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유튜브는 노잼?… 틀 깬 동원그룹, 고추참치송·선원 브이로그까지 '동원다움'으로 승부
기업 유튜브는 노잼?… 틀 깬 동원그룹, 고추참치송·선원 브이로그까지 '동원다움'으로 승부
  • 김수경
  • 승인 2020.09.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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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 유튜브 '동원TV', 홍보 콘텐츠에 예능적 요소와 B급 감성 더해 인기
"동원그룹만 보여줄 수 있는 동원다운 이야기, 재밌게 전달하고파"
"재미와 정보 주는 무해한 콘텐츠로 소비자들과 소통할 것"
동원그룹 이종은 과장(좌), 곽유라 주임. ⓒ권창회 기자

"매콤한맛 아이좋아 밥도둑이야 한그릇만 더줘요 고추참치 고추참치~ ♬"

노래 전주가 시작되자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은 두 남녀의 옷이 노란색 우주복으로 바뀐다. 이들은 머리에 커다란 참치캔 탈을 쓰고 '고추참치송' 노래에 맞춰 무표정으로 '저세상 댄스'를 춘다. 기업 유튜브는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틀을 깬 동원그룹의 '동원TV'가 최근 선보인 '고추참치송 뮤직비디오' 속 장면이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최근 화제를 모은 '고추참치송'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인 동원그룹의 이종은 과장과 곽유라 주임을 동원 본사에서 만났다.

이들은 출연뿐만 아니라 콘텐츠 기획, 촬영, 제작, 편집까지 '동원TV' 유튜브 채널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실무진이다. 올 초 유튜브 채널 운영을 맡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동원TV' 콘텐츠를 담당하게 됐다. 이전까지는 일반 기업 유튜브 채널과 마찬가지로 '동원TV'도 주로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들이 주를 이뤘지만 두 사람이 담당하게 되면서 예능적인 요소와 B급 감성이 더해진 차별화 된 채널로 탈바꿈했다.

이종은 과장은 "동원그룹은 업력이 50년이 넘은 전통적인 제조업 회사다 보니 다소 재미없는 회사, 보수적인 회사라는 이미지가 있었다"며 "우리 회사에 관심이 없는 젊은 세대들과 유튜브 콘텐츠로 소통할 수 있다면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곽유라 주임은 "지난해까지는 약간 무겁고 진지한 내용을 다룬 콘텐츠들이 많았다"며 "동원그룹의 도전 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외부 인터뷰를 진행하고, 대행사를 고용해 드라마 형태의 콘텐츠를 만드는 등 비용은 많이 들였지만 동원그룹만의 콘텐츠로 각인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초 유튜브 전략을 세우면서 동원그룹만의 이야기를 우리가 직접 전하자는 목표를 세웠다"며 "돈을 많이 들여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이기보다 유튜브에서 많이 소비되는 형식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고객들이 재밌게 인식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전했다. 

동원그룹 이종은 과장. ⓒ권창회 기자

그렇게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영상 편집 학원에 다니면서 편집 기술을 익히고, 각종 유튜브 트렌드를 섭렵하며 '동원TV'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렸다. 올 2월, 당시 동원참치의 모델이었던 '펭수'를 주제로 한 콘텐츠가 순식간에 조회수 10만 회를 넘기면서 이들은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이 과장은 "운 좋게도 펭수를 주제로 한 유튜브 콘텐츠가 시기를 잘 타면서 빵 터졌다"며 "그때 '유튜브라는게 콘텐츠의 퀄리티에 장벽이 있는게 아니구나, 사람들은 재밌으면 보는구나, 엄청난 기술이 필요한게 아니라 시의적절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해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곽 주임은 "유튜브에는 재밌는 콘텐츠가 너무 많다. 동원TV를 찾는 분들은 우리 사업이나 제품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기 때문에 찾는다고 생각한다"며 "때문에 동원만의, 동원다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이야기를 재밌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하며 1년 전 공개됐던 '주빌리(JUBILEE) 호와 참치 조업이야기' 콘텐츠를 예로 들었다.

