젠다는 다음과 같다. 

UN이 지정한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개 지표. ⓒ지속가능발전포털
UN이 지정한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개 지표. ⓒ지속가능발전포털

△빈곤 타파(No Poverty) △기아 탈출(Zero Hunger) △건강(Good Health and Well-Being) △양질의 교육(Quality Education) △양성평등(Gender Equality) △식수-위생(Clean Water and Sanitation) △클린 에너지(Affordable and Clean Energy) △노동복지-경제성장(Decent Work and Economic Growth) △산업혁신-인프라(Industry Innovation and Infrastructure) △불평등 해소(Reduced Inequalities) △지속가능한 공동체(Sustainable Cities and Communities) △책임있는 소비와 생산(Responsible Consumption and Production) △기후변화 대응(Climate Action) △해양자원(Life Below Water) △토지 자원 보호(Life On land) △평화와 정의를 위한 제도(Peace, Justice and Strong Institutions) △목표를 향한 협력(Partnerships For the Goals) [칸라이언즈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