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ewYork 만든 '메리 웰스 로렌스', 2020 칸 라이언즈 공로상 수상
I♥NewYork 만든 '메리 웰스 로렌스', 2020 칸 라이언즈 공로상 수상
  • 은현주
  • 승인 2020.06.12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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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공로상 '세인트 마크 라이언즈' 수상자 발표
전설의 광고인 메리 웰스 로렌스, 칸 라이언즈 최초 '세인트 마크' 여성 수상자
2020년 칸라이언즈는 세인트 마크 라이언 수상자로 '메리 웰스 로렌스'를 발표했다. ⓒCannes Lions
2020년 칸라이언즈는 세인트 마크 라이언 수상자로 '메리 웰스 로렌스'를 발표했다. ⓒCannes Lions
메리 웰스 로렌스의 대표 슬로건 'I ♥ New York'. ⓒCannes Lions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가 크리에이티비티 산업에서 평생의 공로를 인정해 개인에게 수여하는 세인트 마크 라이언(Lion of St. Mark) 수상자를 발표했다. 올해 그 영광의 주인공은 올해로 93세가 된 전설적인 광고인 메리 웰스 로렌스(Mary Wells Lawrence)다. 

12일 칸 라이언즈에 따르면 메리 웰스 로렌스는 칸 라이언즈 역사상 최초의 여성 세인트 마크 수상자다.

지난 1960년대 남성위주의 광고 산업에서 그의 이름 앞엔 늘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달렸다.

메리 웰스 로렌스는 1966년 뉴욕 광고 대행사인 웰스 리치 그리니(Wells Rich Greene)를 설립했다. 그는 광고대행사를 설립한 최초의 여성이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 회사 중에서도 최초의 여성 CEO로 이름을 올렸다.   

남성 위주의 광고산업에서 여성 최초의 신화를 써내려간 메리 웰스 로렌스. ⓒCannes Lions
남성 위주의 광고산업에서 여성 최초의 신화를 써내려 간 메리 웰스 로렌스. ⓒCannes Lions

메리 웰스 로렌스, 그가 탄생시킨 수많은 광고 캠페인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3개를 소개한다.

1. I ♥ New York
미국 뉴욕에 가보지 않은 사람도 '아이 러브 뉴욕'(I ♥ New York) 슬로건은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1970년대 지저분하고 위험해보이는 오래된 도시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람들이 방문하고 싶다고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했던 뉴욕주는 도시 브랜딩을 공모했다. 당시 '웰스 리치 그리니'에서 기획한 아이디어가 바로 '아이 러브 뉴욕'이다. 1977년에 처음 공개된 이 슬로건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 마음속에 잊혀지지 않고 남아있는 불멸의 카피가 됐다.

2. 무지 비행기의 종말'(The End of the Plain Plane)
요즘은 항공사마다 그들의 브랜드를 알리거나 특별한 프로모션을 홍보할 목적으로 비행기 외부를 그림으로 덮은 래핑을 씌운다. 비행기 래핑의 선두를 이끈 것도 메리 웰스 로렌스였다. 지금은 없어진 미국 브래니프 항공사(Braniff Airways)는 효율적인 노선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약점이 있었다.

메리 웰스 로렌스는 브래니프 항공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기로 했다. '무지 비행기의 종말'(The End of the Plain Plane) 캠페인은 비행기에 파스텔 톤의 색을 입혀, 여행의 생동감있고 신나는 분위기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비행기 내부 좌석과 승무원 유니폼도 밝고 화사한 색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메리 웰스 로렌스는 "평범한 흰색 비행기는 그때 끝났다. 다른 항공사들이 이를 매우 질투했다"며 "항공기 외부에 칠한 페인트 때문에 기체가 무거워져서 잘 날지 못할것이라며 말도 안되는 비난을 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모두 색칠한 비행기를 날리고 있다"고 말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3. '퐁당 퐁당 쉬익쉬익'(Plop plop, fizz fizz)

그는 재밌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광고를 만들고 싶어했다. 1970년대 의료기기와 제약품 광고들이 아픈 증상과 통증에 집중하며 제품을 광고하던 시절, 그는 소화제 알카 셀처(Alka Seltzer)의 '퐁당 퐁당 쉬익쉬익'(Plop plop, fizz fizz)캠페인을 선보였다. 카피 문구에 음을 붙여 사람들이 잘 기억할 수 있도록 경쾌한 분위기의 CM송을 만들었고 아픈 증상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이미지 대신, 알카 셀처로 모든 통증을 해결할 수 있음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이 캠페인은 당시 약 7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던 오래된 이미지의 브랜드 '알카 셀처'를 전 연령대로부터 다시금 주목 받는 브랜드가 되도록 만들었다.

그는 "모든 연령의 남성, 여성, 아이들까지 알카 셀처 광고에 매료돼 보고싶어하는 광고를 만들고 싶었다"고 캠페인 제작의도를 밝혔다. 

알카 셀처 광고 포스터. ⓒAlka Seltzer
알카 셀처 광고 포스터. ⓒAlka Seltzer

매번 광고계의 판을 엎는 아이디어로 세상을 놀라게 한 메리는 그 능력을 인정받아 1971년 미국 광고 연맹(American Advertising Federation)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여성 광고인으로 선정됐으며 1999년 미국 광고 명예의 전당(The American Advertising Hall of Fame)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어 2002년에는 그의 광고인생을 담은 자서전 'A Big Life'를 출간했다.

필립 토마스(Philip Thomas) 칸 라이언즈 회장은 "메리는 결단력, 열정, 재능 모두를 갖춘 대단한 여성"이라며 "칸 라이언즈는 크리에이티비티가 비즈니스의 원동력이라고 외치고 있는데 그는 이미 50년도 더 전부터 이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에 엔터테인먼트 요소와 크리에이티비티를 모두 그려넣는 그의 능력은 어려운 상황에 있던 브랜드들의 평판과 수익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고 업계에서도 큰 존경과 찬사를 받았다"며 "2020년 세인트 마크 라이언을 통해 진정한 전설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수상 소식을 접한 메리 웰스 로렌스는 "당신이 어떤 시간속에 살아가는지 인지하는 것은 설득의 비즈니스에 있어서 핵심 요소가 된다"며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나의 특별한 강점은 열정에 대한 나의 믿음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내가 판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고 감정적으로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도 어딘가에서 여전히 크리에이티비티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그의 후배들에게 조언을 전했다.

칸 라이언즈는 오는 26일 '라이언즈 라이브'(Lions Live)에서 메리 웰스 로렌스에게 세인트 마크 라이언즈를 수여할 예정이다.

칸 라이언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으로 올해 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 페스티벌인 '라이언즈 라이브'를 기획했다. 이를 통해 전례없는 위기에 처한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고 영감을 준다는 계획이다. '라이언즈 라이브'는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다양한 인사이트와 혜안을 전세계인에게 무료로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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