그는 "당시 배 선박 시험투망 영상을 찍어서 공개했는데 초반에는 조회수가 몇백회에 그쳤지만 꾸준히 늘더니 어느새 13만 회를 넘어섰다"며 "이처럼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 회사만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발굴해서 재미있게 소개하고 싶다"고 전했다. 

동원그룹 곽유라 주임. ⓒ권창회 기자

'동원TV'는 단순 기업 홍보를 넘어 재미와 정보, 감동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고추참치송' 콘텐츠는 원작자인 '돌카스'와 음원을 녹음한 뒤 안무를 추가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선보였으며 앞서 5월에는 이마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마트에서 노란색으로만 장보기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명절음식 체험, 냉동참치 해동법, 이삭토스트 맵달맵달리챔 먹방, 던질까 말까 체험, 공장에서 햄 만들기, 아빠가 딸에게 그림책 읽어주기 등 동원그룹의 사업과 제품을 홍보하는 콘텐츠에 예능적인 요소를 곁들여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원TV 내 대부분의 콘텐츠 조회수는 몇 백회에서 몇 천회에 그쳤지만 고추참치송(8만8000회), 이삭토스트 먹방(6만7000회), 이마트 장보기 대결(10만회) 등 이색 콘텐츠들의 조회수는 업로드하자마자 수직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동원그룹 곽유라 주임(좌), 이종은 과장. ⓒ권창회 기자

이들은 유튜브 속 부캐인 '쫑과장'과 '율주임'으로 분해 출연자 겸 MC, 리포터로 활약하며 유명인사가 됐다. 평범한 직장인이 참치캔 탈을 쓰고 코믹 댄스를 추고, 예능인처럼 마이크를 잡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과장은 "주변 사람들이 '돈 정말 힘들게 버는구나' 하고 걱정을 해주기도 하지만 업무의 하나로 생각하고 하기 때문에 재밌게 하고 있다"며 "가족과 회사 동료, 선후배분들이 재밌게 보고 있다, 잘 하고 있다고 말해줄 때면 노력을 인정받는 것 같아 가장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곽 주임은 "처음 유튜브 출연 영상을 부모님께 보여드렸더니 공중파 TV에 출연한 것처럼 신기해하고 좋아하시면서 친척들에게 링크를 공유하셨다"며 "최근에는 동원TV 콘텐츠를 본 고객분들과 댓글로 소통하는 게 정말 뿌듯하고 재밌다"고 전했다.

'고추참치송'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 "상사의 협박 때문에 만드셨다면 다음 영상에서 당근을 흔들어주세요", "저 직원들 월급 더 줘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두 분의 본업이 의심스럽습니다. 담당자의 헌신! 눈물나요", "선생님...?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것 아니에요"와 같은 댓글들이 달리는 등 두 직원을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동원그룹 이종은 과장(좌), 곽유라 주임. ⓒ권창회 기자

동원TV는 대박 채널 보다, 동원그룹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채널, 고객들이 찾아보는 기업 유튜브 채널로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곽 주임은 "동원TV는 예능 채널이 아니다보니 매번 대박을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 콘텐츠를 재밌게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고추참치송이나 시험 투망처럼 우리만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앞으로 더 중점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선원 브이로그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이 과장은 "올해는 가볍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주로 보여줬다"며 "동원그룹 계열사별로 사업군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브랜드 필름 같은 영상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이마트와의 컬래버레이션처럼 재밌는 콘텐츠라면 타 회사와의 협업에도 활짝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동원TV는 누가 언제 어디서 보더라도 심려를 끼치지 않는 무해한 콘텐츠를 지향한다"며 "누구나 심심할 때 들어와서 재미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채널로 동원TV를 꾸려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